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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초상 일러스트


21.....

이틀 후 래빗은 네티즌 500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회자를 중심으로 꽃봉오리가 피듯 둥글게 계단을 쌓아올린 토론장이 이색적이었다. 카메라가 잡히지 않는 제일 위 구석 자리에 로즈와 내가 앉았다. 픽병 환자를 극도의 긴장 상태로 몰아넣는 것은 금물이다. 평범한 사람도 카메라 앞에서 낯선 이들과 대화를 나눈다면 긴장하기 마련인데, 픽병 환자가 과도한 스트레스 아래에서 어떤 돌출 언행을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거듭 방송출연을 자제하라고 권했지만 래빗은 정해진 일과를 바꾸지 않았다. 국민과 대화도 못할 만큼 병이 중하다면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안하지 않으세요?”

귓속말로 물었다. 로즈가 미소를 지으며 내 손등을 무척 친한 사이처럼 톡톡 쳤다. “대화와 토론의 귀재가 누구였죠?” 래빗은 열 번이 넘는 대통령 후보 간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매번 상대 후보를 압도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나까지도 래빗의 막힘없는 논리와 날카로운 질문과 놀라운 기억력에 탄복했으니까. 미세한 틈을 파고들어 거대한 태풍을 만들어내는 솜씨는 상대 후보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 래빗은 정기적으로 일년에 두차례씩 방송을 통해 네티즌과의 만남을 가졌다. 국정 운영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가 하향 곡선을 그릴 때면 특별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왕밤골을 비롯한 여러 어려운 문제 때문에 떨어진 대통령의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계획된 자리였다. 대통령이 박수를 받으며 토론장으로 입장했다. 뚜벅뚜벅 내딛는 큰 걸음엔 자신감이 넘쳤다. 픽병에 걸린 흔적은 전혀 없었다. 사회자가 가벼운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풀어나갔다.

“더운 날씨에 격무를 보시느라 힘들진 않으신가요?” “이제 여름은 다 지나갔지요. 18℃를 유지하던 실내온도도 사흘 전부터 자연에 맡기도록 했습니다. 그래 봤자 22℃ 내외가 고작이더군요.” “에어컨을 한 대도 틀지 않고 있다 이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헌데 여긴 제법 덥군요.
26℃ 정도 되려나……. 허나 이건 조명 탓도 있지만 여기 모인 분들의 나라사랑의 열정 때문입니다. 이런 뜨거움은 에어컨으로 식히기엔 너무 아깝지요. 굵은 땀방울을 쏟더라도 오늘 많은 조언을 듣고 또 성심껏 답하려고 합니다. 26℃ 아니라 46℃라도 행복합니다.” 첫 번째 박수가 터져 나왔다.

40대 주부가 교육 문제에 대한 질문을 시작했다. 맞벌이 수입의 절반을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사교육비에 쏟아 붓는다며 따지고 들었다. 래빗은 우선 그녀의 두 아들 이름부터 물었다. 그리고 한 달 용돈을 얼마나 주는지도 덧붙여 질문했다. 그녀는 화를 가라앉히고 남매인 민이랑 철이에게 매달 각각 20만원씩 준다고 또박또박 답했다. 래빗이 말머리를 돌렸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녀야만 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이 크게 망했거든요. 제과점에서 일했는데 한 시간에 겨우 이천 원 벌었습니다. 민이랑 철이가 용돈으로 각각 20만원씩 받는다고 하니, 제가 100시간을 일해야 마련할 수 있던 돈이군요. 제가 고등학교 때도 사교육 열풍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값비싼 학원이나 과외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답니다. 교과서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웠지요. 민이랑 철이가 학원이나 과외를 몇 개나 다닙니까? 꼭 필요한 것만 빼고 나머진 정리해보세요.”

