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노 앰플로 원하는 곳에 약을!
이번 달 황당맨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약병을 찾아나섰다. 신현정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나노 앰플이 바로 그것. 길이가 수백 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 불과한 나노 앰플은 몸속 원하는 곳에 약물을 보내는 약물전달체 역할을 할 수 있다.
나노 크기로 작으면서도 약물이 새지 않도록 밀봉된 유리병을 만드는 데 쓰인 원리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모세관 현상이다. 먼저 폴리카보네이트라는 물질로 틀을 만든다. 원자층 증착법으로 틀 안에 이산화티타늄(TiO2)을 얇게 바르면 안에 공간이 있는 나노 튜브가 생긴다. 모세관 현상이 활약하는 건 여기부터다. 나노 튜브를 습도가 95%를 넘는 곳에 넣어두면 모세관 현상 때문에 안쪽에 수증기가 맺혀 얇은 물의 막이 생긴다.
신 교수는 나노 튜브의 입구가 약 20nm가 되면 물의 막이 서로 만나면서 입구가 밀봉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안쪽이 텅 빈 앰플 모양으로 밀봉된 물의 막이 생기는 것이다. 이때 실리콘클로라이드(SiCl4)를 주입하면 물과 결합하면서 이산화규소(SiO2)로 변한다. 유리병이 되는 셈이다.
안쪽의 빈 공간에는 약물과 원하는 곳으로 앰플을 보내기 위한 자성체를 넣을 수 있다. 자석으로 앰플을 원하는 곳에 오게 한 뒤 초음파를 이용해 깨뜨리면 약물이 퍼진다. 신 교수는 “깨질 때 생긴 파편은 크기가 작아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노 앰플은 약물의 양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다. 또한 입구를 완전히 밀봉할 수 있어 약물이 중간에 새지 않는다. 신 교수는 “약물전달체는 앞으로 거대한 시장이 예상되는 만큼 나노와 생물공학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1/06/12095829874e02d222aaef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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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적조 방지는 펩타이드로
조류가 이상 증식해 바다나 강, 호수의 물이 적갈색으로 물드는 적조는 생태계나 어민에게 피해를 일으킨다.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를 뿌리는 풍경도 뉴스에 많이 방영돼 익숙하다. 황당맨은 두 번째로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파이오니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적조방제용 펩타이드를 개발한 박윤경 조선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시욱 조선대 환경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수~수십 개가 연결된 형태로, 아미노산이 훨씬 많이 연결되면 단백질이 된다. 박 교수와 김 교수는 기존의 나선형 구
조 펩타이드에서 양전하를 띠는 아미노산을 음전하를 띠는 아미노산으로 바꿔 유해조류만 죽이는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음전하를 띠는 펩타이드가 유해조류의 세포외막 중 양전하를 띠는 셀룰로스와 결합해 세포막을 파괴하는 원리다.
바다의 일반 세균은 세포막에 음전하를 띠는 성분이 있어 음전하성 펩타이드와는 작용하지 않는다. 조류 중에서도 유해하지 않은 종류는 세포외막이 유리와 같은 물질로 덮여 있어 펩타이드와 반응하지 않는다. 유해조류만 선별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류를 비롯한 다른 생물이 먹어도 소화기관에서 효소가 펩타이드의 활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 박 교수는 “자연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분해되기 때문에 적조가 심각한 바다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펩타이드는 적조방제뿐만 아니라 약물전달체, 화장품, 생물농약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약물에 펩타이드를 붙이면 조직세포를 투과하는 약물전달체가 된다. 펩타이드를 나뭇가지처럼 일정한 구조가 반복되는 고분자 물질로 만들면 약물이 너무 빨리 신장에서 흡수돼 오줌으로 배설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화장품은 이 펩타이드의 항균 성질을 이용해 만든다. 세포독성이 없으므로 여드름이나 무좀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죽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기능성 화장품 제조가 가능하다. 항박테리아, 항바이러스, 항곰팡이 효과가 있어 농약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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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앰플로 원하는 곳에 약을!
