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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동성애’ 하는 이유


생물학자들은 진화론의 관점에서 동성애는 진작 사라져야했을 교배 방식이라고 말한다. 동성애는 번식 능력이 없어 종족보존에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곤충과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거의 모든 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된다.

새만 해도 130여 종이 동성애를 즐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성애는 ‘다윈의 패러독스’라고 불리며 존재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조류만큼은 그 설명이 가능해질 것 같다. 호주의 생태학자들이 동성애는 새끼를 돌보는 태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저널 ‘동물행동’ 7월 5일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호주 뉴캐슬대의 죠프 맥팔랜드 교수팀은 동성애가 발견됐다고 기록된 새 93개 종을 관찰했다. 그 결과 육아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은 개체일수록 동성에게 구애를 하거나 교미하는 시늉을 보이는 행동이 많이 발견됐다.

특히 암컷이 육아를 책임지는 경향이 큰 종일수록 수컷들의 동성애 행위가 잦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컷이 육아를 전적으로 맡게 되면 암컷은 남는 에너지를 자신의 동성과 관계를 맺는 데 할애했다.

실험 종에서 수컷-수컷 짝이 발견된 종은 82%, 암컷-암컷 짝이 발견된 종은 38%였다. 전체적으로 볼 땐 개체 중 5%가 동성애를 했다.

맥팔랜드 교수는 이를 “새들에게 부모 노릇은 그리 큰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즉 몇몇 종은 두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하지 않아도 종족 번식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 동성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진화상 동성애가 해가 된다거나 자연스럽지 않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동성애는 구애 행동을 미리 연습해보기 위함이거나 동성끼리 결연을 다지고 사회적인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새가 왜 동성애를 하는지는 결론짓지 못했다. 연구팀은 “초식동물들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연구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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