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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달려드는 쥐, “암컷으로 착각해서”


 
쥐의 뇌에 기생하며 행동을 조종해 고양이에게 스스로 잡아먹히게 만드는 ‘좀비 미생물’ 톡소플라스마의 구체적인 행동 전략이 밝혀졌다.
톡소플라스마는 원생동물의 일종으로 주로 쥐의 뇌에 기생하며 번식을 할 때에만 고양이의 작은 창자로 이동한다. 그래서 숙주인 쥐를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도록 유도하게 진화했지만, 어떻게 행동을 조종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이 미생물이 쥐가 천적을 보고 성적인 매력을 느끼도록 뇌 활동을 조작한다느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로버트 사폴스키 미국 스탠포드대 의대 교수팀은 톡소플라스마가 뇌에서도 특히 편도체에 많이 산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편도체는 감정과 관련된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만약 톡소플라스마가 편도체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부위를 마비시키거나 반대로 천적을 보고 매력을 느끼게 한다면 도망가지 않고 접근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정상인 수컷 쥐와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수컷 쥐를 각각 18마리씩 준비했다. 그리고 각각의 쥐를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쪽에는 암컷 쥐의 냄새를, 다른 한쪽에는 고양이의 오줌 냄새를 20분씩 맡게 했다. 그런 뒤 각각의 뇌조직을 채취해 언제 두려움과 매력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 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인 쥐는 고양이 오줌 냄새를 맡고 두려움을 느끼는 영역이 활성화됐다. 그런데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쥐는 달랐다. 두려움을 느낀 점은 똑같았지만, 동시에 성적인 매력에 반응하는 영역도 함께 활성화됐다.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끌리기도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감염된 쥐는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나는 곳을 떠나지 않고 정상 쥐보다 1.4배 더 오래 머물렀다. 패트릭 하우스 연구원은 “톡소플라스마가 편도체 내에서 두려움과 매력을 느끼는 영역을 서로 엇갈리게 만들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회지’ 8월 17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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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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