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 있나요. 가만히 보면 정말 이상합니다. 크고 반짝이는 눈,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인 얼굴이 그 사람의 번식 능력을 대변해주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왜 정갈한 외모에 끌리는 것일까요.

여기엔 두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20세기 초 로널드 피셔가 제안한 ‘줄달음 선택(Fisherian runaway)’ 이론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암컷이 ‘잘생긴’ 수컷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 남편의 매력이 내 자식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이죠. 내 자식이 매력적이면, 성선택에서 선택될 확률이 높고, 그럼 내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컷들은 암컷이 선호하는 형질을 갖는 쪽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실제 매화 날개 딱새(Machaeropterus deliciosus)는 성대를 가진 척추동물로는 아주 드물게 날개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종인데요.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됐는고 하니, 암컷이 푸드득거리는 소리를 좋아해서 이렇게 진화했다고 합니다.

꽤 그럴듯 해 보이는 가설이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화려한 꼬리와 날개로 만드는 아름다운 소리, 모두 암컷에게 매력적인 특징인 만큼 포식자에게도 매력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또 다른 가설이 바로 ‘좋은 유전자 가설’입니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개체가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가설인데요. 좋은 유전자로 대표적인 것이 생존력입니다. 미국 아이다호대 생물학과 존 바이어스 교수팀은 가시뿔영양(Antilocapra americana)을 대상으로 좋은 유전자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암컷이 선호하는 외모를 가진 수컷들의 생존력을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 매력적인 수컷의 자식들이 젖먹이 시기에 더 많이 생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심지어 인간도 얼굴이 대칭적일수록 유전자도 우수하다는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진화환경학과 주디스 만크 교수팀은 닭기러기류(Galloanserae)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부부 관계 없이 짝짓기를 하는(난혼) 새의 경우, 성선택에 유리한 형질을 갖는, 매력적인 개체로 빠르게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몸집은 작아지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데 불리할 수 있는 유전적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만크 교수는 “결과적으로 매력적인 수컷의 후손은 주변 환경에 덜 적합한 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력적인 동물의 비밀은… 아직 미스터리네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최지원 기자
  • 도움

    장이권 교수
  • 일러스트

    연지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심리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