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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스마트폰이 의사가 된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장치와 센서를 활용하면 따로 측정기를 달지 않아도 간편하게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으로도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숨은 과학적 원리를 소개한다.


[카메라]

찰칵! 찍어 유전 질환 찾는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미소를 지으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는 등 얼굴의 모양과 형태를 빠르게 찾아낸다. 이 기술을 이용해 지난 2011년 유전 질환 진단 앱, ‘페이스투진’이 출시됐다. 다운 증후군이나 터너 증후군과 같은 유전 질환이 있을 경우 얼굴에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페이스투진은 얼굴 사진에서 얼굴과 눈, 코, 입의 모양, 높낮이와 같은 특성(표현형)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는 1만 가지의 표현형과 비교 분석한다. 이를 통해 2000가지의 유전 질환 중 가능성이 있는 유전질환을 알려준다. 앱을 개발한 미국 기업 에프디엔에이(FDNA)는 의료인들이 유전 질환을 진단하기 쉽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페이스투진 앱은 얼굴과 눈, 코, 입의 모양, 높낮이와 같은 특성을 이용해 유전병을 진단한다.
 

앱으로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 역시 인간 유전 질환 환자들의 얼굴형 지도를 만들고, 유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의학유전학(Genetics in Medicine)’ 2016년 3월 3일자에 발표했다. 이 알고리즘은 다운 증후군 환자는 129건 중 94%를, 디죠지 증후군 환자의 경우 156건 중 95%를 정확하게 진단했다(doi:10.1038/gim.2016.3).


사진 속 색과 형태가 알려주는 질병
2013년 네덜란드의 피부과 의사가 개발한 ‘스킨비전’은 프랙탈 이미지 분석을 이용해 악성 흑색종을 진단한다. 프랙탈 이미지 분석은 프랙탈처럼 비슷한 형태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구조가 이미지에서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는지 분석하는 방법이다.
악성 흑색종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세포에 생긴 종양으로, 멜라닌 세포가 존재하는 부위에서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점처럼 보인다. 일반적인 점의 경우 부드럽고 일관된 모양이지만, 악성 흑색종의 경우 들쭉날쭉하고 불규칙한 윤곽에 색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앱은 이런 특징을 이용해 점의 색과 모양을 분석한 뒤 흑색종 가능성을 알려준다. 지난 2015년 4월 ‘유럽피부과학회지’에는 스킨비전이 81%의 정확도로 악성 흑생종을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doi:10.1111/jdv.12648).

색상표와 아기의 피부색을 비교해 빌리루빈 수치를 예측하는 빌리캠.

미국 워싱턴대 유비콤프랩(Ubicomp Lab)은 신생아의 황달을 진단하는 ‘빌리캠’과 빈혈을 진단하는 ‘헤마앱’을 개발했다. 빌리캠은 2014년 9월, 헤마앱은 2016년 9월에 열린 국제유비쿼터스컴퓨팅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황달은 철분을 포함하고 있는 혈색소(헤모글로빈)등의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 담즙
색소인 빌리루빈이 과다해서, 눈의 흰자위나 피부 등이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빌리루빈은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신생아의 황달을 방치할 경우 청력장애나 뇌성마비를 일으키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빌리캠은 다양한 색의 색상 차트를 인쇄해 아기의 배 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으면 색상 차트와 아기의 피부색 차이를 통해 예상되는 빌리루빈 수치를 알려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의사의 진단이나 혈액 검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지역의 사
람들에게 유용한 진단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doi:10.1145/2632048.2632076). 빌리캠은 현재 1000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빈혈을 진단하는 헤마앱.

헤마앱은 스마트폰 카메라 플래시를 켜고, 카메라 렌즈에 손가락을 대고 사진을 찍으면 이미지의 색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알려준다. 사용하는 조명에 따라 정확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휴대전화의 조명만을 사용한 경우 79% 정확도로 빈혈을 진단했다(doi:10.1145/2971648.2971653). 논문의 공동 저자인 워싱턴대 의대 테리 게른샤이머 교수는 “불편하고 감염 위험이 있는 주사 바늘 없이 헤모글로빈을 측정할 수 있다”며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선 추적으로 자폐 찾아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무선의료 학술회의에서는 눈동자 움직임만으로 자폐증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앱이 발표됐다. 자폐증은 사회성 결여, 반복적인 행동 등으로 대표되는 발달장애다. 아직 학부생인 미국 뉴욕주립대 컴퓨터공학과 조근우 씨(아래)가 개발했다. 자폐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사진을 볼 때 일반 사람과는 달리 시선이 분산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조 씨는 이를 이용해 자폐를 진단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2~10세의 어린이 32명(16명이 자폐증)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자폐증을 93.96%의 정확도로 가려냈다(doi:10.1109/WH.2016.7764551).

조 씨는 e메일 인터뷰에서 “알고리즘을 실제로 진단에 사용하기 위해 다른 발달장애의 개입이나 자폐 정도에 따른 차이 등 다른 변수들을 분석할 계획”이라며 “자폐증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한데, 앱이 자폐아들의 증세 완화에 도움에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컴퓨터공학과 학부생 조근우 씨는 시선 추적으로 자폐를 진단하는 앱을 개발했다.
 

[마이크]

소리로 호흡기 질환부터 조울증까지 2013년 호주 퀸즐랜드대 우단타 아베이레트 교수가 개발한 ‘레스앱’은 기침소리를 분석해 폐렴이나 천식, 세 기관지염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진단한다. 레스앱을 이용해 환자 91명의 기침 소리를 분석한 결과, 94%의 민감도로 다른 질병으로 인한 기침과 폐렴을 구분할 수 있었다(doi:10.1007/s10439-013-0836-0).

2012년 미국 워싱턴대 유비콤프랩이 개발한 ‘스피로 스마트’는 폐활량을 측정하는 앱이다. 병원에 있는 폐활량측정기는 환자가 얼마나 많은 양의 공기를 얼마나 빠르게 내쉴 수 있는가를 검사한다. 스피로스마트는 환자가 숨을 내쉬는 소리 크기와 높낮이 등을 마이크로 인식해서 폐활량을 계산한다. 52명을 대상으로 앱으로 폐활량을 측정하고 의료용 폐활량 측정기의 측정 결과와 비교했다. 그러자 측정 결과가 94.9% 일치할 정도로 정확하게 폐활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doi:10.1145/2370216.2370261).
 기침 소리를 분석해 폐렴을 94% 민감도로 진단할 수 있는 레스앱.

목소리로 조울증을 진단하는 앱도 있다. 조울증은 기분이 지나치게 좋거나 나쁜 상태가 나타나는 기분장애다. 2014년 미국 미시간대 의대 정신과의 멜빈 맥기니스 교수는 목소리의 크기와 말의 빠르기 같은 통화 중 음성 패턴을 분석해 조울증을 진단하는 ‘프라이어리’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조울증 환자들이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돕고, 자살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 앱은 지난 2월부터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지원을 받아 실제 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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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현수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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