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 플라스마가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의 가말레야 질병 및 미생물 연구소의 연구팀은 쥐의 감염된 상처를 35~40℃의 플라스마에 노출시킨 결과 박테리아의 숫자가 준 것은 물론 상처가 낫는 속도도 빨라졌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에 사용한 박테리아는 녹농균과 황색포도상구균으로 피부와 상처에 감염을 일으키는 흔한 세균이다. 이들은 집단으로 모여 ‘바이오필름’이라는 보호막을 만들기 때문에 항생제가 듣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아르곤 원자를 이용한 플라스마를 쏘여 주자 10분 동안에 90%의 박테리아가 죽었다.
플라스마는 물질의 기본적인 상태인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네 번째 상태를 말한다. 보통 전자가 원자핵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온화 가스를 말한다. 플라스마는 다시 고온 플라스마와 저온 플라스마로 나뉜다. 고온 플라스마는 전자와 이온의 온도가 모두 높은 반면, 저온 플라스마는 전자만 온도가 높고 나머지 입자는 상온을 유지한다.
연구팀을 이끈 스베틀라나 에르몰라예프 박사는 “저온 플라스마는 사람의 피부 조직에 해를 끼치지 않지만 박테리아의 DNA와 표면 구조에는 손상을 입힌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이오필름에 둘러싸여 있는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필름이 두꺼워질수록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저항하는 힘은 강해진다. 연구팀은 “저온 플라스마는 편안한 온도로 넓은 환부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효율적인 살균 방법”이라며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박테리아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학술지 ‘의료미생물학’ 2011년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