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에 입학한 1999년, 전자메일이 보급되고 인터넷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가 교류되면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거나 다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필자 또한 관심이 생겨 서울대 지능형데이터베이스시스템 연구실에 지원했다.
연구실 생활 초기에는 대량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 학문을 배우고, 적용 사례로써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연구했다. 상품정보 검색 및 조회 기능과 관련해 수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분류 기술, 데이터 색인 기술 등을 연구했다.
한편 인터넷에 데이터가 점점 많아지면서, 사용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기계가 데이터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시맨틱 기술을 연구했다. 과거에 대량의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처리하는지에 집중했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기계가 데이터의 의미를 알고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기술에 집중한다.
우리 연구실에서도 이를 위한 시맨틱 기술을 연구했다. 필자는 많은 데이터 중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해내는 데이터마이닝 기술에 파고들었다. 오피니언 마이닝은 온라인에 남긴 글들을 분석해 사용자의 의견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사람이 작성한 글을 기계가 자동으로 분석해 그 의미를 파악하는 기술이 필자에게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연구실에서는 항상 지도교수와 석박사과정 연구생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의와 협업이 이뤄졌다. 모두가 넘치는 열정으로 토론하고 화목한 분위기에서 일했다.
필자는 현재 시맨틱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와 사용자가 소비하는 컨텐츠, 기기 사이에서의 데이터를 융합해 좀 더 발전된 개인화 서비스를 실현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때와 장소, 목적과 취향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 오랜 연구에 힘입어 차츰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박사학위를 받고 현업에서 연구를 수행하며 접한 시맨틱 기술의 미래는 매우 넓고 밝았다. 단순 정보처리를 수행하는 기계가 아닌 지능형 서비스가 가능한 기계를 구현하는 일은 매우 매력 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이들이 더 많이 뛰어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