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바다 속 미세 조류의 영양분이 부실해져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생태연구소(NIOO-KNAW)와 암스테르담대 연구진은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늘면서 미세 조류가 크게 번식하고 있지만 이들의 영양학적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네덜란드 과학연구기구(NWO)에 제출한 자료에서 3월 14일 밝혔다. 미세 조류는 바다 먹이사슬의 최하위를 차지하는 하등 식물로 클로렐라가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커다란 실험용 수조 두 개에 조류가 살고 있는 물을 가득 채운 뒤 각각 보통 공기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인 공기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조류가 번식하는 양과 조류 몸 속의 탄소, 질소, 인 비율을 검사했다.
실험 결과 조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공기에 노출됐을 때 더 많이 번식했다. 하지만 몸을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탄소는 늘고 인은 줄었다. 이는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인은 비료의 주성분이기도 한 대표적인 영양 덩어리다.
연구진은 영양가가 떨어진 조류가 물벼룩과 같은 1차 소비자를 부실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엔 먹이 사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벼룩을 잡아먹은 작은 물고기,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은 큰 물고기가 모두 부실 체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수산물을 섭취하는 사람도 충분한 영양을 얻지 못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시작되면서 지상에선 동식물이 서식지를 옮기는 현상이 이미 관찰되고 있어 이번 연구가 수중 생태계의 변화 수준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