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홀로그램, 전자종이, 가상현실, 홍채인식 시스템, 입는 컴퓨터…. 이 기술들은 모두 ‘상상력 발전소’라 불리우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의 산물이다. 지난 1985년 MIT대 산하 IT융합연구소로 설립된 미디어랩은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인 IT석학들이 이끌며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기술을 제시해 왔다.
최근 한국판 미디어랩 설립이 시작됐다. 올초 지식경제부는 창의적인 IT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의 'IT명품인재양성사업'을 발표했다. 이공계 상위권 대학들이 접전을 펼친 끝에 연세대가 구축기지로 선정됐다. 연구 위주의 통섭 교육, 1명당 1억 원의 파격적인 연구비를 지원할 한국판 미디어랩이 과연 스티브 잡스와 같은 IT산업 리더를 키워낼 수 있을까.
지식경제부는 지난 8월 26일 연세대를 IT명품인재양성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번 사업에는 연세대 외에도 서울대 휴먼 IT연구소, KAIST 이매지네이션 인스티튜트, 포스텍 IT융합연구소, 고려대 KU미디어랩이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과 송주호 서기관은 “이번 사업은 세계 IT를 이끌 인재를 만들어 국내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라며 “연세대가 제시한 독립적인 연구소 운영과 획기적인 교육과정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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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총 2개 대학 선정
MIT미디어랩은 기존 교육 틀을 벗어나 다양한 융합 연구에 도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IT명품인재양성사업은 미디어랩과 같은 연구소를 대학에 설치하고 연구와 교육을 조화시킨 통섭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기존 대학과 교육방식이 크게 다르다. 먼저 이론 위주의 교과과정을 탈피해 연구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교수에 대한 평가도 연구와 함께 교육 성과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양질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정부가 50억 원, 기업이 120억 원, 총 170억 원을 향후 10년간 지원한다.
지경부는 내년 상반기에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1개 대학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기업의 투자가 현실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많은 대학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개 대학을 운영하며
향후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라고 밝혔다.한국판 미디어랩의 교육 프로그램은 연구를 중시하는 MIT미디어랩의 큰 틀을 따른다. 연세대는 글로벌융합공학부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에서 인재 교육을 실시한다.
이 곳에서는 삶의 질 향상(smart living), 컴퓨터 기술과 문화(computational culture), 우리가 사는 도시(smart city), 공간 이동(seamless transportation), 기계와 인간의 인터페이스(smart interface) 등 총 다섯가지 주제를 연구한다.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닥칠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다섯가지 ‘고민’들은 바이오 센서(smart interface), 가상공간과 3D(computational culture)에 대한 연구로 구체화된다. 연구 과정은 수업으로 짜서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해결해나간다.
연세대 공대 이재용 학장은 “미래에 인류가 닥칠 문제의 해결방법을 배우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미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접근하는 방식은 통섭적인 연구다. 애플과 구글의 성공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에 인문사회예술이 접목될 때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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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 연구를 위해 연세대는 TIF(Technology, Imagination, Future)라는 강의 체계를 고안했다. ‘TIF’는 한 과목에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깃들어있음을 뜻한다. T는 수학, 과학, 전산과학, 공학을, I는 심리학, 철학, 언론홍보영상학, 경영학 등의 인문사회예술학을, F는 실질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포함한다. 한 과목마다 TIF의 세 요소가 적절하게 뒤섞여 있어 세 분야의 교수진이 팀을 이뤄 가르친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를 배운다면 소프트웨어 설계와 함께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한다. 제품화 단계에서는 어떤 디자인 요소를 반영해야 할지를 두루 살펴본다. 최종적으로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 성능 뿐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제품 홍보까지 고려해 실질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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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3년, 석박사 통합과정 4년
학부과정은 총 3년제다. 1학년 때는 미래 문제를 인식하기 위한 기초 능력을 배우고, 2학년 때는 심도 있는 이론과 기술로 이를 전문화시킨다. 3학년 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고 실현한다. 매학년마다 예술, 인문, 사회과학, 디자인 교육이 포함돼 있으며 예술성과 리더십, 사회성을 함양하는 활동을 병행한다.
