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는 앞으로 휴대전화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뱃속 태아의 뇌에 영향을 미쳐 행동장애나 기억력 감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예일대 의대 휴 테일러 교수 연구팀은 태아 때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쥐가 자란 뒤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사이언티픽 리포트’ 3월 15일자에 발표했다.
ADHD는 주로 아동기에 나타나는 장애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충동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임신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쪽 그룹이 살고 있는 우리 위에는 무음, 무진동으로 바꾼 휴대전화를 놓고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다른 그룹의 우리에는 휴대전화만 올려 둔 채 전화를 걸지 않아 전자파를 쐬지 않게 했다. 19일 후 태어난 새끼를 같은 조건에서 기른 뒤 기억력 및 행동 테스트를 했다. 연구 결과 태아 때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쥐는 기억력 감소와 행동장애가 나타났다. 테일러 교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ADHD와 비슷한 증상”이라며 “전자파가 태아의 뇌 전두엽 피질 부분의 뉴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사람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아이들의 행동장애가 태아 때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돼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