대단한 화술이었다. 물론 래빗이 학원에도 다니지 않고 명문대학에 입학했다고 민이랑 철이도 똑같은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질문이 이어졌다. 래빗은 친근감을 표시하면서 여유를 가졌고 몇몇 유용한 통계를 소개하며 상대방을 설득해나갔다. 그가 내민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아무런 문제없이 순항 중이었다. 사회 문제로 대두된 몇몇 일들은 잠시 배가 방향을 바꾸거나 속력을 높이기 위해 힘을 내느라 요동친 것뿐이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직장인은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노인들 역시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래빗의 원맨쇼를 보고 있노라니 눈 깜짝할 사이에 1시간 20분이 흘렀다. 사회자가 마지막 질문을 하나만 더 받겠다고 했다. 허름한 점퍼 차림의 사내가 손을 들고 일어섰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사진 한 장을 엉거주춤 들어 올렸다. 사진만 따로 확대되어 대통령과 사회자 중간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떴다. 철조망이 얼키설키 쳐진 뒤로 농촌 마을이 있었다. 사내는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지 못한 듯 횡설수설 대기 시작했다.

“대통령님! 이 사진을 봐주세요. 5대째 사는 왕밤골인데, 지금은 철조망이 쳐져서, 이 아래, 그러니까 여기가 제 집인데, 가지도 못하고, 가게 해주세요.” 래빗이 무엇인가 답을 하려다가 고개를 돌려 대형 화면을 봤다. 침묵이 흘렀다. 탁. 로즈가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자료를 떨어뜨렸다.

고개를 숙여 슬쩍 보니 ‘왕밤골 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이 눈에 띄었다. 이미 이 질문을 예상하고 사전 검토를 마친 것이다. 나는 래빗이 또 얼마나 다양한 자료를 인용하면서 이 가여운 농부를 설득할까 상상했다. 국방 예산도 논의될 것이고, 감축된 미군의 숫자도 언급될 것이며, 1950년부터 시작된 3년 전쟁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미군의 숫자까지 나올지도 모른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틀렸다는 것을 선명하게 가르기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다는 듯이.

“어서, 시작해요. 프레지던트!” 로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이 분명했다. 이 짧은 침묵마저 더 멋진 장면을 위해 만든 것이리라. 래빗이 고개를 돌려 다시 농부를 쳐다봤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동 카메라가 재빨리 래빗의 옆을 따랐다. 래빗이 계단을 올라 농부에게 곧장 걸어갔다. 그의 눈에는 벌써 눈물이 하나 가득 고였다. 슬픔에 찬 그의 얼굴이 대형 화면에 비치자, 500명의 국민이 일제히 안타까운 탄성을 자아냈다. 방송을 통해 토론을 시청하는 많은 국민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으리라.

“잊은 거야 몽땅. 어쩌지. 아!” 로즈가 들릴 듯 말듯 가슴을 누르며 일어섰다. 나도 덩달아 일어섰다.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지독한 우울함이 찾아든 것이 아닐까. 깔끔하게 제시할 숫자를 잃고 허둥대다가 병세가 갑자기 악화된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 그렇다면 래빗을 제지해야 한다. 지금 그는 제정신이 아니다. 래빗에게 달려가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었고 또 내가 나설 자리도 아니었다. 당황한 로즈도 방송을 끊지 못하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래빗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윽고 래빗이 농부 앞에 섰다. 그는 농부의 손에서 사진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내려다봤다. 굵은 눈물이 사진 속 철조망 위로 뚝뚝 떨어졌다.

농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이렇듯 가까이에서 본 적도 없거니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대통령의 모습에 할 말을 잊었다. 래빗이 사진을 품에 꼭 안고 무릎을 털썩 꿇었다. 그리고 농부의 발등에 이마를 붙인 채 말했다. “미안합니다. 정말 정말 미안합니다.” 다음 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지지도는 단숨에 10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숫자만 가지고는 미동도 않던 민심이 래빗의 눈물과 사과에 화답한 것이다.

