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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집 근처에 있는 달빛마루 도서관에 다녀왔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책들도 시설도 깨끗했다. 도서관 출입구에는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무인 감지기도 있고,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에 대출하거나 반납할 수 있는 기기도 있어 편리해 보였다. 그 곳에서 읽고 싶은 책을 대출하기 위해 회원카드를 발급받았는데, 이 역시 편리한 기술이 도입돼 있었다. 성북구 관내 7개 도서관은 하나로 연계돼 A 도서관에서 대출받은 도서를 B 도서관에 반납할 수도 있고, 역 근처에 설치된 도서 반납기에 자신의 회원카드 바코드를 찍고 반납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 곳곳에는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기술들이 녹아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준 테크놀로지의 역사는 길지 않다. 생활을 좀 더 빠르고 쉽게 만드는 기술의 진보는 놀랍기도 하지만, 환경의 파괴나 기술 독점으로 인한 ‘부의 편중’같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 ‘테크놀로지의 세계’는 세상을 단시간 내에 바꾼 기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미래를 조망한다. 세세하게는 ‘역사 속 기술’과 ‘생활 속 기술’, ‘기술과 발명’, 그리고 ‘기술의 진보 속에서 진로 찾기’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역사 속 기술’에서는 인간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세 가지 커다란 기술 혁명이 ‘불의 발견’과 ‘산업혁명’, ‘컴퓨터로 인한 정보의 혁명’임을 이야기한다. 불의 발견은 의식주와 관련해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데, 이로 인해 사유재산이 생기고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라 계층의 분화는 시작됐다. 17세기의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및 대량 수송이 가능해짐으로써 산업 전반의 발전을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인터넷망의 발달은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정보의 혁명을 가져다줬다.

나는 늘 우리나라 전통 기술이 가진 창의성에 놀라고, 예술성에 감탄한다. 우리 역사 속 전통 기술은 인간의 삶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아야 하며 자연 속에 녹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기술은 자연과 인간을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는 충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전통 건축은 건축이 생존이나 실용적 가치를 넘어서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 건축물인 수원화성, 첨성대, 석굴암 등은 우리 건축의 뛰어난 자랑거리다. 건축 뿐 아니라 인쇄 기술이나 선박기술 역시 세계적 수준이었으니 우리 조상들의 기술 수준은 놀랍기만 하다.

생활 속 기술에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설명한다. 버스카드나 고속도로 하이패스 카드의 원리나 지문·홍채 인식 프로그램, 자기 부상 열차의 기술, 터널을 뚫는 TBM기술 등 평소 생활에서 궁금하게 여겼던 기술을 쉽게 설명한다. 평소 등하교시에 타고 다니는 버스카드 기술이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돼서 좋았다. 교통카드에 IC칩이 내장돼 있고 버스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갖다 대면 카드 안에 있는 코일과 단말기 사이의 전자기 유도 현상때문에 카드 안에 있는 메모리칩과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 내가 관심을 갖고 읽은 부분은 발명 부분이다. 작은 발상의 전환이 세상을 바꾸게 하고 발명을 한 사람에게는 큰 부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손 안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스마트 폰은 세상을 더 빠르게 바꿨다. 이런 무선 통신 기술은 셀이라 불리는 가상의 영역을 나누고 각 셀 안에서 휴대전화의 신호를 받는 기지국이 있고 기지국 간의 통신을 신호 중계기가 담당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는 자신이 속한 셀의 기지국까지만 무선 통신을 하면 된다.

분할연결하면 된다는 생각의 전환이 세상을 바꾼 것이다. 발명을 한 후에는 반드시 특허 출원을 해야 한다. 단하루 차이로 전화기 특허를 받은 벨과 그렇지 못한 무어의 일화는 조금 안타까운 사연이기도 하다. 또 발명품은 디자인이 중요한데 디자인은 발명품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고 상품으로서 가치를 더하게 만들어 준다. 누구나 멋지고 실용적인 디자인에 마음이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발명 부분을 읽은 후 생활 속 작은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세심히 보게 됐다. 나중에 내 아이디어로 특허를 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술 속 진로’ 부분에서는 미래의 유망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미래에는 아무래도 IT나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직업이 생겨날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를 비롯해 정보 보안 전문가나 환경 공학 기술자가 그것이다. 미래의 직업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생겨난 직업과 그로 인해 파괴된 자연환경을 회복하고자하는 직업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미래 직업 종류 못지않게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역시나 올바른 직업윤리와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나가는 사람이 미래에도 인정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는 나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로 살고 싶은 꿈을 나 역시 갖고 있다. 내가 재밌어 하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야겠다. 미래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책 ‘테크놀로지의 세계’를 읽으면서 얼마 전 본 영화 ‘인타임’을 떠올렸다. 이 영화는 시간으로 인간의 생명을 사고파는 미래의 세상을 다룬다. 지금보다 기술이 진보한 상상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지만 수 천만 년의 시간을 가진 사람과 몇 시간 밖에 갖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기술의 지나친 발전을 꼬집고 있었다. 기술의 진보는 어디까지가 바람직한가하는 의문이 생겨났다. 기술 발전이 인간의 편리만을 위해 존재한다면 자연을 파괴하고 자연 속에서 사는 인간이 다시 파괴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기술의 발전이란 것이 기술을 소유한 소수에게만 부를 가져다준다는 불합리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기술의 진보란 것이 부익부빈익빈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은 자연 안에 있음을 깨달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떠올리면서 미래의 기술 발전이 한 편으로는 기대 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기술이 인간과 자연을 벗어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기술로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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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서울사대부중 2학년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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