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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수학과 과학은 답을 알고 있다? 천만의 말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 중 ‘동물지’라는 책이 있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봐도 꽤 정확하게 다양한 생물의 생태를 기록했는데, 유독 뱀장어 만큼은 “대지의 창자에서 생겨난다”고 썼다. 당시까지 뱀장어가 어디에서 알을 낳는지 본 사람이 없어 뱀장어의 생태가 수수께끼였기 때문이다. 굳이 땅에서 태어난다고 쓴 걸 보면, 아마 지렁이와 헷갈렸던 것 같다(지렁이와는 다르다, 지렁이와는!).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도 뱀장어 새끼가 태어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뱀장어는 민물고기도 바닷물고기도 아닌, 민물과 바다를 왕복하는 회유어다. 회유어는 강에서 산란하고 치어가 바다로 가서 삶의 대부분을 보낸 뒤 다시 산란기 때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가 대표적인데, 뱀장어는 그 반대다. 보통은 강에서 생활하지만, 번식기가 되면 바다로 가서 산란하고 여기서 태어난 치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뱀장어의 산란지를 조사하려고 해도 범위가 너무 넓어 찾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 현재 뱀장어 양식은 완전한 양식이 아니라, 어린 실뱀장어를 잡아 키우는 수준이다. 뱀장어의 서식지는, 무려 2000년 넘게 이어져 온 ‘난제’다.




어디 이뿐이랴. 이 세상은 아직도 미해결 문제로 가득 차 있다. 예컨대, 뉴턴 이전에 만들어진 권총은 ‘대충’ 목표를 맞출 수 있게 만들어졌다. 탄도학이 아직 정립되지 않아 엄밀한 계산에 따라 권총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리학이 권총을 만드는 데 정답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의학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예로, 감기약은 감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일 뿐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다. 수술할 때 흔히 쓰는 전신마취약은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아직 정확히 모른다.


이처럼 과학과 수학으로 명확히 해명된 사실은 극히 일부분이다. 답이 정해진 문제만을 배우고 자란 우리가 오해하고 있을 뿐이다. 일본의 두 과학자가 이처럼 세상에 산재한 수많은 과학의 미해결 문제 중 12가지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푸앵카레 추측, 리만 가설 등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난제뿐만 아니라 대멸종, 블랙홀, 진화론, 타임머신, 초끈이론 등 지금도 학계에서 논쟁이 치열한 주제, 그리고 앞서 언급한 뱀장어와 전신마취약, 소파 옮기기 등 우리 일상과 밀접한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뤘다.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마루야마 아쓰시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답이 나와 있는 문제는 미해결 문제를 다루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며 “과학의 진수는 역시 미해결 문제에 있다”고 말한다. 그 즐거움이 궁금하다면, 책을 읽고 주변의 미해결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명한 천재들의 일화를 살짝 맛보는 재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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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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