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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문과와 이과 사이에서 갈팡질팡


C시 K고 1학년 P학생



“너는 꿈이 뭐니?”

“…”

“성적은 얼마나 나오니?”

“평균 5~6등급이요.”

“꿈이 없으니까 성적이 그렇게 밖에 안나오는 거 아닐까? 왜 공부해야 되는지 모르겠지?”



성적을 끌어올리는 힘든 싸움을 하려면 열정이 필요하다. 열정에 불을 붙이는 건 바로 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고2, 고3까지 아무 생각없이 시키는대로만 살아가는 현실. 진지하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필요하다.



“지금 문과, 이과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고?”

“네. 어느 쪽으로 갈지 잘 모르겠어요.”

“그것도 네 인생의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이유에서야.”



선생님은 P학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질문을 하나씩 꺼냈다.“반장은 해봤니?”

“아니요.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친구들과는 친하게 지내는 편이니?”

“친구들은 적당히 있어요.”

“책은 많이 읽니? 어떤 책을 좋아하니?”

“소설책은 대체로 좋아해요.”

“사회나 역사과목은 재미있니?”

“별로 안좋아해요.”

“그럼 너와 연관이 있거나, 너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는 열심히 하는 편이니?”

“네. 그런 것 같아요. 어린이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그 일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약간은 소극적이면서 세상사에 흥미없이 사는 듯한 P학생의 대답. 사실 이런 모습은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이 보이는 태도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특별함은 있다. 얼핏 보기에 아무런 관심없이 사는 듯하던 P학생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는 충실한 학생이었다.



너는 스스로 목적의식이 있어야 움직이는 아이인 것 같구나. 긍정적으로 발전한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정의로운 일을 앞장서서 실천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럴려면 네 안의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와야 돼.”



더 많은 친구를 사귀고,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일을 찾아보라는 것. 뭐라도 일단은 시작해야 거기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일들이 이어지고 확장될 수 있다.



“학교 신문반에서 학생기자로 일하는 건 재미있어요. 사진을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요.”

“마침 좋은 활동을 하고 있구나. 그러면 사회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학생기자로서 다양한 취재를 해보렴. 학교 소식 뿐 아니라, 지역사회로 나가서 소외된 사람들을 취재해서 신문에 실어보는 건 어떨까?”

“얼마 전에 유니세프의 활동을 취재한 기사를 썼는데 학교신문에는 못실렸어요.”

“그렇다면 지역신문에 투고해봐. 그래도 안되면 네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서 올려보렴. 꾸준히 기사를 올리면 나중에 멋진 포트폴리오가 될 거야. 신문기자를 하다가 로스쿨에 들어가 변호사가 돼서 투명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을 계속 할 수도 있지 않겠니.”



나중에 기자가 될지, 영화감독이 될지, 변호사가 될지 결정된 건 없지만, 하나씩 재미와 열정이 생기는 일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P학생의 적성은 이과 보다는 문과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수학을 싫어한다고 문과를 선택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네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문과 쪽에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지. 네 안의 보물창고를 열어보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보렴. 그 보물들을 세상에 내놨을 때, 과연 다른 이들이 보물로 인정해줄지 생각해보고 그중에서 어떤 것을 가꿀지 판단해야 해.”



대학에 가는 길, 사회에 나가는 길에 대해 P학생은 이제야 조금 감을 잡는 듯하다.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고 관리하는 데서부터 자기주도학습은 시작된다.







상담 선생님의 조언

1. 학생기자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다. 좋은 기사를 써서 지역신문에 투고하고, 개인 블로그를 운영한다. 개인 블로그는 자료화해 입학사정관제의 포트폴리오 자료로 제출한다.

2. 다양한 책을 읽으며 자신의 관심사를 넓혀간다.

3. 문과 쪽으로 진로를 정비하고 부족한 학습을 채워나간다. 1학년 이후 성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도록 노력한다.





사례 2 “자사고에 갈지 일반고에 갈지 망설여져요”


K시 K중 3학년 J학생

 



“초등학교 때 연예인이 꿈이었어요. 가수가 되고 싶어서 한동안 춤과 노래 연습을 하느라 공부에 소홀하다가 연예인이 되기는 힘들다고 깨닫고 다시 공부를 했어요.”



요즘 초등학생들이 꿈꾸는 직업 1위가 ‘연예인’이다. TV에 나오는 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 연예인이 되는 길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그런 현실을 비교적 일찍 깨달은 J학생. 다시 공부로 돌아와 영재학급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캠프를 갔다가 지구온난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대체에너지 연구자’가 꿈이 됐다. 그러나 그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생명공학자나 외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잡았지만, 이 역시 진정한 자신의 꿈인지 헷갈리고 있다.



“생명공학자나 외과의사는 ‘직업’이지 ‘꿈’은 아니야. 하지만 두 가지는 모두 생명을 존중하는 일이란 공통점이 있어. 의사가 돼서 환자를 직접 대할 수도 있지만, 의료기기를 만들거나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일도 꿈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단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어렴풋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보다는 당장에 고등학교 진학이 걱정이에요. 자사고에 진학하고 싶은데 약간은 망설여져요.”

“자사고에 왜 가고 싶니?”

“과학고나 영재고에 가기에는 성적이 조금 부족하고, 일반고에 가기는 싫어요.”

