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하기 위해 들어선 장호원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의 사무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TV에는 희한한 그림이 띄워져 있었다. 편평한 금속판 위에 작은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솔잎 같기도 한 것이 박혀 있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수소에너지 연구를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저 나무들은 뭔가요?” 장 교수는 태연하게 “저게 수소에너지를 만드는 전극”이라고 말했다.
햇빛을 최대로 받는 나노인공나무 전극
수소에너지는 최근 각광받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전기분해할 때 드는 비용이 수소에너지를 사용했을 때 얻는 이득보다 더 비싸다는 점이다. 장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에너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기로 했다.
장 교수는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전극이 필요하다”며 “금속 전극이 아니라 반도체 물질을 이용해 만든 광전극”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을 받으면 전극에서 전자와 정공이 발생해 전류가 흐르며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수소에너지의 경제성을 높인 또 하나의 비밀은 바로 ‘나무 구조’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편평해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노 크기의 인공나무 여러 그루가 박혀 있다. 여러 과학자를 만나며 나름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이 있어, 태양광을 받는 표면적을 넓히기 위한 것임은 기자도 금방 알아차렸다.
그런데 왜 나무 구조일까. 장 교수는 “주름이나 돌기로 표면적을 넓힐 수도 있지만, 나무가 빛을 가장 많이 받는 구조”라고 답했다. 학창시절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피보나치 수열을 이루며 모든 부분이 햇빛을 고르게 받도록 자란다고 배웠던 것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현재 나노인공나무 전극의 수소에너지 변환비율은 6%대로, 10%까지 올리면 메테인을 이용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저렴하게 수소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변환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산소와 수소만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분자의 운동성을 이용한 저항변화 메모리 연구 중
최근 장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또 다른 주제는 차세대 메모리로 많이 언급하는 저항변화 메모리압에 따라 저항의 크기가 달라지는 물질로 만드는데, 달라진 저항 값으로 정보를 기억한다. 예를 들어 저항이 10Ω(옴)일 때 0, 20Ω일 때 1과 같은 식으로 정보를 저장한다. 저항을 더 여러 개로 변화시킬 수 있으면 그만큼 정보를 많이 저장할 수 있다. 장 교수는 저항을 네 단계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즉, 하나의 비트(bit)에 0, 1, 2, 3, 네 개의 수를 저장할 수 있다. 비트의 수가 n배로 늘어나면 0과 1로 저장하는 2진법보다 2n배 만큼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전력은 기존의 10%대로 낮췄다. 특이한 이온결정 구조 덕분이다. 장 교수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영상 속에는 팔면체의 화학물질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작은 분자가 들어있었다. 영상이 시작되자 작은 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작은 분자들이 모이면 전류가 흐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장 교수는 “팔면체 사이에 분자가 들어가게 되면 운동에 대한 활성화에너지가 작아져 외부전기장에 의해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며 “작은 전기장만 걸어줘도 금방 통로를 만들기 때문에 적은 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여전히 좀 더 적은 전력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새로운 물질을 찾고 있다. 그는 “재료공학자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끝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더 좋은 재료를 찾아나가는 과정이죠.”
햇빛을 최대로 받는 나노인공나무 전극
수소에너지는 최근 각광받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전기분해할 때 드는 비용이 수소에너지를 사용했을 때 얻는 이득보다 더 비싸다는 점이다. 장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에너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기로 했다.
장 교수는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전극이 필요하다”며 “금속 전극이 아니라 반도체 물질을 이용해 만든 광전극”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을 받으면 전극에서 전자와 정공이 발생해 전류가 흐르며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한다.
수소에너지의 경제성을 높인 또 하나의 비밀은 바로 ‘나무 구조’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편평해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노 크기의 인공나무 여러 그루가 박혀 있다. 여러 과학자를 만나며 나름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이 있어, 태양광을 받는 표면적을 넓히기 위한 것임은 기자도 금방 알아차렸다.
그런데 왜 나무 구조일까. 장 교수는 “주름이나 돌기로 표면적을 넓힐 수도 있지만, 나무가 빛을 가장 많이 받는 구조”라고 답했다. 학창시절 나뭇잎과 나뭇가지가 피보나치 수열을 이루며 모든 부분이 햇빛을 고르게 받도록 자란다고 배웠던 것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현재 나노인공나무 전극의 수소에너지 변환비율은 6%대로, 10%까지 올리면 메테인을 이용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저렴하게 수소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변환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산소와 수소만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분자의 운동성을 이용한 저항변화 메모리 연구 중
최근 장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또 다른 주제는 차세대 메모리로 많이 언급하는 저항변화 메모리압에 따라 저항의 크기가 달라지는 물질로 만드는데, 달라진 저항 값으로 정보를 기억한다. 예를 들어 저항이 10Ω(옴)일 때 0, 20Ω일 때 1과 같은 식으로 정보를 저장한다. 저항을 더 여러 개로 변화시킬 수 있으면 그만큼 정보를 많이 저장할 수 있다. 장 교수는 저항을 네 단계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즉, 하나의 비트(bit)에 0, 1, 2, 3, 네 개의 수를 저장할 수 있다. 비트의 수가 n배로 늘어나면 0과 1로 저장하는 2진법보다 2n배 만큼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전력은 기존의 10%대로 낮췄다. 특이한 이온결정 구조 덕분이다. 장 교수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영상 속에는 팔면체의 화학물질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작은 분자가 들어있었다. 영상이 시작되자 작은 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작은 분자들이 모이면 전류가 흐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장 교수는 “팔면체 사이에 분자가 들어가게 되면 운동에 대한 활성화에너지가 작아져 외부전기장에 의해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며 “작은 전기장만 걸어줘도 금방 통로를 만들기 때문에 적은 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여전히 좀 더 적은 전력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새로운 물질을 찾고 있다. 그는 “재료공학자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끝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더 좋은 재료를 찾아나가는 과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