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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곰팡이에 감염돼 좀비가 된 수컷 청개구리는 다른 개체보다 더 매력적인 구애행동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항아리곰팡이는 양서류의 피부 안쪽 세포를 보호하는 케라틴 조직을 먹어치워, 피부호흡을 하는 양서류를 질식사하게 만드는 무서운 존재다. 이미 수백 종의 양서류가 항아리곰팡이에 의해 멸종됐다.
브루스 월드만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수컷 청개구리가 구애하는 울음소리를 분석한 결과, 항아리곰팡이에 감염된 수컷이 더 오랫동안 빠르게 울어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항아리곰팡이가 자신을 전파하기 위해 숙주인 수컷 청개구리를 조종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즉 암컷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곰팡이를 전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항아리곰팡이 전파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3월 1일자에 게재됐다.
하지만 논문의 제1저자인 안득남 서울대 생명과학부 연구원은 자신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출판된 것을 보지 못했다. 2014년 7월 8일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지도교수인 월드만 교수는 안 연구원의 연구를 완성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하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그 약속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