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가끔 발생하는 적조현상의 주원인은 조류(algae)의 대번성이다. 적조가 일어나는 해에는 그 주변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이 대량 사멸한다. 조류에서 생성되는 여러 독소들이 바다생물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다. 여러 독소들 가운데에서 Gymnodinium breve라는 조류가 내뿜는 브레베톡신(brevetoxin) B 독소는 최고의 독력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연구소의 화학자 카이리아코스 나콜라오우는 지난 12년 동안 이 독소를 합성하기 위해 연구해 왔는데 최근 자신의 뜻을 성취했다. 합성 브레베톡신 B는 11개의 탄소환과 산소원자들을 주골격으로 하고 여기에 다양한 화학기들이 붙어 있는 형태를 보여준다.
지난 20여년 동안 연안의 적조 발생건수는 계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이는 엄청난 양의 비료와 각종 오염물질이 바다에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학자들은 브레베톡신 B의 해독제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원인물질인 브레베톡신 B를 얻지 못해 전전긍긍해 왔다. 천연 조류에서 직접 브레베톡신 B를 추출하는 일이 극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브레베톡신 B가 인공적으로 합성됨으로써 이 독소에 대한 해독제 연구가 활기를 띨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셈. 만약 해독제가 개발된다면 연안의 어패류 업자는 적조 공포증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아도 될 것이며 일반인들도 보다 안전한 해산물을 공급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