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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부터 조심하고 폐의 열기 다스리는 처방 필요

난치병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비염에 잘 걸리는 사람들의 특징은 소화기능이 좋고, 열이 많은 편이다.

사람은 대자연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계절과 질병과는 아주 밀접한 관게가 있다.

감기에서 시작

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철이나, 요즘처럼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기 시작하는 초겨울이 되면누구나 한두번씩 앓게 되는 것이 호흡기계통의 질병이고, 그 가운데서 가장 흔한 것이 감기이다.

감기에도 몸살감기, 기침감기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코감기는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오고 재채기를 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이러한 코감기에 걸리면 하루 이틀 쉬면 나으려니 하고 가볍게 생각하다가 과로가 겹친다는지,갑자기 신경을 많이 쓸 일이 생겨서 증세가 악화되는 수가 많다. 그래서 이곳저곳 병원을 찾아다니다 보면 뜻밖에도 난치병의 한가지로 꼽히는 알레르기성 비염(鼻炎)이란 진단을 받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로선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한 완전한 치료법이 없다. 따라서 증상이 심해졌을때만 임시적으로 치료를 하다보니 가벼운 환자가 5~6개월 정도이고 오래된 환자는 수년에서 10년 이상 또는 20년 이상 된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는 거의 일생동안 고생하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이처럼 병이 오래될수록 증상도 자연 심해진다. 콧물은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처럼 계속 흘러서 휴지 한통을 다 써도 모자랄 때가 있고, 재채기는 한번 했다 하면 온몸이 기운의 다 빠질 정도로 쉴새없이 하게 된다.

또 코가 막혀서 숨을 제대로 못쉴 정도이며 환자에 따라서는 코속의 건조한 기운이 눈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눈이 가려워서 긁다보면 마치 결막염처럼 눈이 충혈되고 심지어는 흰자위가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눈뿐 아니라 입천장도 가렵고 귀까지도 가려워서 긁기도 한다.
이외에도 코가 막혀서 잘 때 입으로 숨쉬기 때문에 아침이면 목구멍이 건조하여 간질간질하면서 아프기도 한다. 또 코가 심하게 막히면 머리도 무거워지고 가슴도 답답해진다.

따라서 이러한 비염증상의 어린이들은 신경질적이 되기 쉽고 산만해져서 안정감이 적어지고, 학생들은 공부에 지장이 많게 되며, 일반인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이 많게 된다. 예를 들면 40대의 어떤 환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쉴새없이 나오는 콧물, 재채기가 창피하고 수치스럽게 생각되어서 식사초대를 받아도 아예 사양한다고 한다.

이처럼 고통스러운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에 대한 학설은 여러가지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히 규명된바는 없다. 일반적으로 꽃가루, 진드기, 먼지, 곰팡이, 동물의 털 등을 비롯해서 헤아릴 수 없는 많은물질들이 원인이 된 일종의 생체특이 반응으로 보고 있다.

가을에 가장 심해

물론 꽃가루 먼지 등의 물질들에 의해서 코점막이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이것만이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의 전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날씨와 더욱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발작시기를 보면 일년중 특히 기후가 불안정하여 음산한 바람이 많이부는 봄이나 가을의 환절기에 심하고, 환절기 가운데서는 가을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비염 환자들은 가을철을 가장 싫어하고 또 증상이 심해지지 않을까 염려해서 공포증까지 갖는사람도 있다.

가을의 기후적 특징은 건조한 공기다. 이 건조한 바람에 의해서 사람들의 피부는 곧 건성으로 변하는데 실은 피부뿐만이 아니라 몸안의 오장육부까지도 그 진약이 마르는 것이다.

