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힘들다. 10월 초 미국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는 에볼라에 걸린 환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실수를 저질렀을 정도다. 발견이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 몸에 침투한 에볼라가 자신의 주 활동 무대인 혈관으로 바로 가지 않고, 지라(비장)와 같은 내장기관에서 한동안 머무르며 전열을 가다듬기 때문이다.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3주까지 잠복기가 이어진다. 환자는 잠복기가 끝나고 온 몸의 혈관이 터져 피가 나오기 시작해야 에볼라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보스턴의과대 미생물학과 존 코너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감염 초기에 발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논문 한 편을 ‘BMC-유전체학’ 11월 6일자에 발표했다. 코너 교수는 바이러스를 직접 찾기보다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분석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에볼라의 가까운 친척인 라사, 마르부르크 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들을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자가 발현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라사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SIGLEC1, 마르부르크의 경우 HSPA1B 등 바이러스별로 발현되는 유전자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었다. 코너 교수는 “에볼라도 감염 초기 발현되는 유전자를 찾으면 감염 초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