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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야후와 구글에 도전한다

온라인에서 모르는 사람을 새로 만나 친구가 되고 상대를 스카우트하고 사업 파트너를 만나고 애인을 얻어 결혼에 골인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서비스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2천만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싸이월드’가 대표적이고, 이에 앞서 동창 찾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아이러브 스쿨’도 SNS 중 하나다.

아이러브스쿨이 불러온 파장은 대단했다. 연락이 두절된 과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0년 9월 한달 동안에만 98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아이러브스쿨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등장해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인수한 싸이월드는 회원수가 2천만명을 넘어서며 한국의 대표적인 SNS로 자리잡았다.

싸이월드는 SNS 사이트의 성공 모델로 인정받아 그 경영 사례가 11월부터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수업자료로 이용될 정도로 국제적인 지명도를 쌓았다. 싸이월드의 성공에 힘입어 미국에는 ‘마이스페이스’란 이름의 세계 최대 SNS 사이트가 생겼는데, 최근 가입자가 2억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SNS 사이트도 변화에 직면했다. 아이러브스쿨은 과거의 동창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더 이상 발전시키지 못하면서 지금은 빛바랜 사이트가 되고 말았다. 싸이월드의 경우 싫증을 느끼고 싸이월드를 아예 멀리 하는 회원이 늘면서 예전 명성을 위협받고 있다. 결국 1세대 SNS는 온라인 공간에서 친구맺기라는 하나의 유행을 만들었지만 이것을 ‘생산적인 만남’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2세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과감한 프로필 공개와 적극적 인맥 맺기

웹 2.0 방식의 SNS를 구호로 내걸고 있는 2세대 서비스는 회원이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과 인맥을 공유하고 비즈니스, 취업, 멘토링 같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1세대 서비스보다 참여나 개방, 공유의 정신을 훨씬 더 강조한다.

1세대 SNS는 ‘미니홈피’적 네트워크의 성격이 강했다. 미니홈피는 사진이나 글, 음악, 영상을 올리기 쉽게 한 개인만의 사이버공간이다. 싸이월드와 마이스페이스에서 회원은 자신의 미니홈피를 소유하고, 이곳에 친구를 초청해 1촌 관계를 만든다.

반면 2세대 싸이월드는 미니홈피처럼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공간도 있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프로필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사이버공간에서 생소한 사람과 만나 친구가 되려면 상대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프로필은 검색엔진에서도 노출되기 때문에 비즈니스맨이 자신을 널리 알리는데 활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프로필에 수록한 회사명, 출신학교, 주소, 산업분야에 따라 자동적으로 커뮤니티가 생성된다.

2세대 SNS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페이스북’의 무서운 성장세 때문이다. 1세대 SNS인 마이스페이스는 2005년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5억8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가격이었지만 2세대 SNS의 선두주자인 페이스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2004년 하버드대학생 사이의 SNS로 출발한 페이스북은 순식간에 미국 전역의 대학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고교생, 직장인까지 가담하면서 파죽지세로 성장해 회원이 4천만명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따돌리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 마이스페이스가 단순히 ‘노는’ 공간인 반면 페이스북은 프로필과 커뮤니티 기능, 프라이버시 보호기능을 강화한데다가 지식인층의 참여가 활발해 생산적인 인맥을 구축할 수 있다.
 

'미니홈피'적 성격이 강했던 1세대 싸이월드를 넘어 2세대 싸이월드는 프로필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마당발도 되고 애인도 얻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3~5억 달러를 투자해 페이스북의 지분 5%를 확보하려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페이스북의 현재 가치를 마이스페이스의 인수가보다 20배나 많은 무려 100억 달러로 잡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2세대 SNS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링크나우’(www.linknow.kr)는 직장인과 전문가에 초점을 맞춘 SNS 사이트다. 국내 최초로 친구의 친구의 친구, 즉 3촌까지 찾을 수 있는 강력한 ‘인맥검색엔진’을 도입해 순식간에 방대한 인맥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회원이 프로필을 통해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알리고 필요한 사람을 쉽게 찾아 연결해주기 때문에 게으른 사람도 마당발이 될 수 있다.

