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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450여명으로 비교적 학생수가 많은 중학교에 다니는 Y학생은 전교에서 100등 정도의 성적이었다. 각 과목 성적이 특출하게 잘 나오는 것이 없어서 문과, 이과를 결정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꿈은 뭐야?”
“아직 모르겠어요.”
“책은 많이 읽니?”
“많이는 안 읽어요. 국어나 문학은 싫어요. 하지만 문학책이나 소설책을 읽는 건 좋아요.”
“책 읽는 게 좋다는 건, 국어나 문학 시험공부가 싫다는 거지 그 자체가 싫은 건 아니구나. 좋아하는데 점수가 안 나온다는 것이구나.”
수학과 과학은 재밌어하는 Y학생이지만 성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수학 시험을 볼 때마다 몸이 좋지 않았다. 최근 시험에서는 시험문제를 풀다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 그 때문에 점수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 Y학생은 이런 상황이 종종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없는 것처럼 해맑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장남이다 보니 부담감도 있었다. 기대를 많이 받고 있지만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자신감 없는 착한 아이로 자라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자신감이 없다보니 시험을 볼 때 스스로 긴장하게 되고 배도 아프고 실수도 하게 된다.
“텔레비전은 보니?”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버리셔서 전혀 안 봐요.”
“신문은 봐?”
“가끔 첫 번째 면을 봐요.”
“인터넷으로 뉴스 검색은 해?”
“안 해요.”
Y학생의 부모님은 자녀가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하다가 드라마나 게임 등 다른 방향으로 한 눈을 팔까봐 걱정이 많았다. 그 때문에 텔레비전도 버리고 컴퓨터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상담 선생님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세상과 단절시키는 것은 결코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문학책, 소설책을 읽는 것도 물론 중요하단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해. 좀더 빠른 시간에 세상 돌아가는 걸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영상독서’야. 다큐멘터리나 좋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영상독서지. 개그프로그램을 보고 ‘저 개그코너는 요즘 세상의 무엇을 풍자한 것인지’를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하단다. 서로의 문화와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해.”
상담 선생님은 특히 좋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기면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보면 된다. 그리고 느낀 점이나 의견을 정리해서 감상문을 써 두면 좋다.
“NHK, BBC, KBS 등 각 방송사에서 좋은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든단다. EBS 다큐프라임도 좋아. 수학의 발전도 알 수 있고 정치도 알 수 있고 고릴라에 대한 것도 알 수 있어. 감독이 누군지, 내용이 무엇인지, 네 생각은 뭔지를 써봐. 그런 걸 봐야 네가 하고 싶은 것도 알 수 있지”
현재 16세인 Y학생은 3년 후면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년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갔다가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거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아까운 시간을 줄이려면 되도록 심사숙고해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문과, 이과를 선택하려면 일단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해. 지금 영재학교나 과학고를 준비하는 애들은 대부분 단순히 성적이 잘 나와서 준비하는 건 아냐.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관심이 있는 분야가 생기고 그러다보니 꿈이 생기고, 열정을 갖고 꿈을 위해 노력해서 일찌감치 진로를 정한 경우가 많아.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해봐.”
부족한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간접경험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는 영상독서가 효과적이다.
“성적은 어떻게 올리죠?”
“지금은 올리는 게 우선이 아냐. 왜 네가 성적을 올려야 하는지, 얼마만큼 올려야 하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첫 번째란다.”
“아버지는 제가 드라마를 볼까봐 걱정이세요. 아버지가 다큐멘터리를 골라서 보여주시기도 해요.”
“드라마를 이어서 보라는 건 아냐. 그 정도 절제에는 도전할 수 있어야지. 그리고 관심분야가 생기면 아버지가 보여주는 것 말고 관심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서 보렴.”
영상독서를 한 다음 깊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적인 책을 찾아보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과정이 행복해야 한다. 관심분야가 생겨서 스스로 공부를 하면 과정이 즐겁다. 스스로 주도적으로 공부해 보자. 방향이 없는데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능률이 잘 오르지 않는다. 치열하게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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