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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환경학교 '기후캠프'

북극 탐사할 청소년 기후대사 5명 선발

“아~ 더워! 찜질방이 따로 없네!”


바람을 가득 넣은 투명한 비닐 공에 들어간 지 5분이 지났을까. 왕환윤(경기 안성중 3년 ) 군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왕 군은 6월 15일~17일까지 경기도 가평 남이섬에서 열린 ‘기후캠프’에 참가한 청소년 기후대사 후보 40명 중 한명이다.

“여러분은 지금 온실가스 안에 갇혀 있습니다. 바닥에 깔아 놓은 은박지는 지구의 표면인 셈이죠. 뜨겁게 내리 쬐는 태양에너지의 일부는 지구표면에 반사된 뒤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해요. 그런데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이 열을 가둬 지구 온도가 올라가는 거예요.”

환경교육센터 이선효 부장이 설명을 마치자 학생들은 ‘온실가스에 갇힌 지구’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아우성이다. 온도계를 보니 기온이 42℃까지 올랐다. 비닐 공에서 나온 왕 군은 “온실가스의 영향을 직접 체험해보니 지구온난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후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커다란 비닐 공에 들어가 온실효과를 체험하고 있다.


태양열로 달걀프라이를?

극지연구소는 한국과학문화재단, 환경운동연합, KBS와 공동으로 7월 28일~8월 5일까지 북극 니알슨 기지에서 ‘1.5℃ 다운 그린캠프’를 연다. 지난 100년간 지구온난화로 1.5℃ 상승한 우리나라 평균기온을 낮추자는 의미다.

이 캠프에서는 세계 8개국(한국, 중국, 방글라데시, 브라질, 케냐, 프랑스, 일본, 호주)의 청소년 기후대사가 북극 니알슨 기지에 머물며 탐사활동을 벌인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10가지 실천사항을 ‘1.5℃ 다운 프로토콜’(1.5℃ Down Protocol)에 담아 세계 곳곳에 알릴 예정이다.

기후캠프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1.5℃ 다운 그린캠프에 참가할 기후대사 5명을 뽑는 자리다. 하지만 기후캠프에서는 선발을 위한 시험이나 훈련이 따로 없다. 환경과 에너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 뒤 그 내용을 이해하고 다른 후보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 된다. 그러면 심사위원이 후보의 표현능력과 협동심, 그리고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등을 평가한다.

‘온실효과 체험’프로그램에 이어 태양열 조리기로 달걀프라이를 요리하는 프로그램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태양열조리기는 원반모양으로 생긴 집열판으로 태양빛을 모아 조리기를 데워 음식을 익힌다. 학생들 모두 처음 보는 태양열 조리기라 그런지 궁금한 점이 많다.

“정말 달걀이 익을까? 뜨거워지기는 하겠지만 가스레인지만큼 금방 익지는 않을 거야.”

태양열조리기를 둘러싸고 모인 학생들이 웅성웅성 의견을 주고받았다. 달걀이 정말 익을지 내기라도 할 참에 환경운동연합 안준관 부장이 ‘탁’하고 달걀을 깨 프라이팬에 올리며 설명을 시작했다.

“전기시설이 부족하지만 태양빛이 강한 인도에서는 지름이 6m인 태양열조리기 100개를 연결해 공장이나 명상센터에서 1만 명분 요리를 한다고 해요. 아프리카에서 사용하는 6인용 태양열조리기 1대로는 한 해 동안 약 5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답니다.” 학생들이 안 부장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사이 프라이팬 위에 있던 달걀이 어느새 익었다.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로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돌아가서 태양에너지에 대해 더 공부해 볼래요.” 태양열로 요리한 달걀프라이를 맛본 최한슬(경기 별내중 3년) 양의 소감이다.
 

정말 달걀이 익을까? 태양열조리기로 달걀프라이를 하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지구지킴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주제로 연극을 준비하는 학생들.


2박 3일 동안 선발과정을 겸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마친 학생 모두는 어느새 5명에 뽑히기 위해 물리쳐야할 경쟁자가 아니라 지구온난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동료가 됐다.

“청소년 기후대사로 뽑히지 않아도 좋아요. 저는 이미 ‘지구지킴이’가 됐거든요.” 캠프를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박소현(서울 대곡초 6년) 양이 의젓하게 대답했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극지연구소 이지영 연구원은 “기후캠프는 청소년 기후대사를 선발하는 일보다 학생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며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6월 19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blog.naver.com/ngreencamp)에 청소년 기후대사 5명을 발표했다. 김지선(경기 의정부서초 6년) 양, 곽민지(경기 청심국제중 1) 양, 이동근(대구 능인중 2년) 군, 정현규(제주 서귀포중 2년) 군, 강임석(부산 한국과학영재고 1)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청소년 기후대사 중 맏형인 강 군은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구를 위해 뭔가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세계 청소년 기후대사들과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 5명은 7월 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청소년 기후대사 발대식을 가진 뒤, 북극 니알슨 기지에서 열릴 1.5℃ 다운 그린캠프에 참가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다. 또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1.5℃ 다운 캠페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기후 캠프’는 북극에서 펼쳐질 ‘1.5℃ 다운 그린캠프’에 참가할 청소년 기후대사 5명을 뽑는 자리였지만, 캠프가 끝난 뒤 모두가‘지구지킴이’가 됐다.
 

기후변화 UCC 공모전

환경운동연합은 기후캠프에 참가할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지난 5월 17일~6월 6일까지 UCC 공모전을 열었다. 기후변화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이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생활의 지혜를 동영상과 사진, 그림, 에세이로 표현한 300여 편의 응모작 중 40작품을 뽑았다.

공모전 심사를 맡은 환경운동연합 이상훈 처장은“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UCC를 통해 청소년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다”며“청소년들의 훌륭한 UCC 작품을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홍보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CC 공모전 우수작

1. 지구촌 환경뉴스 - 이수진, 안여은(인천 서운중 3년)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살기 힘들어진 지구를 떠나 외계 행성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 하지만 외계 행성에 사는 외계인들은 지구인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안여은 기자가 나섰다.

2.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방법- 최인영(경기 안화초 6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 속 작은 습관을 바꾸는 일부터! 최 양은 한 달 전 시작한 지구를 살리는 7가지 생활 습관을 실천하고 있다. 최 양은이습관을‘아름다운 불편’이라고 부른다. 이를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표현했다.

3. 지구가 아프데요- 강민우(인천 계산초 6년)
열병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무엇보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일이 먼저! 강 군이 플래시 무비로 제작한 환경퀴즈 15문제를 풀어보고 자신의 환경 지식을 점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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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안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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