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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3월, 이화여대 대학원에 강의를 하러 오신 전효택 교수님과 운명적으로 만났다. 당시 열정적인 강의와 신선한 연구에 매료됐다. 필자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외부에서는 응용지구화학연구실을 ‘서울대 마피아(마음과 피가 통하는 아름다운 연구실)’라고 부른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선·후배사이가 워낙 돈독해서 생긴 별명이다. 응용지구화학 연구실은 석탄, 금, 은, 구리, 아연, 납과 같은 자원을 개발하는 지구화학탐사연구와 도시환경, 라돈가스 문제, 광산이 폐광된 이후 발생하는 환경문제 등을 공학적으로 해결하는 환경지구화학연구를 한다. 1990년대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환경지구화학연구를 시작한 선도적인 연구실이다. 필자는 비소나 카드뮴, 우라늄, 납과 같은 독성 중금속이 분산, 부화(토양 속 함유정도가 높아짐)되면서 생기는 오염특성을 연구해 소속 연구실에서 환경지구화학 분야로 첫 박사학위를 받았다. 필자 외에도 연구실을 거쳐 간 많은 훌륭한 선·후배가 학계, 산업계 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후 영국 지질연구소(BGS)에서 ‘위해성 평가(Risk Assessment)’를 공부했다. 위해성 평가란 유해 오염물질에 사람이 노출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암이나 독성 피해를 과학적으로 추정하는 평가시스템이다. 우리나라에는 전문가도 거의 없던 생소한 연구 분야였다. 이 분야의 개척자로서 새로운 학문의 장을 열었다.

귀국하자마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BK21 조교수로 연구 활동을 했다. 마침내 2006년 6월 설립된 한국광해관리공단에서 그동안 쌓은 연구경험을 활용할 기회가 왔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지식경제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광산개발로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구해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광해복구기술’을 개발하는 기관이다. 현재 필자는 한국광해관리공단 광해기술연구소의 지구화학연구팀장이다. 우리 공단뿐만 아니라 유사 공기관에서 유일한 여자 팀장이다. 이론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고 있기에 가능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현재 해외자원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원개발시 발생하는 환경문제도 치유해야하지만 요즘 세계적인 추세는 친환경적인 지속가능한 자원개발이다. 응용지구화학연구실의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자원개발과 이에 따른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연구실이다. 향후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젊은 후배들과 해외 현장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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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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