22.....
 

| 이것과 저것 2 | 종이에 펜, 수채색연필, 39.4×27.3cm


래빗과 내가 비로소 대화를 시작했다고 인정되는 작품이 바로 콜라주로 만든 ‘거울’이다. 그가 왕밤골을 ‘이것과 저것’이라는 펜화로 그린 적은 있지만 그때는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집중해서 펜을 놀리는 표정에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콜라주를 택했다. 신문이나 벽지, 털실이나 색종이, 그리고 각종 천을 오리거나 찢어 붙이면서 그림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래빗이 연필로 간단히 밑그림을 잡았다.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그은 대각선을 경계로 소년과 로봇이 마주 보고 섰다. ‘이것과 저것’을 봤을 때부터 나는 래빗이 모든 사물과 사람을 둘로 선명하게 나누고 각각 나름대로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한다고 예감했다. 어디서 그런 삶의 태도가 나왔는지 이제부터 알아볼 순서였고 거울은 가장 어울리는 소재였다.

래빗은 신문지부터 찢어 소년의 바지부터 만들어 입히기 시작했다. 테두리는 가위로 정확히 오려 윤곽을 분명히 밝히고 그 안은 종이가 너덜너덜 흔들리게 붙였다. 청색 물감을 칠하자 제법 찢어진 청바지를 닮았다. 웃옷은 털실로 장식했다. 목 부위는 검은 털실로 감고 가슴에서 배로 내려갈수록 붉은빛이 옅어지게 했다. 머리엔 천을 뭉쳐 터번처럼 둘렀다. 코까지 삐죽 튀어나오게 하니 동화책에서 보던 아라비아 소년 ‘신밧드’ 냄새가 풍겼다. 로봇은 크레파스만을 사용했다. 노란색으로 전체 틀을 잡고 흰색으로 안을 꼼꼼하게 채웠다. 멀리서 보면 노란 윤곽만 보이고 속은 그냥 비워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시선을 끈 것은 로봇의 귀였다. 길게 툭 튀어나온 데다 바깥으로 끝이 살짝 꺾인 모양이 우스꽝스러웠다. 래빗도 그 귀만은 털실을 붙여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전혀 닮지 않았는걸요. 소년의 이국적인 모습이 거울 속 로봇에게서는 없네요. 귀만 빼곤.” “그게 아니오.” 래빗이 짧게 답했다. “그게… 아니라뇨?” “소년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 게 아니라…….” “아, 그럼 로봇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 것인가요?” 엉뚱한 발상이지만 흥미롭긴 하다. 래빗의 표정이 여전히 일그러져 있다. “아니, 아니오. 거울의 모습이 소년과 로봇으로 갈린 게요.” 이해하기 어려웠다. 거울의 모습이 소년과 로봇으로 나눠 비친 것이라고? “그럼 거울이 로봇도 되고 소년도 되는 건가요?” “그렇소. 거울의 감정이 소년과 로봇에게 모두 전달되는 것이라오. 그게 내 작품의 핵심이오.”

픽병 2단계에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어휘의 파편화이다. 자신의 뜻을 표현하거나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동문서답이 잦아진다. 지금 래빗의 답도 그 증상 탓일까. 하여튼 이야기를 더 나눠보기로 했다. “그런데 왜 로봇 귀가 저래요? 수많은 로봇 중에서 저런 귀를 가진 로봇은 본 적이 없어요.”

“나는 거울이고 래빗이니까. 내 모습을 한두가지 정도 지녔다고 탓할 일은 아니오.” “그럼 이 소년에게서도 래빗의 모습이 담겼나요?” “물론 담겼지만 설명하긴 싫소. T도 자기가 그린 그림을 누군가 설명해 달라고 하면 짜증이 나지 않소? 이미 그림 속에 다 말했는데 그걸 또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번거로움 말이오. 더 큰 문제는 그림에서 한 말과 내 설명이 달라진다는 게지.” 다시 래빗은 논리가 분명하고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난 대통령으로 돌아온 듯했다.

“헌데 이 거울은…….” 래빗이 소년과 로봇 사이에 그어놓은 선을 가리켰다. “지금은 나지만 때론 T 당신일 수도 있어요.” “거울이 변신한단 말인가요?” “믿기지 않소? 내일 이 시간에 다시 만납시다. 거울이 곧 당신임을 증명해 보일 테니까.”

