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노벨재단은 3년만에 노벨 화학자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1차 세계대전 탓에 1916, 1917년 모두 수상자를 선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으로 온 유럽이 혼돈에 쌓여있을 때 선정된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은 프리츠 하버(Fritz Haber)였다. 공기 중의 질소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데 성공한 독일인 프리츠 하버는 과학,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식량 생산 증진으로 인한 기아 해결이라는 사회적 측면에서도 훌륭한 공헌을 한 과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유태인이면서 독일 국민이었고, 애국자였다. 그는 최초로 독가스 제조에 성공한 사람이었으며 그가 만든 암모니아 합성 이론은 독일군의 화약 제조에 활용되었다. 그 자신조차 헌신적인 독일인임을 자랑스러워했다. 때문에 노벨재단은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게 되었고 시상식에는 스웨덴 왕족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인류에 대해 공헌한 자에게 주는 노벨상의 의의를 생각해 본다면 프리츠 하버의 수상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