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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밖에서 전류를 흘려 뇌를 자극하는 방법은 200여 년 전에 유럽의 의학자인 알디니, 록웰 등이 처음 시도했다. 그러나 사람에게 안전한 전류량과 전류를 흘리는 시간을 알아내는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년 전 부터다. 뇌에 직류 전류를 흘려주는 ‘경두개직류자극기(tDCS)’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뇌의 특정 부위의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어 기억력이 좋아지거나 계산을 더 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본지 2011년 6월호 - 머리가 좋아지는 기계).
좀 더 정밀하게 뇌를 자극하는 방법은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1903년 미국의 아드리안 폴락은 사람 머리에 수백 번 감은 코일을 대고 자기장 펄스를 만들어 주면 직접 전류를 흘리지 않아도 뇌에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에 실제로 사용되진 못했다. 자기장으로 뇌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TMS)’ 장치는 1세기가 지난 1980년대 후반에서야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장치는 2008년 우울증 치료에 써도 좋다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가 난 후 일반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의료기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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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공학자들은 빛을 이용해 뇌를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신경세포에 해조류에서 나온 ‘채널로돕신2’라는 단백질을 넣은 다음 어떤 파장의 빛을 쪼이면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광유전효과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전류나 자기장은 넓게 퍼지기 때문에 자극하려는 부위 부근의 신경세포들도 함께 자극을 받지만 빛은 직진하기 때문에 좁은 부위만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이런 성질은 매우 중요하다. 신경세포 중에는 다른 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려는 것들도 있어서 이런 세포가 같이 자극되면 효과가 없어지거나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미국 반더빌트대의 듀코얀센 교수팀이 근적외선 펄스레이저를 이용하면 단백질을 넣지 않고도 신경세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레이저포인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머리에
대고 빛을 쪼여서 뇌를 조절하는 날도 올 것이다.
최근에는 소리를 사용해서 뇌를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뇌공학자들은 뇌의 감각 중추를 소리(초음파)로 자극해서 손, 팔, 다리의 감각을 느끼게 하려는 연구도 시작했다. 이런 연구가 성공한다면 가상현실에서 아바타가 느끼는 감각을 직접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기술이 사람의 생각을 읽는 기술과 결합된다면 영화처럼 나와 아바타가 하나가 되는 날이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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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 본 방법들은 뇌의 깊은 부분을 자극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뇌의 깊은 부분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나 기억을 담당한다. 이곳을 자극하기 위해선 긴 바늘 전극을 뇌에 찔러 넣어 전류를 직접 흘려주어야 했지만 이는 외과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에게만 쓰고 있다.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은 마이크로파 빔을 사용하는 것이다. 직진성이 높은 마이크로파 빔을 뇌의 한 부위에 집중시키면 그 때 생겨나는 에너지가 신경세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의 시에라 교수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뇌자극 방법이 언젠가는 뇌에 바늘을 찔러 넣는 방식을 대신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에라 교수는 “마이크로파 빔을 만드는 안테나가 달린 모자를 쓰면 약을 먹지 않아도 우울증이나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법들이 어떤 원리로 뇌를 자극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많은 뇌공학자들이 연구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하지 않고도 뇌의 병을 치료하거나 마음대로 우리 뇌를 조절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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