대학원 과정은 최단 4년의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된다. 총 60학점을 이수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 된다. 박사학위를 빨리 받는 장점이 있지만 박사과정까지 내다보는 신중한 결정이 뒤따라야 한다. 또 인문사회예술을 두루 익히고 대학 3학년부터는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과학과 공학의 기초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연세대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원 첫 1년 간은 강도 높은 기초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론심화 과정 이후에는 미래융합연구소 인턴을 하며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MIT미디어랩에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황당해보이는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는 안정적인 투자 구조가 배경에 있다. 미디어랩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김재완 씨는 “미디어랩은 전체적으로 기업 투자를 받은 뒤, 20여 개의 모든 연구실에 균등하게 배분한다”며, “현재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주제의 연구실도 연구비에 대한 부담없이 연구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미디어랩 또한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다. 연간 170억 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연세대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줄 것을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 연세대가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비장의 카드인 이기태 소장의 영입에 있다. 이 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을 역임하며 휴대전화의 전설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 소장은 이공계 CEO의 경험을 살려 미래기술융합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산업적인 면을 보완해 교육과 연구, 산업의 세 축이 통합된 구조를 만들었다.
이 소장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연계해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라며 “대기업은 미래융합기술연구소로 인력을 보내 교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사 연구소를 운영할 여건이 못되는 중소기업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소비자 친화적인 경험을 통해 벤처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다. 연세대는 산학협력단과 기술이전 창업지원팀을 통해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판 미디어랩은 올해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IT명품인재전형을 통해 학부 신입생을 20명 뽑는다. 글로벌융합공학부로 들어오는 신입생 120명은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지만 그중 20명에게만 IT명품인재양성 사업의 혜택이 돌아간다. 글로벌융합공학부는 정보전자융합공학, 나노공학, 에너지환경공학 중 한 가지 분야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20명 선발
10월초부터 원서를 접수하며, 서류 심사와 심층 면접의 2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먼저 서류 심사에서는 우수성 입증 자료와 함께 자기소개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서류 심사를 통해 정원의 약 5배수, 100여 명의 수험생을 1차 통과시킬 예정이다.
2단계에서는 학생 1명당 30분 이상의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이재용 학장은 “문제 풀이식 면접은 아니지만 수학·과학의 기초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은 꼭 거칠 것”이라며 이공계 자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면접에는 인문사회학과 교수도 참석해 수험생의 양한 소양을 평가한다. 또 개인면접과 집단면접을 병행해 창의성을 다각도로 판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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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에서는 학생 1명당 30분 이상의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이재용 학장은 “문제 풀이식 면접은 아니지만 수학·과학의 기초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은 꼭 거칠 것”이라며 이공계 자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면접에는 인문사회학과 교수도 참석해 수험생의 다양한 소양을 평가한다. 또 개인면접과 집단면접을 병행해 창의성을 다각도로 판별할 예정이다.
선발된 학생은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공부한다. 기숙사를 무료로 이용하며 글로벌 환경의 독립적인 캠퍼스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전액 장학금과 월 50만 원의 생활비도 지원된다.
연세대는 내년부터 방학기간을 이용해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인턴으로 받아 연구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끌어올 계획이다. 영재고, 과학고 학생의 경우 AP(대학학점이수제) 선이수가 가능하다. 이 전형은 이과생뿐 아니라 문과생에게도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 단, 수학과 과학의 기초 소양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문과생에게 기회가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파인만 학원의 김민준 고등부 원장은 “구체적인 커트라인은 올해 입시를 치러야 드러나겠지만 장학금과 연구활동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졸업 후 전망이 밝다면 상위권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학원도 일반적인 서류와 면접 심사로 3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대학원생에게는 매달 100만~200만 원의 생활비가 지급된다. 통섭적인 연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문과 외 예술 계통의 타 전공생, 외국인 학생의 진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IT의 리더 키워낼 창의적 환경
막대한 투자와 새로운 시도로 야심차게 시작하는 한국판 미디어랩 사업. 이 사업이 IT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려면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할까. MIT미디어랩의 한인 연구원들은 ‘기업의 균등한 투자 분배’와 ‘성패에 관계없이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를 필수요소로 꼽는다. MIT미디어랩처럼 창의적인 연구를 장려하는 토양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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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과학이 교차하고, 실용적인 응용이 중시되는 현 시대에 통섭적인 교육 방식은 새롭게 요구되는 교육 패러다임이다. 다학제간 연구는 무엇보다도 탄탄한 기초 위에 세워질 수 있다. 서울대 응용과학기술대학원의 윤의준 부원장은 “융합 연구가 자칫 기초 학문에 대한 전문성을 잃기 쉬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학부 졸업에 그치지 않고 대학원 이상의 지속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해야 의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MIT미디어랩 사업은 졸업생들이 기업의 연구소나 대학보다는 산업을 이끌만 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하는 리더를 키우겠다는 목적이 크다. 애플과 구글 같은 혁신적인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단지 교육의 효과만은 아니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벤처기업이 생존 가능한 산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이재신 교수는 “기술 개발자가 아닌 IT산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창의적인 인재들이 사회에 나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 교육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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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판 미디어랩 설립이 시작됐다. 올초 지식경제부는 창의적인 IT 인재를 키우겠다는 취지의 'IT명품인재양성사업'을 발표했다. 이공계 상위권 대학들이 접전을 펼친 끝에 연세대가 구축기지로 선정됐다. 연구 위주의 통섭 교육, 1명당 1억 원의 파격적인 연구비를 지원할 한국판 미디어랩이 과연 스티브 잡스와 같은 IT산업 리더를 키워낼 수 있을까.
