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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뭐야?”

“저는 로봇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어요. 그리고 로봇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세워서 CEO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O학생은 포스텍 영재기업인교육원에 합격했다. 미래기술을 주도하는 창조적 영재기업인을 키우는 게 목표인 이곳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탐구활동을 할 수 있다. 지금은 온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

“원래는 로봇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 수업을 받다 보니 사업 쪽으로도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의학분야에 쓰이는 로봇을 만들어 CEO가 되고 싶어요.”

로봇공학은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자동차 공장의 경우 많은 부분이 자동화돼 있다. 예전에 사람이 일하던 부분을 로봇이 담당하는 것이다. 의학분야에서도 로봇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도 등장하고 있다. 의학에 쓰이는 로봇을 연구하는 학문을 ‘의공학’이라고 한다.

“그런데 너는 CEO가 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회사의 리더 아닐까요?”

“그럼 리더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뭘까?”

“통솔이요. 어떤 일을 할 때 부하직원들과 함께 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다른 회사와 관계도 중요할 것 같고요. 자세히는 잘 모르겠어요.”

상담 선생님은 O학생의 이야기를 듣자 “첫 번째 덕목은 통솔이 아니라 ‘책임감’”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CEO가 내린 한 번의 판단에 나를 믿고 있는 사람들의 미래가 걸린 거야. 어깨가 얼마나 무겁겠어. 네가 펼칠 사업의 미래나 사업성, 수익구조 등 모든 걸 생각해야해. 월급날만 되면 가슴이 먹먹한 게 CEO래. 안철수 씨가 쓴 책도 읽어보렴.”

무거운 책임감을 이겨낼 만큼 스트레스에 강해야 한다. 세상을 내다보는 눈도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려면 정보가 많아야 한다. 만일 어떤 로봇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미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로봇이 출시됐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헛수고가 된다. 따라서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 보고 책도 읽어야 한다. 사람도 많이 만나야 정보력이 생긴다.

“사람을 보는 안목도 있어야 해. 일을 혼자 다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작은 일부터 시작해. 기획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해야 한다. 모든 힘은 책에서 나와. 책을 많이 읽어.”

그런데 O학생은 학교에서 필독서로 지정한 책 외에는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국제중에 오면서 공부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책을 읽는 시간을 많이 낼 수가 없었다. 책을 읽어야 더욱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더구나 사업을 생각한다면 사회의 현실을 알려주는 책들을 골라 읽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책이라면 금상첨화다.

내신성적은 전교 20등 수준이다. 영재고와 과학고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대목은 국제중에서의 내신과 수학·과학 실력이다.

“수학, 과학이 1등급이 아닌 것들이 있어요. 중간고사에서 과학을 1개 틀렸는데 전교 24등을 했어요.”

O학생의 어머니는 ‘O학생은 영재고에 가야 한다’고 하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아들이 영재고에 가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O학생은 수학, 과학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편이다. 스스로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특목고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물론 도전하는 데는 지장이 없어. 목표를 과학고, 영재고로 잡고 공부해. 지금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데 국제중에 가서 고생했잖아. 수학, 과학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데 영재고에 가는 건 욕심이야. 너처럼 장점이 많은 학생이 그럴 필요 없어. 자기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좋아. 괜히 영재고에 가서 공부 뒤쫓아 가느라 책도 못 읽고 반장도 못하는 것보다 너를 알아주고 기회가 많은 곳으로 가는 것이 맞아. 그렇게 해서 KAIST를 가든, 서울대 공대를 가든 3년 후에 증명하면 돼.”

의젓한 O학생은 상담 선생님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영재고보다 과학고에 맞는 공부를 하고, 합격하든 못하든 결과에 치우치지 말고 그런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싶어요.”

주변의 이야기에 휩쓸려서 학생의 적성이나 꿈, 현재 준비정도에 상관없이 특목고를 보내려는 부모가 더러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것보다 들어가서 생활하는 것, 나와서 어떻게 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객관적으로 각 과목의 성취도를 생각하자.

“물리와 수학은 짧은 시간에 점수를 올리기 힘들어. 길게 보고 공부해. 경시대회에 처음 나가도 상을 받는 학생도 있어. 그런 학생들의 특징은 수업을 들을 때 예습, 복습을 잘하는 거지. 이제 3학년이니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아. 그저 사심 없이 푹 빠져서 공부해봐. 긴장하지 말고. 그리고 과학 교양 책도 많이 읽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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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과학동아 정보

  • 상담 진행 신혜인·정리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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