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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노벨사이언스 국가안보체험전'

한국군 첨단무기 게임으로 즐긴다

60년 전, 변변한 소총 없이 전쟁을 치렀던 국군은 이제 최첨단 무기로 무장했다. 그 중심에는 국내 기술로 생산한 무기들이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로 수출까지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첨단무기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➊ 체험전에서는 무기를 통해 과학 원리를 설명한다.

➋ 국내 기술로 개발한 복합형 소총 ‘K11’.

➌ 휴대용 단거리 대공 미사일 ‘신궁’.

➍ 전차 ‘흑표’.

➎ 스타워즈 등 SF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레이저 총도 있다.

➏ 훈련기 KT-1의 모형을 조립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놓았다.



국내에서 개발한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 ‘신궁’을 발사하려고 아이들이 길게 줄을 섰다. 진짜 무기가 아니라 가상 현실 장치다. 화면에 적군의 전투기가 보이자 장치에 앉아 있던 아이가 방아쇠를 당긴다. 신궁을 발사해 전투기를 격추시킬 때마다 구경하는 아이들이 “와아” 함성을 지른다.



2010년 12월 10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0 노벨사이언스 국가안보체험전’ 현장이다. 한국과학문화진흥회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창의재단, KT 등이 후원하는 대형 전시회다. 기자가 찾은 12월 11일, 전시회장은 오전 이른 시간임에도 500여 명의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붐볐다.



“신궁은 1만 피트(3.5km) 이하 높이에서 나는 적의 전투기와 헬기를 타격하기 위한 무기에요. 적 전투기의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추적해 목표물을 격파합니다.” 전시장에 는 국방연구소에서 나온 전문가들이 참석해 우리 기술로 개발한 무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다.



전시장 가운데에는 큰 전차가 놓여 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2008년 개발한 전차 ‘흑표’다. 기존 전차보다 1.2m나 긴 포신에 텅스텐 중합금으로 된 신형 포탄으로 무장했다. 같은 해 개발한 K11 복합형 소총도 전시돼 있다. 적외선 열상 검출기가 장착돼 체온에서 나오는 열을 파악해 표적을 찾아내고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해 정확히 쏠 수 있다. 이 소총의 가장 큰 특징은 5.56mm의 일반 소총과 20mm구경의 공중폭발탄 발사기를 버튼 하나로 제어해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소총탄을 이용한 정밀 사격이 힘들면 공중폭발탄을 쏜다. 이때 튀어나오는 300여 개의 파편을 이용해 숨어있는 적군도 공격할 수 있다. 이처럼 총탄 하나로 수십 명을 살상하는 위력이 있지만 무게는 6.1kg에 불과하다. 길이도 기존 총기보다 짧은 860mm이다. 임성동군(서울 강서구 월정초5)은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무기를 이곳에서 모두 볼 수 있었다”며 “특히 미사일을 직접 발사해 볼 수 있어 실감 난다”고 즐거워했다.



주성진 국방과학연구소 성과확산기획실장은 “이번 전시회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무기를 통해 한국의 국방 기술을 알 수 있는 기회”라며 “대한민국 국방 기술의 우수성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첨단무기 속에 첨단과학 가득



‘2010 노벨사이언스 국가안보체험전’은 ‘노벨사이언스 체험전’의 4번째 시리즈다. 한국과학문화진흥회는 2007년부터 매년 노벨 과학상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일반 국민들에게 체험전시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다. 2007년에 의료·건강, 2008년에 산업, 2009년에는 에너지를 주제로 체험전을 열었다.



올해 노벨사이언스 체험전은 국가 안보를 주제로 준비했다. 과학자들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기술로도 이어진다. 이번 전시회는 신기하고 기발한 과학 원리가 어떻게 거대한 무기와 로켓으로 응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장상권 한국과학문화진흥회 홍보팀 직원은 “국방 기술은 과학의 총체이기 때문에 첨단무기를 살펴보면 학생들이 흥미롭게 과학 원리를 알 수 있다”며 “놀이를 통해 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장치 통해 과학 원리가 쏙쏙



전시회에 마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적외선 감지 장치 체험관’에서는 어둠 속에서 장애물을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적외선으로 주위를 볼 수 있는 안경을 썼기 때문이다. 천장에도 적외선 감지 장비가 설치돼 어두운 방 안의 모습을 훤히 흑백 TV로 볼 수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밤에도 뚜렷이 사물을 구별할 수 있는 적외선 감지 장치의 원리를 알게 된다. 이 체험관의 진행을 맡고 있는 손복경 씨는 “어두운 곳이 무서워 우는 아이가 있었는데, 적외선 안경을 쓰고는 신기해 했다”며 “놀이를 통해 즐겁게 과학 원리를 배우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전자기펄스탄(EMP)’을 떨어뜨려 적의 통신을 마비시키는 시뮬레이션 게임도 인기다. 표적지역에 EMP를 투하하면 고출력 전자기 펄스가 방출되고 이것이 선으로 표시된다. 방출된 전자기 펄스는 송수신기 안테나, 장비 배선, 케이블 등 전기가 흐를 수 있는 도체를 통해 적 기지 내부로 침투해 적의 전자 장비를 망가뜨린다.



‘스파이아카데미’에서는 실제로 아이들이 스파이가 되어 감청, 홍채인식, 모스부호 등을 이용해 임무를 수행하는 놀이를 할 수 있다. 또 과학체험교실에서는 헬리콥터를 만들며 헬리콥터의 작동 원리를 배운다. 박영선 교사(경기 동두천시 이담초)는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온 몸으로 느끼면서 창의적인 생각들을 키워낼 수 있다”며 “체험공간에서는 과학 원리를 더 빨리 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기간 중 8번의 강연회가 열려 국내 유명과학자들을 직접 만나볼 수도 있다. 강의 주제는 녹색환경과 원자력, 우주개발, 첨단무기 등이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2010 노벨사이언스 국가안보체험전’ 홈페이지(www.nobe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행사를 주최한 김제완 한국과학문화진흥회 이사장은 “국방 과학이 소재이긴 하지만 주 전시품 모두가 노벨상 업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체험전을 통해 ‘과학의 발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란 호기심과 상상력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체험전은 2월 13일까지 열린다.
 




 
➊ 가벼운 방탄 소재의 전투복은 개개인의 몸 형태에 맞게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냉난방장치가 장착돼 날씨에 따라 스스로 적정 온도를 맞춘다. 헬멧에는 GPS 기능이 있는 특수 보안경과 감청 가능한 전자귀가 달렸다. 걸을 때 생기는 에너지를 모으는 자가발전 군화는 도약기능도 갖추고 있어 건물 2, 3층 높이 정도는 쉽게 뛸 수 있게 한다.

➋ EMP를 투하해 적의 통신망을 망가뜨리는 게임을 가족이 즐기고 있다.

➌ 스파이가 돼 감청을 해볼 수 있다.

➍ 직접 헬기를 만들며 헬기의 원리를 배운다.

➎ ‘유격체험’을 통해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코너도 준비돼 있다.

➏ 무기 전시를 통해 노벨상 업적을 배울 수 는 것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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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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