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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호르몬

살 빼 주는 호르몬 이리신



살을 빼자 결심하고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했다. 부푼 가슴을 안고 간 첫날. 트레드밀 위를 시간당 7km 정도로 40분 동안 뛰었다.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르고 얼굴에선 땀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이 정도면 오늘 먹은 걸 다 태웠겠지?’

하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칼로리는 단 200kcal. 오면서 먹은 초코파이 하나를 없앤 정도다. 절망감이 몰려왔다. 이렇게 운동한다고 해서 살이 빠질 리 없는 것이다. 1000kcal 정도는 태워야 체중이 줄텐데, 그 정도를 없애려면 이 속도로 4시간을 달려야 한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굶는 게 낫겠다.

하지만 잊은 것이 있다. 바로 ‘다이어트 호르몬’. 운동을 하면 여러호르몬이 나와 몸의 대사를 촉진하고 지방세포를 빨리 태워 체중을 줄인다. 단순히 칼로리만 따질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얼마 전에는 새 다이어트 호르몬이 발견됐다. 호르몬의 이름은 ‘이리신’. 여신 ‘아이리스’의 이름을 따왔다. 이리신은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분비돼 온몸을 돌며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꾼다. 이리신 외에도 살 빼는 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림으로 알아보자.



아디포넥틴
아디포넥틴은 백색지방에서 나오는 물질로, 다시 백색지방으로 돌아가 백색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한다. 매일 한 시간씩 6개월 동안 운동하면 백색지방에서 나오는 아디포넥틴의 양이 늘어난다.

성장호르몬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이 나온다. 달리기와 걷기를 반복하는 ‘인터벌 운동’을 할 때 더 많이 나온다. 성장호르몬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육을 키우고 뼈, 힘줄, 연골 등을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때 필요한 에너지는 백색지방 안에 있는 지방을 태워 얻는다.

이리신
최근 미국 하버드 의대의 브루스 스피겔만 교수팀은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이리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리신은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꾼다. 스피겔만 교수팀이 사람의 이리신을 분리해 뚱뚱한 쥐에게 투여하자 쥐의 체중이 줄어들었다. 사람과
쥐의 이리신은 유전자 염기서열도 같기 때문에, 이 호르몬은 비만치료약으로 개발하기도 쉽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1월26일자에 실렸다.

에피네프린
운동을 하면 부신수질에서 에피네프린이 나와 간에 있는 글리코겐을 부숴 에너지를 만든다. 이 에너지를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데 이용한다.

그렐린
2008년 영국 럽버러대 데이비드 스텐슬 교수팀은 운동을 하면 그렐린(활성 그렐린) 수치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그렐린은 위에서 분비돼 뇌로가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반면 식욕을 억제하는 펩티드 YY는 많이 나왔다. 근력운동을 했을 때보다 유산소 운동을 했을때 식욕 억제 효과가 더 높다.

티록신(T4)
티록신은 갑상샘에서 나와 온몸을 돌며 대사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운동을 하면 티록신 분비량이 30% 정도 늘어난다. 티록신이 많이 나오면 그만큼 몸의 대사 속도가 빨라지는데, 이때 사람은 활력을 느낀다. 활동량이 증가해 더 많은 칼로리를 쓰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
남성의 경우 정소에서, 여성은 난소에서 테스토스테론이 나온다(여성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은 남성의 10분의 1 수준이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의 질량과 강도를 늘리는데, 근육이 늘어난 만큼 근육이 쓰는 에너지도 늘어난다. 운동을 시작한 지 20분 후,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증가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역시 운동을 할 때 많이 나온다. 에스트로겐도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고 지방을 태운다.

201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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