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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일본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저선량 방사선이 의학적으로 이로운 효과가 있다는 ‘호메시스’ 가설이 논란이 됐다. 호메시스는 일부 동물 실험에서 저선량 방사선이 면역 효과를 높이고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현상이 있다는 가설이다.

가설에 따르면 방사능 세기가 높은 방사선은 생물에게 해롭지만 낮은 방사선은 이롭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는 노심 밖으로 나온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서도 약하게 검출됐는데, 일부 학자들이 호메시스 가설을 들며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있었다.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동물실험 결과와 부정하는 연구가 나란히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랜디 저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의대 교수팀은 실험용 쥐 중 임신한 개체에게 저선량 방사선을 쪼인 뒤 털 무늬와 색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변화를 관찰해 그 결과를 미국 실험생물학협회저널 11월 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쥐를 추적해 선량대별로 털 무늬 유전자(아구티)의 DNA 메틸화 정도(DNA에서 유전자 표현형 변화를 일으키는 후성유전의 지표)와 자손의 색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0.7~7.6cGy(센티그레이, 방사선 세기 단위, 복부 CT 스캔이 8cGy 수준이다)의 방사선을 쪼였을 때 DNA 메틸화가 많이 일어났고, 1.4~3cGy의 방사선을 쪼였을 때는 털의 무늬가 사라졌다.

저틀 교수는 “(저선량 방사선은 환경에 잘 적응하는) 긍정적인 형질 변화로 이끈다”며 “방사선이 모든 선량에서 해롭다는 가정에 의문을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메시스 연구 결과는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다. 11월 8일,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해본 결과 저선량 방사선은 분명히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가 ‘생물학 리뷰’에 실렸다. 티모시 모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팀은 이란, 케냐, 프랑스 등 46개 연구를 모아 살펴본 결과 “돌연변이나 면역학 상의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며 호메시스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분간 저선량 방사선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2012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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