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판다가 유전학적으로는 육식동물이라는 뜻밖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판다는 둔한 몸으로 풀밭에 앉아 대나무 잎을 뜯어 먹는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 베이징유전체연구소 과학자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베이징 올림픽의 마스코트로 알려진 세 살짜리 암컷 자이언트판다 ‘징징’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판다에겐 식물의 섬유질을 소화시키는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의외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특유의 고기 맛인 ‘우아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T1R1 유전자가 염기서열에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판다가 포유류 가운데 개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베이징유전체연구소의 왕준 부소장은 “육식성 유전자를 가진 판다가 풀을 먹는 이유는 T1R1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아 고기의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섬유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대신, 내장에 들어 있는 박테리아가 대나무를 소화시킨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이번 유전자 분석이 멸종 위기에 처한 판다를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2월 13일 발행된 ‘네이처’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