이번 달 황당맨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약병을 찾아나섰다. 신현정 국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나노 앰플이 바로 그것. 길이가 수백 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에 불과한 나노 앰플은 몸속 원하는 곳에 약물을 보내는 약물전달체 역할을 할 수 있다.
나노 크기로 작으면서도 약물이 새지 않도록 밀봉된 유리병을 만드는 데 쓰인 원리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모세관 현상이다. 먼저 폴리카보네이트라는 물질로 틀을 만든다. 원자층 증착법으로 틀 안에 이산화티타늄(TiO2)을 얇게 바르면 안에 공간이 있는 나노 튜브가 생긴다. 모세관 현상이 활약하는 건 여기부터다. 나노 튜브를 습도가 95%를 넘는 곳에 넣어두면 모세관 현상 때문에 안쪽에 수증기가 맺혀 얇은 물의 막이 생긴다.
신 교수는 나노 튜브의 입구가 약 20nm가 되면 물의 막이 서로 만나면서 입구가 밀봉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안쪽이 텅 빈 앰플 모양으로 밀봉된 물의 막이 생기는 것이다. 이때 실리콘클로라이드(SiCl4)를 주입하면 물과 결합하면서 이산화규소(SiO2)로 변한다. 유리병이 되는 셈이다.
안쪽의 빈 공간에는 약물과 원하는 곳으로 앰플을 보내기 위한 자성체를 넣을 수 있다. 자석으로 앰플을 원하는 곳에 오게 한 뒤 초음파를 이용해 깨뜨리면 약물이 퍼진다. 신 교수는 “깨질 때 생긴 파편은 크기가 작아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노 앰플은 약물의 양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다. 또한 입구를 완전히 밀봉할 수 있어 약물이 중간에 새지 않는다. 신 교수는 “약물전달체는 앞으로 거대한 시장이 예상되는 만큼 나노와 생물공학을 융합한 새로운 기술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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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적조 방지는 펩타이드로
조류가 이상 증식해 바다나 강, 호수의 물이 적갈색으로 물드는 적조는 생태계나 어민에게 피해를 일으킨다.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를 뿌리는 풍경도 뉴스에 많이 방영돼 익숙하다. 황당맨은 두 번째로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파이오니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적조방제용 펩타이드를 개발한 박윤경 조선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시욱 조선대 환경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수~수십 개가 연결된 형태로, 아미노산이 훨씬 많이 연결되면 단백질이 된다. 박 교수와 김 교수는 기존의 나선형 구
조 펩타이드에서 양전하를 띠는 아미노산을 음전하를 띠는 아미노산으로 바꿔 유해조류만 죽이는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음전하를 띠는 펩타이드가 유해조류의 세포외막 중 양전하를 띠는 셀룰로스와 결합해 세포막을 파괴하는 원리다.
바다의 일반 세균은 세포막에 음전하를 띠는 성분이 있어 음전하성 펩타이드와는 작용하지 않는다. 조류 중에서도 유해하지 않은 종류는 세포외막이 유리와 같은 물질로 덮여 있어 펩타이드와 반응하지 않는다. 유해조류만 선별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류를 비롯한 다른 생물이 먹어도 소화기관에서 효소가 펩타이드의 활성을 제거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 박 교수는 “자연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분해되기 때문에 적조가 심각한 바다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펩타이드는 적조방제뿐만 아니라 약물전달체, 화장품, 생물농약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약물에 펩타이드를 붙이면 조직세포를 투과하는 약물전달체가 된다. 펩타이드를 나뭇가지처럼 일정한 구조가 반복되는 고분자 물질로 만들면 약물이 너무 빨리 신장에서 흡수돼 오줌으로 배설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화장품은 이 펩타이드의 항균 성질을 이용해 만든다. 세포독성이 없으므로 여드름이나 무좀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죽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기능성 화장품 제조가 가능하다. 항박테리아, 항바이러스, 항곰팡이 효과가 있어 농약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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