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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사고 원인을 둘러싼 4가지 쟁점

사고의 재구성




➊ 자동속도조절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착륙 당시 비행기는 권장 속도보다 시속 60km 정도 느렸다. 그런데 조종사들은 비행기의 “자동속도조절장치가 작동 중이었으며 정확한 권장 속도에 맞춰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자동속도조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원인은 기체 결함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7월 11일 데보라 허스먼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비행기록장치를 조사한 결과 자동속도조절장치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라고 발표했다. 조종사의 과실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이었다. 허스먼은 “자동속도조절 장치를 켜 놓은 상태였다고 해도 속도를 감시하고 유지하는 것은 조종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➋ 조종사의 경험이 부족했다?
이번 비행에서 조종을 맡은 두 기장은 관숙비행 중이었다. 관숙비행은 기장이 새로운 기종을 조종하는 데 필요한 경험을 쌓기 위한 훈련과정이다. 사고 당시 기장 역할을 맡은 이강국 기장은 총 비행시간이 9793시간으로 베테랑 조종사지만, 사고 기종을 조종한 경험은 총 9회, 43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과 국토교통부는 “관숙비행이 국제 항공업계에서 통용 되는 절차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사고 기종을 조종한 경험이 풍부한 이정민 부기장이 교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조종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NTSB가 사고의 원인을 조종사 과실 쪽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➌ 관제탑의 잘못은 없나?

이날 관제탑이 사고 비행기에 배정한 활주로는 28L 활주로였다. 그런데 이 활주로는 지상에서 유도전파를 발사해 비행기를 안전하게 유도하는 장치인 계기착륙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그러나 사고 당시 조종사들은 수동으로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고, 날씨도 맑아서 수동 착륙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계기착륙장치의 고장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불확실하다. 충돌 30초 전에 관제사가 교대를 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다. 관제가 부실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허스먼 위원장은 “충돌 90초 전에 이미 최종 착륙 허가가 났다”고 밝혔다.


➍ 대피는 적절했나?
결과적으로는 침착하게 대응한 덕분에 화재가 발생하기 전 인명피해 없이 탈출했다. 그러나 NTSB는 기장이 탈출 명령을 내린 시점을 문제 삼고 있다. 충돌 직후 조종사들은 관제탑과 통신을 하면서 탈출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왼쪽 두 번째 문에 앉은 승무원이 외부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조종실에 보고했고, 그에 따라 탈출 명령이 나왔다. 그때까지 걸린 시간은 비행기가 멈춘 뒤 약 90초였다. NTSB는 비상사태시 90초 이내에 탈출시켜야 하는 규칙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토부와 아시아나항공 측은 90초 규칙이 비상사태 발생부터 90초인지 기장의 탈출 명령으로부터 90초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지 출처 | NTSB
 

2013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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