지식경제부는 지난 8월 26일 연세대를 IT명품인재양성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번 사업에는 연세대 외에도 서울대 휴먼 IT연구소, KAIST 이매지네이션 인스티튜트, 포스텍 IT융합연구소, 고려대 KU미디어랩이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과 송주호 서기관은 “이번 사업은 세계 IT를 이끌 인재를 만들어 국내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라며 “연세대가 제시한 독립적인 연구소 운영과 획기적인 교육과정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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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총 2개 대학 선정
MIT미디어랩은 기존 교육 틀을 벗어나 다양한 융합 연구에 도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IT명품인재양성사업은 미디어랩과 같은 연구소를 대학에 설치하고 연구와 교육을 조화시킨 통섭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기존 대학과 교육방식이 크게 다르다. 먼저 이론 위주의 교과과정을 탈피해 연구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교수에 대한 평가도 연구와 함께 교육 성과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양질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정부가 50억 원, 기업이 120억 원, 총 170억 원을 향후 10년간 지원한다.
지경부는 내년 상반기에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1개 대학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기업의 투자가 현실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더 많은 대학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개 대학을 운영하며
향후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라고 밝혔다.한국판 미디어랩의 교육 프로그램은 연구를 중시하는 MIT미디어랩의 큰 틀을 따른다. 연세대는 글로벌융합공학부와 미래융합기술연구소에서 인재 교육을 실시한다.
이 곳에서는 삶의 질 향상(smart living), 컴퓨터 기술과 문화(computational culture), 우리가 사는 도시(smart city), 공간 이동(seamless transportation), 기계와 인간의 인터페이스(smart interface) 등 총 다섯가지 주제를 연구한다.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닥칠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다섯가지 ‘고민’들은 바이오 센서(smart interface), 가상공간과 3D(computational culture)에 대한 연구로 구체화된다. 연구 과정은 수업으로 짜서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해결해나간다.
연세대 공대 이재용 학장은 “미래에 인류가 닥칠 문제의 해결방법을 배우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미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접근하는 방식은 통섭적인 연구다. 애플과 구글의 성공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에 인문사회예술이 접목될 때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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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 연구를 위해 연세대는 TIF(Technology, Imagination, Future)라는 강의 체계를 고안했다. ‘TIF’는 한 과목에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깃들어있음을 뜻한다. T는 수학, 과학, 전산과학, 공학을, I는 심리학, 철학, 언론홍보영상학, 경영학 등의 인문사회예술학을, F는 실질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포함한다. 한 과목마다 TIF의 세 요소가 적절하게 뒤섞여 있어 세 분야의 교수진이 팀을 이뤄 가르친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를 배운다면 소프트웨어 설계와 함께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한다. 제품화 단계에서는 어떤 디자인 요소를 반영해야 할지를 두루 살펴본다. 최종적으로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 성능 뿐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제품 홍보까지 고려해 실질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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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3년, 석박사 통합과정 4년
학부과정은 총 3년제다. 1학년 때는 미래 문제를 인식하기 위한 기초 능력을 배우고, 2학년 때는 심도 있는 이론과 기술로 이를 전문화시킨다. 3학년 때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고 실현한다. 매학년마다 예술, 인문, 사회과학, 디자인 교육이 포함돼 있으며 예술성과 리더십, 사회성을 함양하는 활동을 병행한다.
대학원 과정은 최단 4년의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운영된다. 총 60학점을 이수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 된다. 박사학위를 빨리 받는 장점이 있지만 박사과정까지 내다보는 신중한 결정이 뒤따라야 한다. 또 인문사회예술을 두루 익히고 대학 3학년부터는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과학과 공학의 기초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연세대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학원 첫 1년 간은 강도 높은 기초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론심화 과정 이후에는 미래융합연구소 인턴을 하며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MIT미디어랩에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황당해보이는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는 안정적인 투자 구조가 배경에 있다. 미디어랩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김재완 씨는 “미디어랩은 전체적으로 기업 투자를 받은 뒤, 20여 개의 모든 연구실에 균등하게 배분한다”며, “현재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주제의 연구실도 연구비에 대한 부담없이 연구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미디어랩 또한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다. 연간 170억 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연세대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줄 것을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 연세대가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비장의 카드인 이기태 소장의 영입에 있다. 이 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을 역임하며 휴대전화의 전설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 소장은 이공계 CEO의 경험을 살려 미래기술융합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 산업적인 면을 보완해 교육과 연구, 산업의 세 축이 통합된 구조를 만들었다.