따라서 이때에 코와 입을 통해서 들어온 건조한 공기는 코점막은 물론 기관지와 폐가 가지고 있는 진액을 소모시켜서 그들의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이러한 때에 과로한다든지 찬바람을 쏘이면 비염환자들은 감기가 들면서 콧물 재채기 등을 심하게 하게 된다. 오히려 한 겨울에는 증상이 덜한 편이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여름철에도 비염증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은 여름철이라도 비나 바람 등으로 날씨가 흐린다든지 해서 기온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비염증상은 하루중에서도 기온이 가장 낮은 새벽이나 저녁에 심하다. 비염환자의 코점막은 대체로부풀어 있거나 충혈된 상태로 되어 있어서 이 속에 쌓여있는 열에 의해서 매우 예민한 상태가 된다. 대기중에서 흡입된 찬공기가 예민한 부위에 와닿으면 코점막은 온도 차이에 의해서 즉시 예민한 반응을 일으켜서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알레르기성 비염은 기후적 조건으로서 건조한 찬바람과 보다 밀접한 관계가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적 조건에 노출되었다 해서 모든 사람이 다 비염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비염에 잘 걸리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소화기능이 좋고 열이 많은 편이다.

대체로 비염환자들은 소화기계통의 기능이 썩 좋은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이들은 밀가루 음식도 소화가 잘 된다. 이처럼 소화기 계통의 기능이 좋다는 것은 한의학적 이론에 의하면 위(胃)에 열(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즉 열이 많을 때 소화가 잘 되는 것인데 이것은 자연계현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더운 한 여름철에 음식이 잘 썩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처럼 비염환자는 남달리 몸안에 쌓여있는 열에 의해서 코점막이 두터워지거나(肥厚) 충혈상태가 돼 외부의 기후적 조건에 민감하게 된다. 또한 체내에 쌓여 있는 이러한 열은 성격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비록 내성적인 성격의 비염환자라하더라도 대체로 성격이 급하고 매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예민한 형이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


열을 다스리는 게 요체

태열(胎熱)로 인해서 몸안에 열이 많이쌓여 있는 어린이들의 피부는 거의가 건성이 많고 가렵고 또 긁으면 피부가 빨갛게 되면서 붉은 반점이 잘 생긴다. 또 편식을 하고 운동이 심하며 산만하고 안정감이 없는데, 이러한 어린이들 가운데 알레르기성 체질이 많고 감기에 잘 걸리며 알레르기성 비염환자가 많다.

이처럼 알레르기성 비염은 기후적으로 건조하고 찬바람인 외인(外因)에 코점막이나 폐에 쌓인 열인 내인(內因)이 문제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근원적으로 치료하기 위하여서는 나타나는 증세만을 치료할 것이 아니라 폐에 쌓여있는 열기를 함께 다스려야 한다.

그래서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보혈활혈(補血活血)제이면서도 음허(陰虛)로 인한 열기(燥熱)를 다스리는 사물탕(四物湯)에, 손상된 심폐의 기능을 회복시켜 빈혈도 돕고 정서적 장애까지도 치료하는 효능을 가진 귀비탕(歸脾湯을 서로 합한 다음, 폐를 윤택하게 해주고 열도 맑게 해주는 윤폐청열(潤肺淸熱)의 약제나 감기를 치료해주는 거풍열(袪風熱)의 약제를 환자의 증상에 따라 사용하면 좋다.

환자에 따라서는 처음에 열거한 처방중에서 선택하여 사용하여도 좋다. 또 감기의 증상이 심하면 먼저 감기부터 치료하여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만성병이기 때문에 위의 처방을 5일분 정도 사용하면 증상이 조금씩 가벼워지거나 최소한도 한달 정도는 계속해서 복용하여야 한다.

한편 약의 효능을 높여주기 위하여 또는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거나 예방하기 위하여 환자의 주의가 꼭 필요하다. 날씨가 추운데도 옷을 가볍게 입는 것은 특히 삼가해야 한다. 이 병은 감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보온을 위하여 적절히 옷을 입어야 한다. 또 과로했다든지 신경을 많이 썼을 때는 물론이고 기운이 없을 때도 이 증상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너무 찬 우유나 음료수 등도 호흡기계통의 기능을 약하게 하기 때문에 삼가하는 게 좋다.

198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황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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