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여러 개인 ‘히드라’ 해파리가 태어났다. 히드라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머리가 여럿인 괴물이다.
독일 하노버수의대 진화발생학자인 번트 쉬에르바터 교수팀은 해파리의 몸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변형시켜 ‘머리’가 12개인 해파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미국 온라인과학저널 ‘공공과학도서관’(PLoS ONE) 8월 1일자에 발표했다.
해파리는 ‘머리’라고 불리는 우산 같은 몸 밑에 다리 같은 촉수가 여러 개 달려 있다. 해파리의 이런 모양을 결정짓는 것은 시녹스(Cnox) 유전자. 연구팀은 여러 개의 시녹스 유전자 가운데 시녹스-3 유전자를 차단해 머리가 2개 달린 해파리를, 시녹스-2 유전자를 차단해 머리가 최고 12개까지 달린 해파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척추동물의 몸을 구성하는 유전자를 변형시킨 실험은 많았지만 해파리처럼 바다에 사는 무척추동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쉬에르바터 교수는 “바다에 사는 무척추동물은 몸 안에 있는 소금기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척추동물보다 더 복잡한 실험 단계를 거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