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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굴을 꿈꾸며 지난해 시작한 ‘한화 사이언스 챌린지’가 올해 더욱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탐구 내용으로 돌아왔다. 제2회 한화 사이언스 챌린지 본선 경연 및 시상식이 지난 10월 19~20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한화그룹이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후원한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Saving the Earth’, 즉 ‘지구를 살리자’다. 연구 분야를 에너지, 태양광, 기후변화, 물, 식량, 질병과 자유주제로 나눴다. 대회에 참여한 과학영재들은 각 분야에 맞는 주제를 선택해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연구 경쟁을 벌였다.
올해 대상의 주인공은 대구 계성고 이명훈, 정성훈 학생(지도교사 이용석)으로 구성된 ‘토네이도’팀이었다. 이들은 에너지 분야에서 토네이도형 풍력발전기의 원리 및 에너지 효율증대와 실용성 방안을 연구해 최고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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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 속에 토네이도를 일으키다”
심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인터뷰에서 이명훈 군은 거침없이 “자신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막상 진행자가 “대상! 토네이도!”를 외치자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같은 팀 정성훈 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할 때는 언제 긴장했냐는 듯 눈이 반짝거렸다. 천생 과학꾼들이다.
토네이도팀은 풍력 발전에 주목했다. ‘그린 빌딩’을 만드는 것이 꿈인 이명훈군은 도심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풍력발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기존의 풍력발전은 회전에 의한 마찰을 줄이기도 어렵고 약한 바람에는 발전이 잘 안된다”면서 “바람 방향이나 세기에 관계없이 발전할 수 있고 도심에도 설치가 가능한 토네이도형 풍력 발전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성훈 군은 “이를 위해 윈도우 센서를 이용해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설계했고 들어온 바람이 발전기 안에서 회전하도록 나선형으로 몸체를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하면 바람이 회전하면서 위아래에 기압차가 발생해 발전기 내부로 들어온 바람이 효율적으로 빨려 나갈 수 있다. 박승재 위원장은 “토네이도팀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실험장치를 개발하고 수직형 풍력발전기를 이용해 획기적으로 효율을 높였으며, 도심형 소형 풍력발전기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명훈 군은 “사실 이 풍력 발전기를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2학년 때는 특허도 땄다. “고 3이라 입시준비 때문에 시간 내기가 힘들었지만 한화에서 지원해 주는 연구비 덕분에 실제로 정교하게 발전기를 만들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만드는 작업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바람의 세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날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연구를 하면서 에너지 분야에 부쩍 흥미가 생겼다는 성훈 군은 “본선 준비와 학교 시험이 겹쳐 힘들었다”고 한다. 설상가상 본선 직전에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좋은 결과 덕에 웃을 수 있었다. 토네이도 팀을 지도한 이용석 교사는 “과학고나 영재학교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첨단 실험기기도 부족했고 여건이 좋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주눅 들지 않고 역량을 펼친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한 계성고는 과학동아리가 매우 활성화 돼 있다. 작년과 올해 수상자가 속한 동아리 ‘프리즘’을 비롯해 6개의 과학동아리가 평소에도 자유롭게 세미나를 하고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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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과학자 리더로 커나가길”
한편 항균 옹기를 사용해 정화조를 제작한 경기과학고 김보경, 김수빈 학생과 아메리카 동에등애 유충을 이용한 질병 관계 개선을 연구한 곽자현, 이주훈 학생이 우수상을 차지했다. 박승재 위원장은 “대상을 비롯해 참가한 모든 학생들의 연구성과가 훌륭했다”고 평하며 “이를 발전시켜 전세계 청소년들과 ‘Saving the Earth’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이날 각각 상장과 메달을 받았다. 또 대상 팀은 4000만원, 우수상을 받은 팀은 팀당 2000만원, 장려상 수상팀은 팀당 5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지도교사상 수상자 10명은 각각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들은 해외 탐방기회를 받았으며, 향후 한화그룹에 입사 지원하면 우대한다.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본선진출팀에게도 격려상과 기념품이 주어졌다.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의 전도유망한 청소년들이 끊임없이 탐구하고 혁신해 세계 속의 리더로 성장해 나가기를 희망하며 사이언스 챌린지를 개최했다”라고 말했다.
또 김 부회장은 참가학생들에게 “대회를 통해 얻은 경험과 영감을 발전시켜 발명과 혁신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격려했다.
지난 4월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아 447팀, 842명으로 출발한 대회는 약 한 달간, 1차와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 29개 팀을 선발했다. 본선 진출 팀은 한화그룹의 지원 속에 6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