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쌀해지는 날씨에 건조함까지 더해져 건강에 유의할 때다. 바쁜 일상에 집안에 켜켜이 쌓여있는 먼지를 청소하는 게 버겁다면 딱 떠오르는 것, 로봇청소기다. 집안 곳곳을 알아서 돌아다니며 먼지를 빨아대는 로봇청소기가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최근에 나오는 로봇청소기는 문턱도 쉽게 넘고 가구 틈새까지 청소할정도로 기능이 좋아졌다. 그런데 요 녀석, 로봇이라고 불러주지 않을까봐 보면 볼수록 신기한 게 있다. 방전되기 전에 알아서 충전기에 ‘탁’ 가서 충전하는 것이다. 배터리가 부족할 때마다 케이블에 꽂아줘야 하는 휴대전화와는 격이 다르다. 로봇청소기는 어떤 원리로 알아서 ‘척척’ 스스로 에너지를 채우는 걸까.
‘집’에서 적외선을 쏘다
로봇청소기는 집안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 본체 외에 충전 및 보관을 위한 집이 있다. ‘도킹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이곳에서 로봇은 재충전을 한다. 우리가 낮에 일한 후 저녁에 집에서 쉬는 것과 마찬가지다.
로봇청소기의 도킹 스테이션은 적외선을 쏜다. 로봇을 불러들이기 위한 신호인 셈이다. 로봇은 적외선 광원을 인식하는 센서를 달고 있다. 로봇의 센서는 도킹 스테이션이 발사하는 적외선 광원을 인식한다. 보통 900~1000나노미터(nm) 파장의 적외선에 반응한다. 이 센서는 가시광선에서는 아무런 동작을 취하지 않다가 특정 파장을 지닌 적외선을 인식하면 신호를 출력하기 시작한다. 평상시엔 ‘0’이라는 신호를, 적외선을 만나면 ‘1’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빛을 보면 날아드는 날파리처럼
아무리 적외선 신호를 인식해 움직인다지만 충전하기 위한 단자에 어떻게 자신의 몸을 정확히 끼우는 것일까. 여기에는 수십 번의 시행착오와 수학적 모델링이 요구된다.
도킹 스테이션이 쏘는 적외선은 여러 개다. 보통 3개 정도의 적외선 광원을 쏜다. 왜 여러 개의 적외선이 필요한 걸까. 여기에 충전 단자를 정확히 찾아가는 로봇의 비밀이 있다.
배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로봇청소기가 적외선을 인식하면 스스로 계산을 하기 시작한다. 어느 방향에서 나오는 적외선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도킹 스테이션의 왼쪽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인식하면 오른쪽으로 회전하고 오른쪽 방향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인식하면 왼쪽으로 회전하는 식이다.
모든 방향의 적외선을 동시에 인식하면 똑바로 직진한다. 이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면 도킹 스테이션으로 정확히 이동할 수 있다.
적외선 방향을 스스로 안다
적외선의 방향을 로봇이 스스로 알려면 더욱 치밀한 계산이 필요하다. 3개의 방향에서 나오는 적외선은 모두 같은 적외선이 아니다. 각 적외선마다 특정한 패턴을 넣는다. 모스 부호와 같은 패턴을 넣어 적외선을 쏘는 방법을 달리 한다. 센서는 적외선 뿐만 아니라 적외선의 패턴까지 스스로 분석해 어느 방향에서 나오는 적외선인지를 순간적으로 계산해 낸다. 여간 똑똑한 로봇이 아니다.
충전해야 하는 시점도 비슷한 방법으로 알 수 있다. 휴대전화의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것처럼 배터리의 전압을 스스로 측정한다. 더이상 작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전되면 도킹 스테이션을 찾기 위한 센서가 스스로 작동한다. 보통 로봇 청소기는 13V가 되면 특정 전압에 반응해 센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