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천문학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백색왜성 중성자성 블랙홀 연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우주 천문학 분야 중 특히 괄목할 만한 변화와 발전을 이룩한 분야가 고에너지 영역을 다루는 X선 천문학이다. X선 천문학은 특히 우주의 수수께끼 블랙홀(black hole)과 깊이 관련돼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X선은 잘 알려진 대로 1895년 뢴트겐(Röntgen)에 의해 발견됐다. 그로부터 약 50년 뒤인 제2차 세계대전 직후 1948년에 X선 천문학이 시작됐다. 미국 해군 연구소가 V2 로켓을 이용하여 태양이 방출하는 X선을 관측했던 것이다. 천문학사에 길이 남을 이러한 일이 해군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해군은 지금도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해군 천문대를 운용하고 있다.
우후루로 시작
여러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서 천문학자들이 본격적으로 X선 천문학을 시작하게 된 것은 1970년 미국의 관측위성 우후루(Uhuru)가 우주 궤도에 올려져 약 3년 동안 3백39개의 X선 천체를 발견하면서부터다. 우후루는 스와힐리말로 '자유'를 의미하는데, 이는 이 위성이 지구 적도 상공의 궤도로 쉽게 진입하기 위하여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사됐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이 띄운 X선 관측위성의 개수는 15개가 넘는다. 이들 위성들은 4~5년 정도의 기간동안 하루에 10여 차례씩 지구를 공전하며 천체들을 관측한 후 그 결과를 지상국에 전송해왔다. 현재 우주에는 미국 NASA와 독일 막스 플랑크(Max Planck) 연구소가 X선 발견 1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90년에 공동으로 발사한 ROSAT(Röntgen Satellite) 위성이 올려져 있다. 또한 태양만을 전문으로 관측하기 위해 일본이 1991년 발사한 Solar-A 위성도 맹활약을 하고 있다. 금세기말까지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X선 위성은 미국 NASA의 AXAF(Advanced Xray Astrophysics Facility)와 일본 ISAS의 Astro-D 등 5~6개에 이르고 있다. Astro-D는 최근에 발사됐다.
X선 천문학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의 형태인 백색왜성 중성자성 블랙홀 등의 연구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특히 현재까지 관측된 X선원 중 Cyg X-1(백조자리에서 첫번째로 발견됨) LMC X3(대마젤란 은하에서 세번째로 발견됨) A0620-00(Ariel 위성으로 관측됨) 등은 거의 확실한 블랙홀의 후보로 알려지고 있다.
X선망원경으로 관측된 결과는 전파망원경과 마찬가지로 도달하는 X선의 강도에 따라 등고선이 그려진다. 천체로부터 방출되는 X선은 몇몇 대상을 제외하고는 그 세기가 매우 미약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 X선 천문학자들은 보다 감도가 좋은 검출기 개발에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게 했을 때만이 백색왜성 중성자성 블랙홀은 물론 외부은하와 구상성단의 중심부, 퀘이사(quasar), 뜨거운 성간 기체, 우주배경복사 등의 연구에도 진전이 있게 될 것이다.
X선 천문학은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항공우주공학 분야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 분야는 관측기기 뿐만 아니라 위성체 제작과 제어기술, 지구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로켓 비행 관련 기술, 위성과 지상국간의 통신기술 등 첨단 기술의 여러 분야와 공동 보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과학기술의 균형있는 발전 차원에서 보았을 때, X선을 비롯한 고에너지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우리나라에도 우주천문학 분야가 매우 활기를 띨 것으로 천문대에서는 예측하고 있으며, 수년 전부터 X선 검출기 제작 기술 축적과 X선원 연구를 병행해 진행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