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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나뭇잎으로 보청기를 만들어 쓴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그렇다고 나뭇잎 보청기를 귀에 꽂고 사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박쥐가 보청기안에 들어가 산다. 집 자체가 보청기니까.

미국 노스다코타주립대 생명과학과 에린 길람 교수팀은 남아메리카에 사는 소형 식충 박쥐인 ‘스픽스원반날개박쥐’의 집의 음향 구조를 연구했다. 이 박쥐는 생강목에 속하는 잎이 넓은 식물인 헬리코니아의 잎을 말아 튜브 모양의 집을 만드는 습성이 있는데, 튜브의 입구 크기가 마치 확성기처럼 한쪽은 작고 반대쪽은 크다.

연구팀은 이 박쥐집을 실험실로 옮긴 뒤 두 가지 실험을 했다. 먼저 입구가 넓은 쪽에서 약 30cm 떨어진 곳에서 녹음한 동료 박쥐의 소리를 들려주고, 박쥐가 사는 좁은 쪽 입구에서 크기를 쟀다. 그 뒤 위치를 반대로 바꿔서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집 안쪽에서 잴 때 바깥의 소리가 최고 10dB(데시벨)만큼 크게 들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리가 거의 10배 증폭된다는 뜻이다. 반대 경우는 약 1.3배 정도 크게 들리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이 집이 박쥐가 먼 곳의 동료와 대화할 때 쓰인다고 추측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B’ 10월 16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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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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