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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현대판 비글호 항해기

“저는 매일 가슴 조리며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날은 저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날로서, 남은 인생의 생일로 기억될 겁니다.”

31831년 10월 영국의 찰스 다윈이 비글호의 출항을 기다리며 선장 피츠로이에게 쓴 편지 중 일부다. 당시 영국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하던 때라 전 세계 해안선과 항구, 주요 섬들의 정보가 필요했다. 태평양으로 가기 위한 길목인 마젤란 해협, 남아메리카 해안선, 호주 등을 조사하는 일이 비글호의 임무였다. 비글호는 그해 12월 27일 영국 데이번포트 항을 떠나 긴 항해를 시작했다. 다윈은 동식물, 지질, 광물을 조사하기 위한 박물학자이자 선장의 말동무로 비글호에 탑승했다. 다윈의 비글호가 17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어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실에 자리를 잡았다. 비글호를 타고 탄생 200년 만에 우리나라에 온 다윈을 만나러 항해를 떠나보자.

다윈 타조알을 찾아라!
특별전에 있는 비글호는 비록 축소모형이지만 여러 활동을 하면서 선원이 된 듯한 기분에 빠질 수 있다. 비글호에 오르면 움직도르래와 고정도르래를 이용해 돛을 올리는 체험을 하며 도르래의 원리를 깨닫고, 기다란 밧줄을 이용해 8자매듭, 줄임매듭, 옭매듭, 보우라인매듭처럼 다양한 매듭을 짓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인생이 한바탕 꿈이라면 항해야말로 그 긴 밤을 보내기에는 가장 아름다운 꿈이라고 믿는다. 나는 이번 여행을 신나게 즐기며 큰 기쁨을 맛봤다.”

다윈은 4년 9개월간 동식물과 화석을 채집했으며 큰 지진을 경험하고 인디언 무덤을 뒤져 고고학 자료도 모았다. 알코올에 보존한 표본이 1500여 점에 이르고 그의 기록은 18권이나 됐다. 다윈은 이를 바탕으로 1839년 ‘비글호 항해기’를 펴냈다.

특히 다윈전에서는 다윈이 티에라 델 푸에고에 가서 보고 느낀 내용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불의 나라’라는 뜻인 티에라 델 푸에고는 남아메리카 남단 마젤란해협에 있는 섬으로 한때 원주민만 1만 명까지 살았다.

이 코너에서는 원주민이 타조, 퓨마 같은 동물을 잡을 때 사용한 도구인 ‘볼라’, 원주민이 즐겨 먹던 식용 버섯인 ‘다윈 버섯’도 직접 볼 수 있다. 볼라는 돌이나 쇠로 만든 공 두세 개를 쇠가죽 끈으로 연결해 만든 사냥도구다. 또 영국 조류학자인 존 굴드가 ‘다윈 타조’라고 이름 붙였던 타조의 알을 만나볼 수 있다. 일반 타조에 비해 덩치가 작은 이 타조는 다윈이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 섬에서 가져와 영국으로 보내 굴드가 박제로 제작했다. 다윈은 평범한 타조가 북아메리카에 살고 새로운 종이 남아메리카에 사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며 종의 진화에 대해 고민했다.
장보고호에 응원 메시지 보내자!

다윈은 40년쯤 뒤에 국내에 소개됐다. 근대신문인 한성순보가 1884년 3월 8일자에 다윈이란 사람이 대양을 두루 여행하면서 동식물을 조사해 진화론을 담은 ‘종의 기원’이란 책을 썼다는 내용을 전했다. 다윈전 ‘한국의 다윈’ 코너에는 이 내용을 보도한 신문이 전시돼 있다.

지난해 10월 9일에는 국내 자원탐사 전문가인 권영인 박사가 다윈의 비글호 항해를 따라가기 위한 1년여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해수성분뿐 아니라 연안 생물, 연안 지질, 광물 자원을 조사하며 다윈의 업적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장보고호를 타고 미국 아나폴리스를 출발한 것. 다윈전에서는 권 박사의 장보고호 항해 동영상을 보며 권 박사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벌써 권 박사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한쪽 벽과 유리병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박사님, 항해 조심하시고 안전히 다녀오세요. 많은 물건도 채집하시구요.” “박사님, 다윈 박사님이 비글호를 타고 여러 모험과 신기한 것들을 수집해 역사적인 ‘종의 기원’이 나왔듯이 박사님께서도 세상이 놀랄 만한 ‘기적’을 발견해주세요. 성공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2008년 12월 16일 우리 아들 생일날.” 현재 권 박사는 푸에르토리코를 지나 남아메리카로 향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마젤란해협을 지나 갈라파고스섬을 거친 뒤 태평양을 건너 여수에 도착하는 권 박사의 장보고호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

다윈전 보고 퀴즈 풀기

1884년 3월 8일자 한성순보는 진화론을 ‘순화설’(醇化說)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는데, 다윈은 어떤 이름으로 소개했을까?

※ 이 문제의 정답을 적어 2월 16일까지 e메일(cosmos@donga.com)로 보내주시거나 현장에 마련된 함에 넣어주신 분 중에서 3명을 추첨해 과학동아 1년 정기구독권을 보내드립니다.

입장료 성인 9000원
초·중·고 8000원(워크북 증정)
유아 7000원(입체종이모형 증정)
예매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1588-7890)
단체문의 (02)475-0636, 0641
※자세한 사항은 특별전 홈페이지 (www.darwin200.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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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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