이 소장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연계해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라며 “대기업은 미래융합기술연구소로 인력을 보내 교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사 연구소를 운영할 여건이 못되는 중소기업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은 소비자 친화적인 경험을 통해 벤처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다. 연세대는 산학협력단과 기술이전 창업지원팀을 통해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판 미디어랩은 올해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IT명품인재전형을 통해 학부 신입생을 20명 뽑는다. 글로벌융합공학부로 들어오는 신입생 120명은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지만 그중 20명에게만 IT명품인재양성 사업의 혜택이 돌아간다. 글로벌융합공학부는 정보전자융합공학, 나노공학, 에너지환경공학 중 한 가지 분야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20명 선발
10월초부터 원서를 접수하며, 서류 심사와 심층 면접의 2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먼저 서류 심사에서는 우수성 입증 자료와 함께 자기소개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서류 심사를 통해 정원의 약 5배수, 100여 명의 수험생을 1차 통과시킬 예정이다.
2단계에서는 학생 1명당 30분 이상의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이재용 학장은 “문제 풀이식 면접은 아니지만 수학·과학의 기초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은 꼭 거칠 것”이라며 이공계 자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면접에는 인문사회학과 교수도 참석해 수험생의 양한 소양을 평가한다. 또 개인면접과 집단면접을 병행해 창의성을 다각도로 판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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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에서는 학생 1명당 30분 이상의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이재용 학장은 “문제 풀이식 면접은 아니지만 수학·과학의 기초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은 꼭 거칠 것”이라며 이공계 자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면접에는 인문사회학과 교수도 참석해 수험생의 다양한 소양을 평가한다. 또 개인면접과 집단면접을 병행해 창의성을 다각도로 판별할 예정이다.
선발된 학생은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공부한다. 기숙사를 무료로 이용하며 글로벌 환경의 독립적인 캠퍼스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전액 장학금과 월 50만 원의 생활비도 지원된다.
연세대는 내년부터 방학기간을 이용해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인턴으로 받아 연구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끌어올 계획이다. 영재고, 과학고 학생의 경우 AP(대학학점이수제) 선이수가 가능하다. 이 전형은 이과생뿐 아니라 문과생에게도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 단, 수학과 과학의 기초 소양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문과생에게 기회가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파인만 학원의 김민준 고등부 원장은 “구체적인 커트라인은 올해 입시를 치러야 드러나겠지만 장학금과 연구활동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받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졸업 후 전망이 밝다면 상위권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학원도 일반적인 서류와 면접 심사로 3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대학원생에게는 매달 100만~200만 원의 생활비가 지급된다. 통섭적인 연구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문과 외 예술 계통의 타 전공생, 외국인 학생의 진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IT의 리더 키워낼 창의적 환경
막대한 투자와 새로운 시도로 야심차게 시작하는 한국판 미디어랩 사업. 이 사업이 IT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려면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할까. MIT미디어랩의 한인 연구원들은 ‘기업의 균등한 투자 분배’와 ‘성패에 관계없이 과정을 중시하는 태도’를 필수요소로 꼽는다. MIT미디어랩처럼 창의적인 연구를 장려하는 토양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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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과학이 교차하고, 실용적인 응용이 중시되는 현 시대에 통섭적인 교육 방식은 새롭게 요구되는 교육 패러다임이다. 다학제간 연구는 무엇보다도 탄탄한 기초 위에 세워질 수 있다. 서울대 응용과학기술대학원의 윤의준 부원장은 “융합 연구가 자칫 기초 학문에 대한 전문성을 잃기 쉬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학부 졸업에 그치지 않고 대학원 이상의 지속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해야 의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MIT미디어랩 사업은 졸업생들이 기업의 연구소나 대학보다는 산업을 이끌만 한 새로운 기술을 제시하는 리더를 키우겠다는 목적이 크다. 애플과 구글 같은 혁신적인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단지 교육의 효과만은 아니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벤처기업이 생존 가능한 산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이재신 교수는 “기술 개발자가 아닌 IT산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창의적인 인재들이 사회에 나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 교육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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