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단한 콘크리트 더 단단하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건설 재료인 콘크리트. 현대 도시를 이루는 건물은 물론 교량, 둑, 방파제 등 거의 모든 시설물을 짓는 데 필수다. 그런데 콘크리트는 주변 환경이 변하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면 성능이 떨어진다. 콘크리트로 만든 오래된 구조물의 안전성이 떨어져서 생기는 문제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낡은 콘크리트를 보강하기 위해 철판을 이용했지만, 철판은 무겁고 연결하기 어려우며 부식된다. 최근에는 가볍고 부식되지 않는 섬유보강폴리머를 쓴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콘크리트에 붙일 때 쓰는 접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것이다.
황당맨이 만난 김장호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폴리우레아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 콘크리트 보수 및 보강 재료를 개발했다. 폴리우레아는 폴리우레탄을 변형한 물질로 주로 옥상이나 지하 주차장의 방수·코팅제로 쓴다. 폴리우레탄보다 질기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1/2384345814f25fa31e96ab.jpg)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어느 순간부터 지뢰로 인한 인명 피해 소식이 줄어들었습니다. 알아보니 탱크나 트럭 바닥에 질긴 폴리우레아를 코팅했더군요. 지뢰가 터져도 파편이 덜 퍼지게 한 거죠. 여기서 착안해 폴리우레아를 콘크리트 구조물 보강 재료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폴리우레아는 질기지만 단단하지 않아서 단독으로 쓸 수는 없다. 김 교수는 폴리우레아에 안정제와 경화제 같은 물질을 섞어 실험하면서 적합한 비율을 찾아냈다. 이렇게 만든 폴리우레아를 콘크리트에 바른 뒤 폭발 테스트를 거친 결과 탄소섬유와 폴리우레아로 함께 보강한 콘크리트가 가장 균열이 덜 생겼다.
폴리우레아를 콘크리트 표면에 분사하면 10초 안에 굳어져 작업이 편리하다. 탄소섬유를 콘크리트에 단단히 감으면서 동시에 폴리우레아를 뿌리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이미 균열이 간 콘크리트의 틈을 채워 보강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구조물을 더 튼튼하게 만들거나 테러의 위험이 있는 시설에 적용할 수 있다”며 “방탄조끼를 만들거나 투명하게 만들어 유리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1/16443620654f25fa3b94223.jpg)
#2
몸속 세포까지 추적한다
우리 몸 안을 들여다보는 의료 장치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더 정밀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예를 들어, 몸속 세포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움직이는 세포를 직접 보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이미징’은 요즘 의료 분야의 화두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이 접목되면서 세포나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영상으로 또렷이 보는 게 가능해졌다. 세포와 결합해 영상 신호를 내는 ‘나노 프로브’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기존의 가시광선을 내는 나노 소재는 생체 투과력이 낮아 적용하기 어렵다. 한편, 강한 빛을 내는 소재는 중금속 때문에 인체에 해롭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봉현 한국생명공학 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은 세포 독성이 거의 없고 밝은 빛을 내는 나노 프로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나노 프로브는 동시에 12가지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구조는 같지만, 서로 다른 빛을 내는 ‘양자점(나노 소재의 하나)’과 고유 핵자기공명 스펙트럼을 지닌 여러 물질을 이용한 결과다.
