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는 치명적인 독극물이다. 조선시대 사약으로 쓰인 비상의 성분이 비소다. 그런데 이 독극물이 지하수에 섞여 있는 나라가 있다. 중국, 멕시코, 칠레, 헝가리 등에서는 지하수에 자연적으로 비소 성분이 섞여 있어 피부병, 복통, 부분 마비 같은 부작용이 흔하다. 정화시설을 이용하기엔 돈이 없어 이런 물을 그냥 마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저렴한 비용으로 비소 문제를 해결할 묘안이 나왔다. 중국 화베이전력대 리 지아신 연구원팀은 산화알루미늄을 입힌 담뱃재를 흡착제로 사용해 비소를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해 그 내용을 ‘산업과 공업화학연구’ 9월 19일자에 발표했다.
담뱃재에는 일종의 숯 성분이 포함돼 있다. 숯에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는데, 이 구멍이 비소를 끌어들이면서 필터처럼 비소를 걸러준다.
연구팀은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담뱃재를 질산알루미늄 용액에 담그는 과정을 추가했다. 이 과정을 통해 산화알루미늄이 담뱃재에 입혀지면서, 보다 단단하고 안정적인 흡착제가 됐다. 실험결과 물 1L당 200μg이 넘던 비소 농도가 8μg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수질기준을 만족시키는 수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저개발국가가 안전한 물을 마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