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수학캠핑에서 다룬 ‘기본비율무시 오류’는 일상생활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 기본비율 중심으로 선택을 하면 가장 가능성 높은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거지요.
혹시 이런 문제 풀어보셨나요? <;신영은 안경을 낀 호리호리한 남자로 어려운 고전을 자주 읽고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다. 신영의 직업은 무엇일까? ①대학교 미학과 교수 ②회사원>; 정답은 ②번입니다. 정확히는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더 높은 답이죠. 그러나 ①번을 택한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안경을 끼고, 마르고, 고전과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왠지 대학교수일 것 같은 고정관념인 거죠. 그러나 대학교 교수보다는 회사원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②번을 골라야 정답을 맞힐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스마트한 선택들‘이란 책에 나온 예입니다).
이처럼 기본비율을 폭넓게 생각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저지르는 많은 오류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인기 1위인 영화가 보편적으로 가장 재미있다는 이야기입니다(하지만 ‘대세에 따르라’식의 이런 전략은 잘못하면 남들 가는 ‘뻔한’ 길만 가게 될 수 있습니다. 기본비율에서는 결코 구글이나 애플이 나오지 않습니다).
건강식품보다 잠이 낫다
건강식품이나 한약에 대해 적용해 볼까요? 저는 건강식품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건강식품을 잘 먹지는 않습니다. 역시 기본비율, 확률의 문제입니다. 제 건강이 100이라면 95이상은 평소 식사, 수면, 운동, 마음가짐, 환경, 스트레스에 좌우받을 겁니다. 건강식품이나 한약이 주는 영향은 1%나 될까요? 건강식품을 골라 먹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동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잠을 자는 게 확률적으로 제게 좋을 겁니다.
의사 역시 환자를 기본비율 중심으로 봅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병원에 오면 일단 감기나 편두통을 의심하지 당장 뇌종양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감기나 편두통 환자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증상을 보고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병을 먼저 떠올리는 것은 ‘닥터 하우스’나 하는 일입니다. 현실에서 하우스는 감기조차 치료하지 못하고 엉뚱한 병을 찾아 헤매는 의사일지 모릅니다.
기본비율을 다르게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무단으로 횡단보도를 건널 때 사고가 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1%도 안 될 겁니다. 일단 0.1%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99.9%의 기본비율을 따라가는 것이 맞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작은 확률도 자꾸 반복하면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연예인들이 종종 걸리는 음주운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주운전을 해도 안전한 날이 훨씬 많았을 겁니다. 그러니 기본비율을 믿고 안심했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작은 확률도 반복되면 언젠가는 현실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