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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아이스크림 덩어리 쌓이듯 진화했다고?



| 우연한 마음 |
데이비드 린든 지음 | 김한영 옮김 |
시스테마 | 269쪽 |1만 7000원

“‘이것’은 몸무게의 2% 정도에 지나지 않으면서 총에너지의 20%를 소모하는 에너지 먹보다.”

“산모가 아기를 낳을 때 커다란 머리를 밖으로 밀어내려고 고생하는 이유는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탓에 ‘이것’이 비효율적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이것’이 다른 동물의 것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이스크림 한 덩어리에 한 덩어리를 더 얹듯이 단순한 영역에서 고위 영역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진화했을 뿐이다.”

‘이것’은 바로 ‘뇌’다. 뇌를 새로운 시각으로 알려주는 데이비드 린든 박사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뇌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학생들을 ‘빵빵 터뜨리는’ 즐거운 강의를 하기로 유명하다. 그가 자신의 저서 ‘우연한 마음’에서 설명하는 뇌는 지금까지 뇌 과학자들이 말하던 ‘슈퍼컴퓨터보다 효율적인 것’이 아니다.

린든 박사는 이 책에서 뇌는 우연히 되는 대로 진화한 괴상한 살덩어리라고 설명한다. 단순한 동물에서 사람이 탄생하기까지, 동물이 진화를 겪을 때마다 뇌가 새롭게 설계된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기능에 고급 기능이 하나씩 추가되는 방식으로 사람의 뇌가 탄생했다는 뜻이다.

린든 박사는 지루한 뇌과학을 마치 웃기는 잡담처럼 술술 풀어냈다. 물론 나트륨 이온이나 글루타민산나트륨이 시냅스에서 다른 시냅스로 이동하면서 신호를 전달하는 일이나 뇌의 겉껍질(피질)의 구역마다 느끼는 감각이 다르다는 내용처럼 뇌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과 상식도 다뤘다.

뇌에 대한 이론이 담긴 기존의 책은 대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일반인 독자를 위한 뇌 과학 책은 심리학 분야를 지나치게 끌어들여 뇌에 대한 정보나 설명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들려줬던 재미있는 설명과 예시를 토대로 뇌에 대한 생화학적, 심리학적인 이론을 이 책 안에 유쾌하게 쏟아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경과학전문의들이 직접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와 환자를 수술한 결과를 소개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1848년에 미국 버몬트주 철도공사장에서 발파 작업을 하려다 사고를 당한 피니어스 게이지의 이야기는 경악할 만한 사례이지만, 사람의 성격을 결정짓는 주체가 뇌, 특히 전두피질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다.

쇠막대가 게이지의 왼쪽 뺨으로 솟구쳐 올라 거의 수직으로 눈구멍을 꿰뚫고 왼쪽 전두피질에 큰 구멍을 만들면서 머리 바깥으로 빠져 나왔다. 그는 즉사했을 거라 짐작되지만, 놀랍게도 수술 뒤 몇 주 만에 완전히 회복했다. 그 대신 친절하고 분별력 있던 게이지는 거만하고 고집이 세며 충동적인 사람이 돼버렸다고 한다. 전두피질에 입은 손상이 그의 성격을 바꾼 것이다.

‘우연한 마음’은 이외에도 사람이 경험을 토대로 기억하는 이유, 사람이 동물과 달리 종족번식을 원치 않을 때도 사랑하는 이유, 사람이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이유처럼 뇌에 대한 의문에 재치 있게 답한다.

눈길이 머무는 이달의 책



| 한눈에 쏙! 수학 지도 & 한눈에 쏙! 생물 지도 |
과학동아 기획 | 이광연(수학) 김응빈(생물) 지음 | 궁리 | 241쪽(수학) 172쪽(생물) |
1만 800원(수학) 9800원(생물)

