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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린이들은 호환, 마마를 가장 무서워했다는 추억의 동영상이 있다. 여기서 ‘마마’는 천연두를 말한다. 한 때 세계 사망 원인의 10%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천연두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18세기 말 에드워드 제너가 개발한 천연두 백신 덕분이다. 백신 접종은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 몸에 주입해, 질병에 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게 하는 질병 예방 방법이다. 백신 덕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1979년, 천연두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결핵,뇌수막염,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수두, 홍역 등 수많은 백신이 개발돼 있다.
전세계에서 두 명 중 한 명은 감염된다는 HPV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피부의 상피세포나 점막에 감염되는 이중나선상 DNA 바이러스로 7900개의 염기쌍을 갖고 있다. 접촉에 의해 감염되는데,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 없이 자연적으로 치료된다. 고위험군에 속한 일부 바이러스만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16형과 18형이며, 자궁경부암의 70%가 이 바이러스 유형에 의해 일어난다. 그 외에도 31, 33, 35, 39, 51, 52, 56, 58, 59, 66, 68, 69, 73형이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속한다. 우리나라 자궁경부암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보이는 바이러스는 16형이다.
자궁 경부에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상피세포의 모양이 변한다. 이를 상피이형증이라고 하는데 지속되면 상피내암으로 진행되며, 상피세포 안쪽으로 침투해 미세침윤암, 침윤암, 전이암으로 범위를 넓힌다. 미세침윤암 단계부터 자궁경부암이라고 부른다. HPV가 단순히 자궁 경부에만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생식기와 가까이 있는 피부와 점막을 감염시키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항문암(90%), 질암(60%)과 남성 성기암(30~40%)에서 HPV가 검출된다. 자궁경부와 항문에 이 바이러스가 많은 이유는 이 부분 피부에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변형대가 있기 때문이다. 감염은 오로지 직접 접촉에 의해서만 이뤄진다. 생식기에 바이러스가 감염된 사람과 성기 점막이나 피부가 접촉해야 하는 것. 변기나 수영장, 공중목욕탕 등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HPV에 감염되었다고 반드시 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 반복되면 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HPV에 감염돼 있는 여성도 많다. 2012년 대한부인종양학회 발표에 따르면 2006~2011년까지 18~79세 여성 6만7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만787명(34.2%)이 HPV에 감염됐다. 특히 18~29세 사이 여성이 49.9%로 가장 높았다. 젊은 여성이 높고, 중년에 감소하다가 고령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은 다른 나라와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도 요즘 청소년의 첫 성경험 연령이 만 14세 수준으로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조사하지 않은 10대 청소년 감염율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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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실? 서바릭스? 무엇을 맞아야 하나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는 HPV가 일으키는 여러 질병을 함께 예방해준다. 두 백신은 각 바이러스에 있는 L1 단백질을 이용해 바이러스유사입자(VLP)를 만드는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다. VLP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는 혈청에 있다가 HPV에 감염되면 자궁경부점막으로 나와 상피세포가 바이러스에 의해 변형되는 것을 막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접종이 시작됐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11~12세 여아에게 3회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시기를 놓쳤을 경우 가다실은 13~26세, 서바릭스는 13~25세 여성에게 권한다. 두 백신이 막아낼 수 있는 HPV 유형이 조금 달라 무엇을 접종할 것인지 선택이 필요하다.
가다실은 바이러스 4종에 대해 99~100% 예방이 가능하다. 생식기사마귀를 일으키는 6, 11형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16, 18형에 대한 항체를 만든다. 생식기사마귀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생식기 근처 피부와 점막에 사마귀가 나는 질환으로, 이 때문에 남성에게도 가다실을 권장한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남성에게도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다실은 바이러스 31형에 대해서도 70%의 예방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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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궁경부암이 전체 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2013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암이 21만8017건 발생했는데, 자궁경부암은 3728건(1.7%)으로 여성암 중 7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HPV 백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과, 이들 바이러스가 자주 감염되는 것에 비해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최선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길 기다리는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상피세포이형증이나 사마귀가 날 경우 얼려서 감염 부위를 잘라내거나 레이저로 태우고, 혹은 아예 들어내는 외과수술을 할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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