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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cience] 내년 여름휴가는 우주로 간다

이제는 민간 우주선 시대


디스커버리, 아틀란티스, 엔데버 등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이 역사의 뒤로 사라졌다. 이제는 스페이스쉽투, 드래곤, 드림체이서 같은 기업이 만든 여행용 우주비행선이 그 자리를 대신할 예정이다. 이들은 언제쯤 우리를 우주로 이끌까? 민간 우주비행선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항공우주 공항에서는 현재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쉽투’가 한창 시험비행 중이다. 우주비행선회사 ‘버진 갤럭틱’은 올 연말이나 내년에는 실제로 스페이스쉽투에 승객을 태우고 우주비행을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엑스코 에어로 스페이스, 블루 오리진이 여행용 우주비행선을 개발 중이다(자세한 내용은 66쪽에서 볼 수 있다).

이제 우주여행이 현실로 다가왔다. 민간 우주비행에 대한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이들이 꿈같은 일이라며 비웃었다. 어떻게 10년 만에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기업들이 짧은 시간 내에 우주비행선 개발에 성공한 것은 NASA의 기술을 잘 활용한데다 기업 특유의 창의성을 성공적으로 접목했기 때문이다. 20세기가 국가 주도의 우주개발시대였다고 하지만 민간 기업도 많이 참여하면서 기술력이 많이 쌓였다. NASA의 모든 우주비행선과 로켓은 사실 민간 기업에서 제작해 납품한 것이다. 보잉과 록크웰이 우주왕복선을 만들었고 맥도널 더글러스는 델타로켓을 제조했다.


NASA가 버린 기술, 백조로 날다

심지어 NASA가 버린 기술까지 이용한 것도 성공비결이다.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쉽투’는 NASA에게 외면 받은 하이브리드 로켓을 이용해 고도 110km까지 상승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액체 추진체 로켓과 고체 추진체 로켓을 결합한 것으로, 고체연료에 액체산화제(아산화질소)를 넣어 연소시킨다. 고체연료 자체는 폭발할 위험이 없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운반하기도 좋다. 연료에 액체산화제를 넣을 때는 밸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연소반응을 조절하기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이 기술은 안전하고 저렴하기 때문에 민간 우주비행선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NASA가 우주개발을 주도하던 시대에는 빛을 보지 못했던 기술이 다시 각광받은 예는 또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팰콘 1호’ 로켓을 만드는 데 1950년대에 개발된 ‘모노코크(monocoque) 방식’을 이용했다. 로켓 동체를 금속 한 겹으로 얇게 제작해 무게를 줄이는 방식이다. NASA는 정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아틀라스 미사일’을 발사할 때만 이 기술을 사용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 방법을 선택한 결과 간단한 2단 로켓 구조만으로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나로호가 170t의 추력으로 100kg짜리 위성을 발사하는 반면 팰콘 1호는 단지 50t의 추력으로 1000kg의 위성을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지난 50여 년간 NASA가 실현하지 못한 민간 우주여행을 실현하려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 제작 중인 여행용 우주비행선은 모두 우주로 잠깐 쏘았다 다시 돌아오는 ‘준 궤도 비행’을 한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인 100km까지 포물선 비행을 하고 공항으로 돌아오는 이 여행은 단지 3~5분 정도만 무중력체험을 할 수 있다.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그동안 우주비행사만이 봤던 지구의 끝과 우주의 시작을 볼 수 있는 경험은 충분한 매력이 있다.



지구 한 바퀴 도는 궤도 우주비행선

그러나 인류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우주여행은 지구를 한 바퀴 이상 선회하는 ‘궤도 비행’이다. 궤도 비행은 지금까지는 민간 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민간 기업이 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은 도달 속도가 음속 3~5배인 준 궤도용 우주비행선이다. 현재 궤도용 우주비행선은 음속의 25배나 돼야 한다. 우주비행선이 이만한 속도를 내려면 발사할 때 적어도 2단 이상의 복잡한 구조를 가진 로켓이 필요하다. 이런 우주비행선이 다시 지구에 진입할 때 대기와 마찰을 일으켜 선체의 온도가 1000℃ 이상으로 올라간다. 따라서 이를 막을 수 있는 특수한 열 방호 장치도 필요하다.

 
2시간 30분 동안 우주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과 중력가속도 훈련, 무중력 비행기 훈련 같은 간소화된 우주비행사 훈련을 거쳐야 한다. 사진은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가 무중력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현재 궤도용 우주비행선으로는 미국의 우주왕복선과 러시아의 소유즈, 중국의 선저우가 있다. 소유즈 우주선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갈 때 남는 좌석을 이용해 300억~400억 원의 여행비를 받고 7명의 우주여행객을 우주로 데려간 적이 있다. 미국 정부도 우주왕복선이 모두 은퇴하면 차세대 우주비행선을 민간에서 육성해 조달할 예정이다.

곧 다가올 우주왕복선의 은퇴와 함께 민간 우주선 개발은 더욱 탄력 받고 있다. 미국 정부는 우주수송시스템을 민간 기업에 넘기려는 ‘상업적 궤도 수송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기업에게 우주선과 로켓을 개발하기 위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우주개발을 하고 항공우주분야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목적이다. 우주왕복선 같은 기존 저궤도 연구를 기업에 맡기는 대신 NASA는 화성과 소행성 탐사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금 지구궤도는 NASA 같은 국가우주기구의 연구무대에서 민간 기업의 사업장으로 변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선 궤도형 민간 우주선은 스페이스엑스사의 우주비행선 ‘드래곤’이다. 스페이스엑스사는 지난해 12월 8일 로켓엔진을 9개 묶은 1단 로켓과 엔진을 1개만 장착한 2단 로켓 팰콘 9호를 이용해 드래곤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지구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드래곤은 오는 9월 우주정거장에 근접비행을 시도하고 10월에는 실제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운반할 예정이다. 지금은 비록 짐을 나르는 화물캡슐로 실험하고 있지만 앞으로 유인 우주비행선으로 개조해 2015년부터는 우주여행객 7명을 싣고 우주정거장을 방문하게 된다. 또 드래곤을 타고 9박 10일간 달까지 다녀올 수 있는 여행상품 개발도 논의 중이다. 드래곤 외에도 궤도용 민간 우주비행선으로 ‘시에라네바다시스템’의 ‘드림체이서’와 보잉의 ‘CST-100’, ‘오비탈사이언스’의 ‘시그너스’가 개발 중이다.
기업들은 궤도용 민간우주비행선 개발과 함께 여행객이 우주공간에서 머물 전용 우주호텔도 준비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우주호텔은 2015년에 완성될 것이다. 우주정거장은 실험실로 쓰려고 만든 것으로 안락한 호텔은 아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실험 기계에서 나오는 소음은 밤잠을 설칠 정도고 실험에 방해가 되는 오락 활동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제 정말 우주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우주여행을 향한 인류의 간절한 꿈이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 문제는 안전성과 비용이다. 앞으로 우주여행의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지가 우주여행 대중화의 관건이다. 필자는 최근 네덜란드에 있는 청년 2명이 직접 만든 로켓과 우주선으로 우주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이들은 상업적 목적없이 오로지 꿈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다. 필자도 이들과 같은 아마추어 로켓 연구가로서, 이들이 꼭 우주에 다녀오기를 기원하고 있다. 우주, 그곳은 우리가 결코 도달하지 못할 곳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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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정홍철 대표
  • 에디터

    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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