23.....
 

| 거울 | 종이에 오일 파스텔과 콜라주, 54.5×39.4cm


영부인 로즈의 발빠른 행보가 시작됐다. 비서실 내에서는 극소수만이 래빗의 병세를 알고 있었다. 로즈는 평소 자신의 정치 개입을 반대하던 대학총장 출신 비서실장을 제치고 정무수석인 김만희 씨와 대소사를 의논했다. ‘마이클’이라는 미국 이름으로 더 유명한 그는 하버드대 유학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최연소라는 딱지가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최연소 신문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최연소 국회의원을 거쳐 30대에 최연소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것이다. 물론 래빗의 공식 업무들은 차질 없이 진행됐지만 틈틈이 작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래빗이 주로 맡았던 과학영재들과의 만남에서부터 신문사 문화부장과의 만찬까지 로즈가 마이클의 보좌를 받아 참석한 것이다. 대통령에게 급한 공무가 생겼다는 핑계를 댔다. 그 시간 래빗은 나에게 미술치료를 받고 있었다. 아침부터 우울함의 연속이었다.

생리통 때문에 아침을 건너뛴 것은 그렇다고 해도, 담당의사인 찰스 리와의 언쟁은 떠올리기조차 싫었다. 찰스는 나와 래빗의 콜라주 작업을 동영상으로 본 후 혀를 쯧쯧 차댔다. “백일이 아니라 한달도 못 견디겠는 걸. 너무 심해.” “뭐가 심하다는 거죠? 아직 모든 게 정상이에요. 정신도 맑고 재료를 활용해 자신을 드러내는 솜씨도 뛰어나죠.” 찰스가 눈을 치뜨며 비웃었다.

“제정신으론 이런 걸 만들진 않습니다. ‘거울’이란 제목을 받고 이렇게 소년과 로봇을 나란히 그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게다가 대통령은 소년이나 로봇이 아닌 자신을 거울이라고 했다면서요? 퇴행하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세상의 모든 걸 담는, 그러니까 세상 만물이 될 수 있는 마법 거울이라도 갖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게 그렇지 않아요. 래빗은 놀라운 착상을 하고 있어요. 지난번 보여드린 집무실도 그렇고 이 콜라주 역시 창의성이 탁월하죠.”

“대통령을 피카소나 고흐쯤으로 높이고 싶은 게요? 아무리 미술치료가 당신 직업이지만 이런 식으로 한 인간을 칭송하는 건 웃기는 일이오. 대통령이든 누구든 치매에 걸린 사람은 모두 환자요. 불치병에 걸린 환자. 예술가가 아니다. 이 말이오.” “뭐라고요, 말 다했어요?”

너무 화를 낸 탓일까. 점심때 먹은 만두국이 위장을 뒤틀리게 했고, 화장실에서는 손을 씻고 나오다가 미끄러져 오른 팔목을 삐었다. 깁스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오른팔 전체가 욱신거렸다. 저녁 식사를 건너뛰고 침대에 엎드려 잠을 잤다. 네 시간 남짓 자고 깨니 팔목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하는 수 없이 찰스에게 응급처치를 받았다. 찰스는 손목을 뜨거운 물로 찜질하며 다시 비꼬았다.

“예술가들은 자학이 취미인가 봅니다.” 래빗과의 약속만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다시 침대 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해도 문제가 생기는 날은 바깥출입을 하지 않고 넘기는 것이 최선이다. 래빗이 한시간 전에 전화를 걸어왔다. “오늘 약속 잊은 건 아니죠?” 하루 만에 약속을 잊을 사람이 어디 있는가. 치매에 걸린 사람은 내가 아니고 래빗이다. 서재까지 가는 길에 비를 맞았다. 별이 여전히 빛나는 밤에 소나기가 쏟아진 것이다. 양손을 포개 머리를 가리고 뛰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무릎에 생채기가 났고 치마엔 흙탕물이 튀었다. 걸음을 돌려 숙소로 돌아갔다. 옷을 갈아입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간 허공에서 새들이 배설한 똥도 맞을 것 같았고 멀쩡한 벽도 나를 향해 무너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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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진행

    최여정
  • 김탁환 교수 · 소설가
  • 진행

    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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