“과학고, 영재고에 떨어져서 자사고로 가는 건 잘못된 생각인 것 같구나. ‘왠지 꼭 가야 될 것 같아서’란 이유만으로 특목고에 갔다가 후회하는 학생들이 많아. 자사고가 무조건 대학 진학을 보장해주지는 않아. 자사고를 선택하려면 스스로 확고한 이유가 있어야 돼.”



우수한 자사고는 대학 진학에 유리하지만, 내신 성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선생님은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권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J학생은 후기 일반고로 전환된 명문고에 진학하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해갔다.



“성적이 반에서 1, 2등이니 어느 학교를 가든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야. 단, 네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전략을 잘 짜야겠지. 어떤 고등학교에 가서 무엇을 배울지, 어떤 대학에 가서 그 다음 길을 밝힐지를 말야.”



중3에게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중학교 생활을 한번 되돌아보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중3까지 공부한 걸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해. 예를 들어 한국지리는 잘 하는데 세계사는 잘 못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세계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너무 없으니 관련 책을 읽어야겠다는 계획을 하겠지. 그런 식으로 모든 과목을 하나씩 되짚어보렴.”



책을 많이 읽고 그 안에서 자신의 꿈과 멘토를 찾으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부모님이 공부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생님은 중요한 이야기를 해줬다.



“성공할지 안할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자식에게 ‘투자’해주는 게 바로 부모님이야. 그만큼 감사한 존재지. 하지만 그 과정을 헤쳐나가는 건 네 몫이란다. 수학에 부족함을 느껴서 학원을 알아보고 부모님께 등록해달라고 부탁할 수는 있지만, 부모님이 나서서 과외 선생님을 모셔오고 학원에 보내면 네가 계획한 일이 다 흐트러지겠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네 공부를 스스로 주도해야 해.”



선생님은 이와 함께 J학생이 선행학습한 내용을 인강(인터넷 강의)을 통해 다시 정리해보라는 조언을 했다. J학생은 그동안 공부한 것을 찬찬히 되짚으며 남은 중학교 생활을 알차게 마무리하기로 했다.







상담 선생님의 조언

1.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학할 고등학교를 정한다. 어떤 장점이 있으며 극복해야 점은 무엇인지 미리 정보를 탐색해 준비한다.

2. 자신만의 시간 관리법, 공부 관리법에 대한 전략을 짜고 습관을 만든다.

3. 선행학습한 내용을 놓치지 말고 복습해서 머릿속에 정리해둔다.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하든 충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4. 이공계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영어 공부를 미리 한다. 단어, 문법, 듣기 등을 꾸준히 한다.





사례 3 과감하게 고교 자퇴…그 이후는?


K시 D고 2학년 L학생





“무슨 과목을 좋아하니?

“물리 중에서도 전자기가 재미있어요.”

“그러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하고 싶니?”

“연구원이 되고 싶어요. 실험실에서 실험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이 저에게 잘 맞을 것같아요.”

“그러면 물리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아, 그건….”



물리를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던 L학생은 질문이 계속되자 말문이 막혔다.



“입학사정관은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그치지 않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네가 그 분야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볼 거야. 좋아하는 게 있다면 그에 대해 충분히 대답할 수 있어야겠지.”

“사실 얼마 전에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했어요.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어요.”



중학교 때 우수한 성적을 보였던 L학생. 고교 진학시 가고 싶던 학교에 못 들어가고 생각치 못했던 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처음에는 반에서 1등도 하고 고교생활에 잘 적응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얼마 안가 성적이 떨어지고 건강이 나빠지며 학교생활과 멀어졌고 얼마 전에는 자퇴를 하기에 이르렀다.



“조금 더 신중했거나, 조금 더 일찍 결정했으면 좋았겠다. 2학년 때부터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대입 준비를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은 도전이야. 내년 1월에 검정고시를 치르고, 그 이후에 바로 수능 준비로 들어가야겠구나.”

“정시모집뿐 아니라 수시모집도 지원할 수 있을까요?”

“물론 수시모집으로 지원할 수 있어. 일반대학과 이공계 중점대학 모두 고려해보고. 물리 쪽으로 공부할 길은 충분히 있어.”



L학생은 1월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이후에 수능을 대비하기로 했다. 수능시험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수시모집의 기회도 놓칠 수 없다. 수시모집을 지원하려면 심층면접이나 논술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이제 짜여진 체계가 아니라 혼자서 공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꼼꼼하게 시간 관리를 하는 일이 급선무다.



“아무래도 혼자서 공부하면, 생각보다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아질거야. 낭비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계획을 잘 짜봐. 공부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 여가 시간 등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움직여야 해.”



특히 영어 성적이 많이 부족한 L학생에게 선생님은 따끔한 한 마디를 건넨다.



“중학생 때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에 네가 원하던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못했지. 그래서 결국 지금의 결과를 얻은 거고. 그 과정에서 네가 노력하지 못했던 걸 뼈저리게 반성하고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돼.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된단다.”







상담 선생님의 조언

1. 내년 1월 검정고시 이후 대입 일정을 정리해서 중장기적인 시간 계획표를 짠다.

2. 수학 30%, 물리 30%, 영어 30%, 국어 10%의 비중으로 과목별 학습 계획표를 짠다. 운동과 여가를 비롯한 기본 생활에 대한 시간 계획표를 짜서 그에 맞춰 생활한다.

3. 영어 성적이 중하위권인 이유는 어휘력이 부족해서다. 단어집을 사서 하루에 정한 개수만큼 단어를 외운다. 단어를 충분히 외운 후 문법, 독해 순으로 공부를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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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상담 진행 신혜인, 정리 이종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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