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줄기세포연구소 신근유 박사(사진)는 “쥐의 줄기세포를 청각 기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달팽이관의 유모(有毛)세포로 성장시키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생명과학저널 ‘셀’ 5월 14일자에 실렸다.
유모세포는 머리카락 같은 돌기를 이용해 주변의 소리(진동)를 감지한 뒤 이를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청각세포는 여러 가지 감각세포 가운데 유일하게 줄기세포로는 만들지 못해왔다.
신 박사팀은 쥐의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외배엽 세포로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FGFs’라는 섬유세포 성장인자를 첨가해 유모세포로 성장시켰다. 이렇게 분화된 유모세포는 소리를 감지해 전기적인 신호를 발생시켰고,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형태도 실제 쥐에서 추출한 유모세포와 비슷했다.
신 박사는 “유모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는 유모세포가 손상되는 원인을 밝히고 치료 약물의 효능을 시험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먼 미래에는 유모세포를 이식해 청각을 잃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