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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 속의 χ”

과학동아가 선정한 이달의 책

당신 인생 속의 χ


대학교를 다닐 때 ‘미분방정식’이라는 과목을 들은 적이 있다. 강의에서 썼던 책에서 저자가 생활 속의 현상을 통해 수학을 배우면 효과가 좋다는 말을 듣고는 여러 가지 실용적인 소재들을 소개하곤 했다. “시계 추 끝에 달린 움직이는 진자들이 시간에 따라 복잡한(정말로 복잡했다!) 함수의 꼴로 운동한다. 10초일 때 진자들의 속도가 XX라면, 100초 후 진자들의 위치를 구하여라.” 단언컨대 지구 상에 사는 99%의 사람은 시계 추 끝에 달린 진자의 운동에 관심이 없다. 추가 달린 시계를 볼 수 있는 곳도 이젠 학교의 낡은 강당이나 경로당뿐이다. 기자는 책의 저자가 실용적이라는 말의 뜻을 모른다는 데 기말고사 성적을 모두 걸고 싶어졌다.


그 이후 여러 수학책에서 거창하게 수학으로 인생을 해석하겠다고 할 때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카누를 타고 강을 거슬러 오르는 사람들이나(카누를 만든 오세아니아인도 이제 카누를 타지 않는다) 꽃을 심기 위해 정원을 나누는(기자는 조그만 원룸에 살고 있다) 것 따위의 일상의 탈을 쓴 비일상적인 소재들을 소개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전의 책과 다르다. 책의 소재는 이전보다 우리 생활에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다. 예를 들어 지긋지긋한 진자나 강 위를 거슬러 올라가는 카누 대신 ‘사랑하는 이들의 밀고 당기기’를 이용해 미분방정식을 설명한다. 대학시절 동명의 커피 상표마저 증오하게 만든 맥스웰을 빛의 본질을 발견한 낭만적인 사람으로 탈바꿈시켰다. 책의 저자인 스티븐 스트로가츠는 가족이나 선생님의 이야기를 빌려 수학적인 개념을 설명하기도 한다. 시계의 추와 카누, 정원 손질에 비할수 없는 훨씬 더 실용적인 이야기들이다.



 
최선의 전략은 아닐지라도 좋은 전략이 한가지 있다. 그것은 연애 인생을 이등분하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은 꽤 어렵다. 대학에서 수학 전공 과목을 배운 기자조차 어려웠으니 일반인은 어떻게 책을 읽을까 생각해봤다. 스트로가츠는 생활밀착적인 소재들을 가져왔지만 여전히 수학의 언어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학을 설명하기 위해서 수학의 언어를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수학 포기자 대부분이 치를 떠는 이유가 수학적 언어임을 생각해보면 이 책은 분명 쉽지 않은 책이다. 기자처럼 수학의 언어에는 익숙하지만 그 활용에는 미숙한 사람들이 있다면 한 번쯤 권해 보고 싶은 책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은 ‘수’ ‘관계’ ‘형태’ ‘변화’ ‘데이터’ ‘경계’라는 여섯 파트로 이뤄져 있다. 이 책의 방식으로 수학을 정의하자면 “수학은 데이터를 이용해 형태의 변화를 어떤 경계 안에서 수의 관계로 나타내는 것”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생도 이런 식으로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이란 감각을 이용해 삶의 변화를 주변 사람과의 관계로 나타낸 것”이라고. 아무래도 수학과 인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듯하다.


당신도 지구과학의 즐거움을 알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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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과학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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