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 있나요. 가만히 보면 정말 이상합니다. 크고 반짝이는 눈,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인 얼굴이 그 사람의 번식 능력을 대변해주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왜 정갈한 외모에 끌리는 것일까요.
여기엔 두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20세기 초 로널드 피셔가 제안한 ‘줄달음 선택(Fisherian runaway)’ 이론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암컷이 ‘잘생긴’ 수컷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내 남편의 매력이 내 자식에게도 전달되기 때문이죠. 내 자식이 매력적이면, 성선택에서 선택될 확률이 높고, 그럼 내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컷들은 암컷이 선호하는 형질을 갖는 쪽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실제 매화 날개 딱새(Machaeropterus deliciosus)는 성대를 가진 척추동물로는 아주 드물게 날개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종인데요.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됐는고 하니, 암컷이 푸드득거리는 소리를 좋아해서 이렇게 진화했다고 합니다.
꽤 그럴듯 해 보이는 가설이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화려한 꼬리와 날개로 만드는 아름다운 소리, 모두 암컷에게 매력적인 특징인 만큼 포식자에게도 매력적이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반박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영국의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진화환경학과 주디스 만크 교수팀은 닭기러기류(Galloanserae)의 유전자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부부 관계 없이 짝짓기를 하는(난혼) 새의 경우, 성선택에 유리한 형질을 갖는, 매력적인 개체로 빠르게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몸집은 작아지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데 불리할 수 있는 유전적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만크 교수는 “결과적으로 매력적인 수컷의 후손은 주변 환경에 덜 적합한 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력적인 동물의 비밀은… 아직 미스터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