나노 프로브가 세포와 결합하면 영상 장치로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암 치료에 쓰는 면역세포에 결합시키면 몸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암세포를 치료하는 과정은 어떤지 추적해 면역세포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정량화할 수 있다. 또한, 면역세포의 치료 효과를 가늠하고 더욱 효과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1/4488815124f25fa4373d93.jpg)
정 센터장은 여기에 IT기술을 접목해 연구자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원격 진단과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에 비해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나 제반 상황이 떨어지는 실정”이라며 “나노 프로브 같은 원천소재를 개발하면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높일 뿐 아니라 제약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단단한 콘크리트 더 단단하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건설 재료인 콘크리트. 현대 도시를 이루는 건물은 물론 교량, 둑, 방파제 등 거의 모든 시설물을 짓는 데 필수다. 그런데 콘크리트는 주변 환경이 변하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면 성능이 떨어진다. 콘크리트로 만든 오래된 구조물의 안전성이 떨어져서 생기는 문제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낡은 콘크리트를 보강하기 위해 철판을 이용했지만, 철판은 무겁고 연결하기 어려우며 부식된다. 최근에는 가볍고 부식되지 않는 섬유보강폴리머를 쓴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콘크리트에 붙일 때 쓰는 접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는 것이다.
황당맨이 만난 김장호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폴리우레아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 콘크리트 보수 및 보강 재료를 개발했다. 폴리우레아는 폴리우레탄을 변형한 물질로 주로 옥상이나 지하 주차장의 방수·코팅제로 쓴다. 폴리우레탄보다 질기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1/2384345814f25fa31e96ab.jpg)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어느 순간부터 지뢰로 인한 인명 피해 소식이 줄어들었습니다. 알아보니 탱크나 트럭 바닥에 질긴 폴리우레아를 코팅했더군요. 지뢰가 터져도 파편이 덜 퍼지게 한 거죠. 여기서 착안해 폴리우레아를 콘크리트 구조물 보강 재료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폴리우레아는 질기지만 단단하지 않아서 단독으로 쓸 수는 없다. 김 교수는 폴리우레아에 안정제와 경화제 같은 물질을 섞어 실험하면서 적합한 비율을 찾아냈다. 이렇게 만든 폴리우레아를 콘크리트에 바른 뒤 폭발 테스트를 거친 결과 탄소섬유와 폴리우레아로 함께 보강한 콘크리트가 가장 균열이 덜 생겼다.
폴리우레아를 콘크리트 표면에 분사하면 10초 안에 굳어져 작업이 편리하다. 탄소섬유를 콘크리트에 단단히 감으면서 동시에 폴리우레아를 뿌리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이미 균열이 간 콘크리트의 틈을 채워 보강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구조물을 더 튼튼하게 만들거나 테러의 위험이 있는 시설에 적용할 수 있다”며 “방탄조끼를 만들거나 투명하게 만들어 유리에 사용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1/16443620654f25fa3b94223.jpg)
#2
몸속 세포까지 추적한다
우리 몸 안을 들여다보는 의료 장치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더 정밀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예를 들어, 몸속 세포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움직이는 세포를 직접 보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이미징’은 요즘 의료 분야의 화두다. 최근에는 나노기술이 접목되면서 세포나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영상으로 또렷이 보는 게 가능해졌다. 세포와 결합해 영상 신호를 내는 ‘나노 프로브’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기존의 가시광선을 내는 나노 소재는 생체 투과력이 낮아 적용하기 어렵다. 한편, 강한 빛을 내는 소재는 중금속 때문에 인체에 해롭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봉현 한국생명공학 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은 세포 독성이 거의 없고 밝은 빛을 내는 나노 프로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나노 프로브는 동시에 12가지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구조는 같지만, 서로 다른 빛을 내는 ‘양자점(나노 소재의 하나)’과 고유 핵자기공명 스펙트럼을 지닌 여러 물질을 이용한 결과다.
나노 프로브가 세포와 결합하면 영상 장치로 세포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암 치료에 쓰는 면역세포에 결합시키면 몸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암세포를 치료하는 과정은 어떤지 추적해 면역세포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정량화할 수 있다. 또한, 면역세포의 치료 효과를 가늠하고 더욱 효과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2/01/4488815124f25fa4373d93.jpg)
정 센터장은 여기에 IT기술을 접목해 연구자가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원격 진단과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외국에 비해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나 제반 상황이 떨어지는 실정”이라며 “나노 프로브 같은 원천소재를 개발하면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높일 뿐 아니라 제약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