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사람의 색 구별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MIT 조나단 위나버 박사팀은 어두운 파란색과 밝은 파란색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있는 러시아어를 쓰는 사람이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보다 채도(색의 선명한 정도)가 다른 파란색을 더 잘 구별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5월 8일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보스턴 지역에 사는 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채도가 다른 파란색을 구별하도록 했다. 총 20가지 파란색 가운데 3가지 색을 삼각형 형태로 배열해 하단의 파란색 가운데 상단에 있는 파란색과 같은 채도의 파란색을 맞추는 방식이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25명은 러시아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지만 나머지 25명은 러시아어를 몰랐다. 3가지 색이 모두 채도가 같은 경우와 아래에 있는 2가지 색의 채도가 서로 다른 경우를 나눠서 실험한 결과 서로 다른 채도를 가진 2가지 색이 제시됐을 때 러시아어를 아는 사람들은 색이 다른 하나를 찾아내는 속도가 3가지 색이 모두 같은 경우보다 10% 정도 더 빨랐다. 또 채도가 서로 비슷할수록 더 잘 찾아냈다. 반면 나머지 참가자들은 채도와는 관계없이 두 실험 모두 비슷한 속도로 수행했다.
위나버 박사는 “러시아어에는 어두운 파란색과 밝은 파란색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각각 있다”며 “이런 명사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채도가 다른 여러 가지 파란색을 인식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