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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뉴스] 유전자 가위 NgAgo 재현성 논란

네이처, 또 속았나?



지난 5월 차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RISPR)에 버금가는 새로운 유전자 가위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됐다. 중국 허베이과학기술대 한춘위 교수팀이 개발한 ‘NgAgo’였다.

크리스퍼와 NgAgo 같은 유전자 가위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원하는 서열을 탐색할 수 있는 길잡이 부분과, 길잡이가 찾은 부위의 DNA를 자를 수 있는 가위 부분이다. 크리스퍼는 ‘Cas’라는 대장균의 단백질이 가위 역할을 하고, 21개 염기서열로 구성된 RNA가 특정한 서열을 찾아낸다. NgAgo는 나노미터 크기의 박테리아인 그 레고리종의 ‘아거노트(Agronaute, Ago)’라는 단백질이 가위 역할을 하며, 약 24개의 염기서열을 가진 DNA가 길잡이 역할을 한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PAM’ 서열의 존재 유무다. 크리스퍼를 활용해 유전자를 자르기 위해서는 목표로 하는 21개 유전자의 뒷부분에 반드시 PAM 서열이 존재해야 한다. PAM 서열이 없으면 Cas 단백질이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를 수 있는 부위가 제한되기도 한다. NgAgo는 이런 제약이 전혀 없기 때문에 크리스퍼보다 자를 수 있는 유전자의 범위가 넓다.

뿐만 아니라 NgAgo는 DNA가 길잡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RNA를 사용하는 크리스퍼보다 쉽게 세포 내에 길잡이를 투입할 수 있다. DNA는 RNA보다 세포 안에서 분해되는 속도도 더 느리기 때문에(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뜻) 발표 당시에는 크리스퍼를 뛰어넘을 차세대 유전자 가위로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NgAgo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사기꾼 과학자를 추적하는 전직 생화학자인 팡 시민이 자신의 홈페이지인 ‘New Threads(xys.org)’에 “NgAgo로 유전자를 자르는 데 실패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영국, 호주, 스페인 등 전세계에서 재현에 실패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NgAgo의 재현성을 토론하는 구글 그룹(goo.gl/z8hbvp)도 만들어졌는데, 댓글 대부분은 NgAgo를 이용해 유전자를 자를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한춘위 교수는 “내 연구실에서 배양한 세포에서는 NgAgo가 분명히 작동한다”며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반론했다. 그리고 논문에 발표된 것보다 더 자세한 실험방법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작동하지 않
는다는 게 과학자들의 반응이다. 유전자 가위를 개발하는 툴젠의 김석중 이사 역시 “NgAgo의 효율이 매우 낮거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성명서를 통해 진상파악을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신화통신은 허베이과학기술대가 한 교수에게 한 달 내에 실험결과를 재현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201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송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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