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Hope) 다이아몬드.
45.52캐럿(9.1g)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블루 다이아몬드이면서 추정가 2000억 원으로 세계 최고가의 보석이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호프 다이아몬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신비를 지니고 있다. 즉 자외선을 비추면 어둠속에서도 몇 분 동안 붉은 인광(phosphorescence)이 나오는 것. 인광은 빛을 받아 들뜬 상태가 된 결정 속의 전자가 서서히 안정화될 때 내보내는 빛이다.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제프리 포스트 박사팀은 호프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천연 블루 다이아몬드가 내는 인광이 일종의 ‘지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올로지’ 1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블루 다이아몬드 67개에 자외선을 쪼인 뒤 나오는 인광을 분석했는데, 인광은 파장이 660nm(나노미터, 1nm=${10}^{-9}$m)인 붉은빛과 파장이 500nm인 청록빛이 합쳐진 결과로 드러났다.
호프 다이아몬드의 인광이 붉은 이유는 660nm의 빛이 훨씬 많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블루 다이아몬드는 500nm의 빛이 더 강해 청록계열 인광을 띠지만 붉은빛이 섞인 정도가 달라 인광의 색조가 미묘하게 다르다. 포스트 박사는 “인광을 분석하면 개별 블루 다이아몬드를 구별할 수 있다”며 “인공적으로 만든 블루 다이아몬드는 이런 현상이 없기 때문에 모조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