교과서 목차에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과학동아’에 연재됐던 ‘교과서에 길이 있다’ 중 수학 편(2월호)과 생물 편(5월호)이 책으로 나왔다. 건물을 지을 때 설계도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교과서 목차를 이해하면 그 과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수험생들이 대개 문제 유형별로 푸는 방법을 암기하며 공부하는 수학은 ‘수학지도’에서 차례를 보며 차근차근 개념을 이해하다 보면 응용문제가 나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다. ‘생물 지도’에서는 생물도 무작정 암기하기보다 드라마를 보듯이 줄거리를 파악하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그림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돼 있어 수학과 생물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과목마다 전체적인 내용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대형브로마이드도 제공한다. ‘수학 지도’ 브로마이드는 목차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수학이라는 과목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생물 지도’ 브로마이드는 몸속에 들어 있는 뇌와 심장, 폐, 간 같은 기관이 훤히 보이는 그림이 한가운데에 있고, 부위별로 어떤 목차와 관련 있는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내년에는 ‘화학 지도’와 ‘물리 지도’ ‘지구과학 지도’도 나올 예정이다. 과학동아가 기획한 ‘내비게이션’과 함께 과학을 재미있고 즐겁게 공부해 보자.



파리식물원에서 데지마박물관까지
이종찬 지음 | 해나무 | 264쪽 | 1만 3800원
유럽과 일본에 대한 여행 정보를 주는 책은 많지만, 자연사박물관과 식물원 등을 소개하며 자연과 과학, 의학을 문화적, 역사적 관점에서 짚어보는 책은 드물다. 프랑스 파리의 자연사박물관, 이탈리아 파도바의 식물원, 일본 나가사키의 데지마박물관 등을 둘러본 저자는 선진국에서 과학이 인문사회나 경제에는 어떤 이점을 줬는지 설명한다.

개미
로랑 켈러, 엘리자베스 고르동 지음 | 양진성 옮김 | 작은책방 | 303쪽 | 1만 3600원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미 전문가 로랑 켈러와 5년 동안 ‘르몽드’ 과학 전문기자였던 엘리자베스 고르동이 신비하고 매혹적인 개미의 세계를 소개한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추천하기도 한 이 책에서는 개미가 환경에 미치는 이점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신호, 협동과 계급 간의 싸움까지 개미사회에 대한 재미있는 모습을 다뤘다.

매우 똑똑한 과학만화
곽영직 지음 | 이치사이언스 | 1권 211쪽 2권 171쪽 | 각 9500원
중학교 물리를 완전 정복할 수 있는 학습만화가 나왔다. 매우 똑똑한 과학만화 시리즈 제1권 ‘힘과 운동’과 제2권 ‘전기와 자기’이다. 자연 현상에서 과학 법칙을 다뤄 과학적인 안목을 키우고, 적절한 설명과 비유하는 그림으로 개념을 확실하게 잡으며, 교과과정과 연결까지 돼 있으니 한 번에 세 마리의 새를 잡는 격이다.



뇌 과학의 함정
알바 노에 지음 | 김미선 옮김 | 갤리온 | 302쪽 | 1만 3800원
의식과 자아, 사고와 경험 등 인간의 본질을 둘러싼 인간 고유의 특성은 뇌에서 나온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걸출한 스타 학자들의 견해와 연구 성과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사실상 지난 10여 년 동안 뇌 과학과 신경과학이 어떤 새로운 사실도 밝혀내지 못했음을 증명한다. 인간에 대한, 그리고 뇌에 대한 가장 위험한 착각 이야기를 들어보자.

멋진 신세계와 판도라의 상자
연세 과학 기술과 사회 연구 포럼 지음 | 문학과 지성사 | 358쪽 | 1만 1000원
과학 기술과 소통하는 15가지 시선을 소개한다. 이 책은 과학의 정체성, 과학적 연구 성과의 가치, 과학자가 된다는 의미를 다뤄 과학 기술 사회에 대해 성찰하고 우리는 어떤 미래로 가고 있는지 말한다. 과학 기술과 사회의 소통 문제를 제기하고 과학 기술 연구자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과학 기술적 논리의 허와 실을, 그리고 과학 기술과 윤리적 현안에 대해 짚어 본다.

모자란 남자들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40쪽 | 1만 3000원
“아담이 이브를 만든 게 아니다, 이브가 아담을 만든 것이다.”
이 책은 생명의 탄생으로부터 이어지는 성의 발달, 그리고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분자생물학적인 관점으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모자란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는 수명이 짧고 쉽게 질병에 걸리며 정신적으로 약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남자와 여자의 육체적, 정신적인 차이를 정확한 과학적인 근거로 설명한다.
 

2009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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