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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열대어 키운다 컴피쉬 COMFISH

 

컴피쉬


▒ 나는 컴퓨터야. 항상 인간이 시키는 일만 하던 내가 애완 물고기를 키우게 됐어. 물고기가 편안하도록 수온을 조절해주고, 시간이 되면 산소도 넣어주고, 열대어가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예쁜 LED조명을 켜기도 해. 내 이름은 ‘컴피쉬’.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나는 스스로 수온과 산소를 공급하는 지능형 어항과 그 어항을 제어하는 전용 프로그램으로 이뤄졌어. 어항은 A4용지 절반 정도로 작아서 다루기 쉽고 잘 쓰러지지도 않아. 컴퓨터와는 USB케이블로 연결하면 돼.

나는 열대어에 대해 많이 알아. 열대어가 자라려면 좁은 어항도 하나의 생태계가 돼야 해. 열대어가 먹이를 먹고 배설하면 그 배설물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있어야 하고, 열대어와 박테리아가 살 수 있도록 산소와 적당한 수온도 필요해.

내 안에는 기포발생기와 온도센서, 발열장치가 있어. 기포발생기는 열대어와 박테리아에 산소를 공급하지. 물속 용존산소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가 필수야. 용존산소량이 너무 높아도 문제라고? 그래서 나는 자동으로 기포발생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물론 이 부분은 열대어에 맞게 사람이 설정을 해야 돼. 예를 들면 1분 발생 뒤 9분 정지, 3분 발생 뒤 7분 정지. 이런 식으로 말이야. 이렇게 한번 설정을 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내가 알아서 기포를 발생시켜. 컴퓨터와 연결이 끊어져도 전기만 공급하면 된다는 말이지.

수온도 컴퓨터로 조절할 수 있어. 온도센서가 있기 때문에 컴퓨터 화면으로 수온을 알 수 있고, 원하는 수온만 입력하면 그 숫자에 맞게 발열장치가 작동하지. 열대어는 대개 25~28°C를 좋아하니 집이나 사무실 온도가 대개 16~20°C인 것을 감안하면 조금은 따뜻하게 해줘야겠지.
그런데 열대어마다 살 수 있는 용존산소량이나 수온이 다르다고? 말했잖아. 난 열대어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전용 프로그램에는 열대어 백과사전이 담겨 있어.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열대어 40여종이 좋아하는 먹이, 수온, 산소량에 대한 정보가 전부 담겨있기 때문에 어떤 열대어든 쉽게 특성을 알 수 있어.

예를 들어 열대어 ‘구피’를 키우고 싶다면 백과사전을 열고 구피를 찾아봐. 구피는 24~28°C의 수온이 적당하지. 산소량은 얼마나 많은 구피를 키우느냐에 따라 다른데 두 마리 정도라면 10분 중에 1~2분만 기포를 발생시켜도 충분해. 참, 수돗물을 넣을 셈이면 어항에 구피를 넣기 전에 반나절 정도 그냥 둬. 열대어에게 해로운 염소 성분이 빠져나가도록 말이야. 나는 크기가 작으니까 수족관에서 구피를 담아준 대로 물과 열대어를 같이 넣는 방법이 가장 좋긴 하지.
 

컴피쉬는 전용 프로그램으로 어항의 조명 색을 조절한다. 열대어는 조명이 바뀔 때마다 다른 색을 띤다.


어둠 속에서 더 빛나

참, 열대어가 죽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뭔지 알아? 바로 물이 더러워져 산성화되기 때문이야. 아무리 열대어와 박테리아 사이에 생태계가 형성됐어도 물고기 배설물을 박테리아가 전부 분해하기는 버거워. 결국 바닥에 쌓인 배설물이 썩으면서 물이 산성화되지. 그래서 3주에 한번은 부분적으로 물을 갈아줘야해.

나는 밑바닥에 작은 유리구슬이 여러개 깔려 있어. 그래서 물을 갈아주기만 해도 유리구슬이 움직이며 바닥에 가라 앉은 배설물과 먼지를 띄워주지. 물만 갈아줘도 청소하는 효과가 나는 셈이야.

컴퓨터가 다 하면 사람이 할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렇지 않아. 먹이는 사람이 줘야해. 내가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지. 열대어가 보기에 사람 손가락이 먹이를 주니까, 나중에는 어항 근처에 사람 손가락만 오가도 쪼르르 모여들고 손가락을 따라 요리조리 헤엄쳐. 산소를 공급하고 수온을 맞춰주는 것은 난데, 먹이 주는 손가락이 더 좋은가봐.

그래도 열대어가 아프면 내게 고마워할걸. 물고기가 아프면 색이 달라지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데, 웹캠만 있으면 이를 촬영해 전용 프로그램으로 저장할 수 있어. 이 동영상을 위컴즈 홈페이지(www.wecoms.co.kr)에 올리면 위컴즈의 열대어 박사들이 상담을 해주기도 해. 너무 걱정하지는 마. 컴퓨터로 환경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물고기가 아픈 경우는 거의 없어.

내가 가장 빛을 발할 때는 어두운 밤이야. 전용 프로그램으로 어항에 있는 조명의 색도 조절할 수 있어. 열대어는 조명에 따라 반사하는 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명이 바뀔 때마다 화려한 변신을 하지. 단순한 어항을 넘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으뜸이란 말이지.

사람들은 내게 묻지. “열대어를 키우려면 어렵고 귀찮지 않아요?” 그럼 난 이렇게 물어봐. “컴퓨터 켜고 마우스 클릭하는 게 어렵고 귀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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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전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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