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난 산불이 국내에 초미세먼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진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팀은 위성 관측과 국내 초미세먼지 조성 분석 결과 이 같은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대기화학및물리’ 6월 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년 7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산불이 발생한 뒤, 3000km 거리에 있는 한국 대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51~100μg/m3)’ 수준이 된 것을 확인했다.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사고지역의 기압배치를 나타내는 위성 영상과 대전에서 채집한 초미세먼지 성분을 분석했다.
확인 결과 산불이 난 지역의 서쪽과 동쪽에는 각각 고기압과 저기압이 배치돼 연기가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또 대전에서 검출한 초미세먼지 성분에는 산림 연소 시 발생하는 ‘레보글루코산’이 평소보다 4~5배 많았다.
정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발생하거나 중국에서 배출된 뒤 이동해 온 초미세먼지에만 관심을 가졌다”며 “앞으로는 중국 북부와 북한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 연소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