‘피플투’(www.people2.co.kr)는 ‘젊은이들의 가치 교환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SNS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특징을 키워드로 입력하고 관심 있는 사람을 검색해 멘토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보드타기’를 키워드로 입력하면 이와 매치되는 사람과 연결해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친밀한 일대일 관계를 통해 천생연분의 애인도 만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베타서비스를 거친 SNS ‘토씨’(tossi)를 오픈할 예정이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e메일에 기반한 SNS를 개발하고 있다. 야후는 지난 9월 차세대 SNS인 ‘매쉬’를 선보이며 국내 진출을 엿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장재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SNS를 이용한 비즈니스 혁신의 가능성’ 보고서에서 “SNS의 1위인 마이스페이스는 전년보다 순방문자수가 78% 늘었고, 2위인 페이스북은 235%나 성장해 미국 인터넷 이용자의 65%, 전세계 인터넷이용자의 60%가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불어 장 연구원은 “최근에는 주식거래, 구직, 대출 같은 분야에서 SNS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서비스가 나타나는 등 SNS가 기업혁신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01사이버공간에서 인맥을 넓히는 방법으로 SNS가 주목받고 있다. 02지난 3월 미국의 경제전문지‘비즈니스위크’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 다양한 방법을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6단계에서 2단계로 좁아진 세상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의 흐름을 보면 야후 같은 1세대 커뮤니티형 포털의 뒤를 이어 구글 같은 2세대 검색형 포털이 등장했다. 몇 년 뒤에는 인맥과 정보를 공유하는 SNS 방식의 3세대 포털이 현재의 야후와 구글 같은 위치에 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을 이용한 SNS는 6명만 건너뛰면 누구와도 연결된다는 이른바 ‘6단계 분리’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60년대 하버드대 사회심리학자인 스탠리 밀그램 교수는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 사는 사람을 임의로 추출해 160통의 편지를 띄웠다. 그 편지를 최종적으로 받아야 할 사람은 보스턴에 사는 한 증권 브로커였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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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보스턴에 사는 증권 브로커에게 전달되어야 할 편지입니다. 이 증권 브로커의 이름을 참조해서 귀하가 알고 계시는 분 중 이 사람에 가장 근접한 사람 한 분을 골라서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지는 보스턴의 그 증권 브로커를 향해 아는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전달됐다. 160통의 편지 중 최종적으로 증권 브로커에게 전달된 편지는 42통이었다. 편지가 몇 사람을 거쳐 도착했는지 조사해봤더니 평균 5.5명이었다. 밀그램 교수는 아무리 넓고 복잡한 세상이라도 대체로 6단계를 거치면 모두 연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6단계 분리이론은 영구불변의 법칙일까. SNS의 등장으로 6명을 거치면 누구나 연결된다는 6단계 분리이론도 곧 폐기될지 모른다.
SNS 사이트에서 회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찾아 1촌으로 연결하고, 이렇게 형성된 온라인 인맥은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실제 친구로 이어진다. 몇 년 뒤에는 회원 한명이 평균 수백명의 인맥을 맺게 될 테니 이 경우 2~3단계 안에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란?

온라인에서 인맥을 맺어주는 서비스로 모르는 사람과 친구가 될 수도, 사업 파트너를 만날 수도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SNS는 6명만 건너뛰면 누구와도 연결된다는 이른바 ‘6단계 분리’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2천만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싸이월드’가 대표적이고, 해외에서는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이 유명하다. 1세대 SNS는 ‘미니홈피’적 네트워크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등장한 2세대 SNS는 믿을만한 프로필과 커뮤니티 기능을 갖춰 생산적 인맥을 맺을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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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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